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공부 - 우리가 평생 풀지 못한 마음의 숙제 EBS CLASS ⓔ
최광현 지음 / EBS 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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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이혼율이 전세계 3위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가정이 아프다. 문제 없는 가정이 없다. 크기와 종류의 차이만 있을 뿐, 가정 안에 문제와 결핍이 하나씩은 모두 있다. 불완전한 두 사람이 만나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기 때문에 갈등과 문제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그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을 가족치료 전문가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예방할 수 있다.



<가족 공부>는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최광현 교수님은 한세대 상담대학원 교수이자, 30년 넘게 가족치료를 해오신 가족치료 전문가이시다. 최교수님은 EBS강좌, KBS 아침마당에 출연 하셔서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명강의를 해주셨고, <가족의 두 얼굴> <가족의 발견>의 저서를 통해서 위기에 빠진 부부와 가정에게 적절한 상담 가이드를 해주신 귀한 분이다.


필자는 대학생시절에 감사하게도, 이 책의 저자인 최광현 교수님의 "가족 치료 수업"을 강의실에서 직접 들을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상담이론에 문외한이었던 그 때 그 시절에 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의를 흥미진진하게 들으면서, 가족 치료와 상담의 세계에 대해서 눈을 떠가기 시작했다.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이후에 상담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에 대학원에서 상담을 공부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된 최광현 교수님의 신간 <가족 공부 : > 은 마치 강의실에서 "가족 치료" 강의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상담이론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이 잘 되어 있는 책이다. 30년 가족치료 전문가로 상담해 오신 분 답게, 이 책에는 다양한 상담 사례들이 등장한다. 그 사례들을 기반으로 프로이드, 융, 에리히 프롬, 보웬 등 심리학 대가들의 이론을 접목시켜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세워 나갈 수 있는 지혜와 방법을 안내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위안이 되었던 내용 중 하나는 저자의 진심어린 고백이었다. 최교수님은 20대 시절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렇게 고백한 적이 있다고 한다. '아버지처럼 살기 싫어요!' 지금은 아픔과 상처가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상담하는 가족치료전문가로 살고 계신 교수님에게도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있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 큰 위로가 되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또한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있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친밀하고 다정한 분이시기는 보다는 '가까이 하기에는 먼 당신' 으로 느껴졌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최교수님에게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들 중 많은 경우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갈등으로 인해, 상담을 받게 된다고 한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그와 관련하여 두 가지 논지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하나는 자녀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가해자'인 아버지도, 어린시절에는 자신의 부모에게 상처를 받은'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상처와 아픔은 이전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계속해서 되물림 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에게 상처와 아픔을 준 아버지를 용서하기 위해서는 주관적인 입장에서 그 분을 아버지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그 분을 한 사람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상처와 아픔의 세대전수와 되물림을 막기 위해서는, 자신이 부모로 부터 받은 상처와 아픔을 직면하고, 다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에, 건강한 가정을 세워나가는 그 출발점은 자신의 과거의 아픔을 직면하며, 자기를 용서하고, 자기 자신과 화해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자신 또한 자녀세대에게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사회적, 역사적인 배경에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그리고 고속 성장기를 지나와야 했던 대한민국의 아버지들은 거친 세상과 힘겨운 시대를 살아내기 위해, 엄청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고, 그것을 건강한 방식으로 해소하고 푸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을 가정에 와서 터뜨리거나, 늦은 시간까지 술에 의존하거나 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가정과 자녀에게 상처와 아픔을 준 것을 합리화할 수는 없겠지만, 이 시대의 아버지들의 모습을 사회적, 역사적인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던져준 점이 좋았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눈에 더욱 들어왔던 내용 중 하나는 '남편과 아버지의 역할의 중요성'에 관한 부분이다. 아무리 아내가 '좋은 어머니'로서 자녀와 관계를 맺더라도, 자녀에게는 아버지가 채워줄 수 있는 2%의 몫이 남아있다고 한다. 가령, 아들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남성으로서 어떻게 성장해야 하고, 어떻게 자라가야 하는지 역할 모델을 할 수 있고, 놀이와 문화를 함께 할 수 있고, 자신의 경험담을 자녀에게 들려주면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은 자녀는 대인관계와 사회성에도 뛰어난 자녀로 자라간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밑줄을 긋고,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또한, 부부관계에 있어서도 남편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남편과의 관계에서 사랑과 애정을 느끼지 못하고,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끼는 아내는 남편에게서 눈을 돌리고, 자녀와 밀착 관계를 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로인해, 남편은 가정 안에서 외로운 외톨이가 되고, 아내와 자녀들끼리 똘똘 뭉치는 관계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이 아내를 존중하고, 진정한 사랑과 애정을 줄 때, 이러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약간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주었다. 결국, '좋은 아내는 좋은 남편을 둔 사람' 이라고 한다. (p. 55) 이 내용을 읽으면서, 결혼을 앞두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하고, 기도하게 되었다.


이런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분들...

-가족치료나 상담을 공부하시는 분들...

-자신의 마음과 관계를 돌아보고 싶은 분들...


이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책을 증정받아 작성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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