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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 코로나19로 남극해 고립된 알바트로스 호 탈출기
김태훈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1월
평점 :
"지금 이 시간부로 즉각 남극 탐험을 중지합니다." 우리는 이 배의 입항이 예정되어 있는 아르헨티나 국경을 봉쇄하기 전까지 최대한 빨리 되돌아가야 합니다. 최대한 서둘러 입항이 예정된 도시 푸에르토 마드린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배는 바다에 멈추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배는 움직이지 않았다. 우리에게 오는 사람도, 우리를 받아주는 곳도 없었다. 배는 그저,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었다.
"우린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의 작가는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무선통신 연구원, 프로그래머, IT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으며 지구별의 아름다움을 느끼려 카메라를 메고 세계를 여행 중이다.
아르헨티나에 이르러 남극행 티켓을 운이 좋게 구할 수 있었고, 파타고니아에서 멋진 여름을 보내고 남극행 크루즈에 탑승할 수 있었다.
"울부짓는 남위 40도, 사나운 50도, 절규하는 60도"라고 불리우는 드레이크 해협을 건너 남극 대륙에 도착하였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수차례 예찬하는걸 볼 수 있었다.
해당 장소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해야하나? 여행을 가면 평소에는 꿈꾸지도 못할 자신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소 리스크가 있는 도전을 과감하게 하는걸 볼 수 있다. "폴라플런지"라고 남극의 극한의 날씨에 수영복 차림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남극의 바닷물을 몸으로 느끼는 액티비티를 하는데 작가도 그때의 경험을 생생하게 책 속에 담아내고 있었다. 동시에 2017년 체코에 여행을 갔을 때, 스카이 다이빙에 도전한 기억이 떠올랐다. 경비행기에 올라 하늘에서 뛰어내릴 때의 아찔함 그리고 안전하게 내려와서 느끼는 행복함. 가끔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그런 경험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나이가 먹을수록 그런 경험들을 하기 어렵다고 해야 하나? 잘 시도하지 않게 되는 것 같기도하다.
작가는 책 중반에 남극을 탐험한 많은 탐험가들의 이야기와 남극권에서 벌어진 전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남극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로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으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Part2에서는 처음에 언급한 문장들과 연관된 상황들이 벌어지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여행 일정이 취소되었다. 재빨리 내륙으로 입항하여 안전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데 많은 국가들이 셧다운을 내세우며, 국가간 이동을 철저하게 막고 있는 상황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다행히도 이들을 받아 주는 국가의인도적 지원과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작가는 무사히 대한민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보통 여행 에세이는 작가가 여행을 떠나게 된 동기를 드러내고(일반적으로 메너리즘을 벗어나기 위한 목적! 주로 퇴사하고! 가 많았던 것 같다) 여행 중에 느낀 사실과 경험을 자신의 틀로 재해석하여 자유롭게 서술하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염원을 제시하는 해피 앤딩 스토리가 기승전결이다. 이 책은 특수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긴박함과 작가의 감정선이 흥미진진하게 서술되어있어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
작가도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필자도 2020년 초에 남미에 여행을 갔었고 다행히 큰 일은 없었지만 조금만 늦었더라면 작가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지도 몰랐겠다는 생각을 수차례하게 되었다. 그 때 당시에도 여행 말기(2020년 2월 초순)에는 많은 남미 여행객들이 내 옆에 앉을 때면 코나 입을 가리는 행위를 하는걸 볼 수 있었다. 남미 대륙사람들은 동양인들을 보면 대부분 중국인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매체가 사람들의 인식이 미치는 영향력이 이렇게 크다는 걸 볼때면 편협하고 왜곡된 정보 즉, 개인의 사익과 주관성이 강한 "혹세무민" 행위를 일삼는 자들은 꼭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이 되길 바라지만 가끔은 이것 또한 우리의 방임이자 시민의식의 평균치가 이상에 미치지 못한 탓이려니 하면서 그저 의인인척 하는 은둔현생시민이 되어가는 것 같다.
서평이 다른 곳으로 새어나가기 전에!
단편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남극은 언젠간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인간의 삶이 유한하고 빠르게 때문에 하고 싶은 것들은 생각 났을 때 바로바로 실천해보고 싶지만, 삶의 쇠사슬이 아직은 날 놓아주지 않으니 어찌하리~?
그래도 미래의 희망과 염원을 가슴 속에 품으며, "김태훈 작가의 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시길 꼭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