아버지를 기억해 - 곁에 있어줘서 고마운 당신에게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시원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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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40. 아버지를 기억해 / 기시미 이치로 / 2022 / [분야] 외국 에세이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의 대가이자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의 책이다.

그가 중년의 나이에 기억상실증에 걸려 조금씩 조금씩 시들어가는 노년의 아버지를 돌보며 쓴 에세이집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버지를 돌보면서, 느꼈던 감정들과 들었던 생각들, 그리고 통찰들을
굉장히 솔직하게 담담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저자는 알츠 하이머 진단을 받은 아버지를 돌보고, 간병하는 일이 본인에게 결코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아버지를 돌보면서, 지칠 때도 많았고, 짜증과 피곤함을 느낄 때도 있었다고 솔직히 말한다.

아무리 가족이고, 부모라 할지라도 기억을 잃고, 혼자서는 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노년의 부모를
하루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여서 돌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가족이라고 해서 돌봄의 행위가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님을 인정하라고 말 하는 것이다.

저자는 아버지를 돌보면서, 크게 두 가지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하나는 불안감이고, 다른 하나는 죄책감이다. 저자는 아버지를 돌보기 2년 전,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회복의 과정을 지나서 이제 막 다시 사회로 복귀하려던 과정 중에 있었다. 그러다가 아버지 마저, 기억상실증에 걸려 혼자서는 생활이 불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홀로 생활이 불가능한 나약해진 아버지를 언제까지 돌봐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자식으로서 아버지를 돌본다는 것을 힘겨워하고, 피곤해 하는 자기 자신을 보면서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과 환경의 제약을 받고,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제한되고, 유한한 인간으로서, 그러한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오히려, 죄책감이 아버지를 돌보는데, 오히려 더 독이 되었다고 말한다.

아직, 나의 부모님은 나이도 60대 이시고, 두 분 모두 정정하시고, 건강하신 편이시기 때문에, 치매에 걸린 부모를 돌본다는 일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에서 기술된 저자의 고백이 피부로 막 와 닿거나, 공감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장차 나의 부모님도 이치로의 아버지와 같은 치매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하면서 이 글을 읽었다.

저자가 기억 상실증에 걸리는 아버지를 돌보면서,
많이 힘들고 괴로웠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마음을 돌보고 점검 했기 때문에, 이 힘겨운 시간들을 버티고 이겨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책은 자신의 부모가 치매로 고통을 받고 있거나, 노년의 부모님을 돌보고 있거나, 노년의 부모님을 떠난 보낸 경험이 있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분들이 이 책을 읽다보면, 많이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 부터, 책을 증정받아서 읽고,
주관적인 관점으로 쓴 서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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