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 내 안의 힘을 발견하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24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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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박찬국. 21세기 북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 학생들은 과연 어떤 강의를 들을까? 만약 서울대 교수님들의 강의를 청강할 수 있다면, 누구의 강의를 들어보고 싶은가?

이 책은 “서가명강” 시리즈 이다. “서가명강” 은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줄임말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서울대 철학과 교수님이신 박찬국 교수님의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에리히 프롬의 생애와 사상을 살펴보게 된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 Art of Loving> 이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책을 통해, 사랑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관점에 큰 변화를 경험했었기에, ‘에리히 프롬’ 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번 책은 그러한 나의 바램을 충족 시켜준 책이었다. 우선 에리히 프롬의 부모가 그리 건강한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 정신과 의사로서, 철학자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자유로 부터의 도피>, <소유냐 존재냐>, <사랑의 기술> 등과 같은 주옥같은 책을 쓴 장본인이기 때문에, 에리히 프롬이 당연히 금수저 집안 출신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그의 아버지는 편집증적으로 외동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걱정하고, 참견하였고, 그의 어머니는 오랜시간 동안 우울증에 시달리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간주하며 그가 독립하고, 성장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부모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고, 그로 인해 프롬은 어린시절 부터 부모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맡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집을 빨리 나오고 싶어했다.

한마디로, 프롬의 가정은 전형적인 역기능 가정이었다. 나는 프롬의 가정 배경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많이 놀랐고,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위안을 받았다. 에리히 프롬이 정신과 의사가 된 데에는 자기 그 누구보다 먼저 자신을 치유하고, 회복하려는 동기가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프롬의 전기를 쓴 저자는 그를 평가할 때, 자기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고 썼다. 에리히 프롬 역시 헨리 나우웬이 말했던 상처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였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프롬이 어떠한 배경에서 성장했는지, 그리고 누구의 영향을 받아서 그의 사상과 철학을 세워나갔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프롬이 주장했던 내용 중에 소유에 집착하는 삶이 아니라, 존재를 지향하는 삶에 대히서 말햐 부분도 좋았다. 더 나아가서 인간은 인간 관계, 사랑, 관심 속에서 성숙한 인간으로 자라갈 수 있다고 설명해 준 부분도 좋았다. 진정한 사랑 만이 인간의 실존적인 불안에서 구원해 줄 수 있다고 프롬은 주장했다.

아래는 이 책의 내용 중 밑줄 친 부분, 좋았던 부분 중 일부분이다.

1.
‘현재의 내가 이런 것은 내 어머니가 나를 잘못 길렀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부모나 외부의 영향에 압도 당하지 않기 위해 자신은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왜 내가 현재의 내가 되었는가가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것이며, 어떻게 다른 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 그리고 자기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것이다.
p.57

2.
만일 우리가 상대방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상뎌방이 갑자기 황홀한 존재로 보이거나 상대방이 갑자기 실망스러운 존재로 전락하는 일은 결코 없다.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둘 사이의 장벽을 극복하는 기적이 매일 새롭게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자신과 전혀 갈등을 빚지 않을 이른바 운명적인 상대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항상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서로에 대한 신뢰와 원숙한 인격으로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p.67

3.
남녀 사이의 사랑은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연마하고 훈련해야 하는 기술인 것이다.
p.68

4.
남녀 사이의 진정한 사랑은 본질적으로 능동적인 의지의 행위, 곧 나의 생명을 다른 한 사람의 생명에 완전히 내 맡기는 결단의 행위다.
p.69


이 책을 에리히 프롬의 입문서로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생애와 철학, 그리고 그 철학에 대한 한계점과 공헌한 점을 배울 수 있다. 프롬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제 프롬의 저작인 <자유로 부터의 도피>, <소유냐 존재냐>, <사랑의 기술>을 하나씩 독파하고 소화해 봐야겠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책을 증정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 입니다.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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