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 개정판 한창훈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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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에 대한 해밝은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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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파 - 조선의 마지막 소리
김해숙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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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물의 역사란 무엇인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한 인간의 긴 여정은 충분히 감탄할 만하다. 예나 지금이나 하층민이 올라갈 수 있는 위치는 한계가 있다. 그나마 지금은 자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 부와 권력을 쌓을 수 있지만 1800년 중기부터 1900년 초, 아직 근대화가 무르익지 않은 시기에는 계급의 상승이 어려웠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여자는 소리를 할 수 없었던 조선 후기, 금기를 깬 최초의 명창 진채선 이후 두 번째로 명창의 반열에 오른 여성 소리꾼, 허금파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연희극장 협률사에 발탁되어 <춘향전>월매로 이름을 떨친 금파는 이십 대에 기녀였고 삼십이 훌쩍 넘어서야 소리꾼이 된 독특한 인물이다. 그런 그는 후일 기록조차 남기지 않고 무대 최고의 자리에서 사라진다. 판소리 단가 <도리화가>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진채선이후의 여성 소리꾼인 까닭에 실력을 논하기 전부터 진채선이라는 최초의 영예에 비교될 수밖에 없었던 금파였다. 그럼에도 남성 중심 소리판의 냉대에 굴하지 않고 오직 소리로 무대를 장악한 그였다.

 

나는 나요. 누구의 뒤를 밟지 않고 오롯이 나로 남을 거요

 

주인공의 이 말은 그의 내재된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낸다. 자존심이 강하고 다른 사람들의 평판에 좌지우지 않는 주관이 뚜렷하고 강직한 그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다.

 

고종 황제의 즉위 40주년 기념식이 예정됐던 1902년 전후를 배경으로, 소설은 소리의 고장 고창과 수도 한성을 넘나들며 문화적 과도기가 만들어 내는 갈등과 혼란을 놓치지 않는다. 개화기를 지나 신식 연극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판소리 역시 창극 무대로 변모했지만, 극중 창자가 남자여야 함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것은 여자 배역에도 마찬가지였다. 남녀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질타를 받는 때였다. 치마저고리를 입은 남자 소리꾼이 춘향을 연기하던 시기에 여자 소리꾼으로서 당당히 창극 무대에 올라 관중을 사로잡은 이가 바로 금파였다.

 

금파는 밑바닥에서부터 자신의 삶을 연단하여 시대의 타오르는 불꽃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이었다. 소리의 영과 혼을 곡조에 아로새기며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닦아 나가는 과정은 비단 소설 속 금파만의 일이 아니다. 작금의 우리들의 삶도 이와 비슷하다. 역경은 한 사람을 올바르게 이끈다. 물론 좌절해서 재기에 실패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비난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긴 시간으로 보면 출렁이는 파도는 수없이 존재한다. 그 파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고 역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그 상황에 대처하는 신념과 용기가 필요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꺾을지언정 흔들리지 않는 강골의 성품과 재능의 여인 금파의 행적을 소설로 되짚어가는 여정은 백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금파는 자신의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려는 이들의 앞날에 환한 등불을 비춰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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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설런스 - 인간의 탁월함을 결정하는 9가지 능력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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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사막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살기 위해 모든 방법을 찾아 돌아온 길을 되찾거나, 태양이 쨍쨍 쬐는 사막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이 질문부터 시작하는 것은 이 책의 주제와도 그 맥락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사막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지만, 우선 인간의 인지능력은 고착화되어 있어서 무턱대고 돌아온 발자취를 되돌아가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그리 만만치 않다. 강한 바람이 불어 발자취의 흔적을 없앤다면, 우리는 아마 당황하며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 미처 생각지도 못한 생각들이 섬광처럼 머리에 스쳐 지나갈 것이다. 우리는 그걸 휘어잡아야 한다. 사막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열쇠일 수도 있으니까. 그때 탁월함이라는 역량이 발휘될 것이다.

 

탁월함이란 대체 무엇인가? 탁월함은 주어진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능력이자 인간만이 가진 고민하고 성찰하는 힘의 결정체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길을 잃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길이 없어져 많은 사람들을 당황케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하나씩 새로운 길을 강구하며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정해진 길이 아니 생소한 길을 말이다. 우리 안에 있는 잠재력을 일깨우면서 다양한 변수를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위기도 능숙하게 돌파하고, 변화에 알맞게 적응하는 엘리트들의 9가지 탁월함의 핵심을 한 권의 책으로 집약해냈다. 9가지 능력은 바로 열린 마음, 자기 성찰, 공감, 의지, 리더십, 평정심, 민첩성, 웰빙, 공명이다. 탁월함을 갖추려면 생각보다 미묘하고 복잡한 코드를 내면화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만났다면 그 복잡하고 다양한 방식을 흡수할 결심만 하면 된다. 변수는 모두의 인생에 불가피한 요소이며 특히 지금 시대는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매번 새로운 방식을 배우는 것보다는 어떤 장애물에도 끄떡없는 방패 같은 자질이 필요한 시점이다. ‘엑설런스는 당신의 좌절과 불안, 두려움을 줄일 수 있는 강인함을 선사해 세상에 더 당당히 맞서게 만들 것이다.

 

메타버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세상을 바꾸는 혁신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흔히 과학기술의 발전을 떠올리겠지만, 저자에 따르면 혁신을 성공시키는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 실제 혁신의 원천은 인간의 기발한 아이디어, 상상력, 고민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우리의 상상력을 깨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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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읽는 시간
이유진 지음 / 오티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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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왜일까?


장인어른이 암에 걸렸다. 벌써 세 번째다. 수술을 두 번이나 한 전력이 있고 마지막 암이 걸렸을 땐 연세가 많은 나이라 손을 댈 수가 없는 상태였다. 장녀인 아내는 장인어른의 병수발을 자처하고 나섰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로서는 그런 아내가 안쓰럽기 그지없다. 장인어른은 아직 자신의 병이 어느 단계인지 적확하게 알지 못한다. 만약 4기 암이라는 것을 장인어른이 알게 되면 자포자기 할까봐 아내는 노심초사다. 하지만 지금은 발병한지 벌써 9개월이 지났기에 장인어른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눈치가 역력하다. 하지만 아직도 3기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 이 상태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뭐라 해야 할지, 말 할 수 없는 묵직한 무언가가 명치끝까지 올라왔다. 어제도 장인어른 혼자 시골에서 올라오셨다. 살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다는 아내의 말이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인간의 본성은 죽음을 이길 만큼 강하다는 말인가.


죽음이란 과연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생과 사는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아니 없다. 아직 겪어보지 못했기에 더욱더 그런 것 같다. 알고도 반복해서 실수하는 인간으로서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어찌 알 수 있으랴. 오십이라는 고개를 지나면서 이젠 부모들의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삶 자체가 고통이다, 라는 말이 있다. 흔한 말이기도 하지만 이것을 달리 표현한다면, 고통을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 말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나, 왠지 모르게 죽음으로써 삶의 고통이 없어진다는 말엔 알 수 없는 저항감이 생긴다. 우린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장인어른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죽음보다는 살고자 하는 힘이 더 센 것 같다.


한국인 최초 미국의 호스피스 정신과 전문의로 13년간 활동해오며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해온 저자는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돕고자 첫 책 『죽음을 읽는 시간』을 출간했다. 그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을 덜어주려는 도움이라고 말한다. 완치되지 못할 병으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집으로 돌려보내진 사람들은 삶의 의욕을 잃기 쉽다. 이런 극명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자살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할 계획을 품고 있거나, 삶이 자신의 통제권 밖에 있어서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살아야 하나?’라는 의문을 마음속에 품을 정도로 삶의 질이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언제든 죽음을 맞이해야만 하는 운명이다. 지금 당장은 건강하고 젊을지라도 한번쯤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 질문은 곧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로 이어지며 지금 이 순간의 삶을 만끽할 수 있게 만든다. 저자는 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환자들은 죽음 앞에 놓여 있다. 그들을 통해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한지, 무엇을 후회하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남은 생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지, 남은 이들을 위해 어떤 말들을 남겨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후회 없는 현재를 축제처럼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간접경험이라는 말이 있다. 만약 죽음을 경험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막대한 돈을 들여서라도 그 낯선 경험에 투자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미국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의가 된 최초의 한국인 정신과 의사의 말을 들어보는 것도 괜찮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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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의 시대 - 미래의 부와 기회를 선점하는 7대 메가트렌드
이시한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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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부터 먼저 알아보자. 메타버스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bus)의 합성어이다. 메타는 초월을 뜻하고 유니버스는 우주, 특정한 유형의 경험 세계를 뜻한다. 즉, 여러 개의 경험세계를 초월한다는 뜻이 된다. 현실도 하나의 유니버스이고 가상세계도 하나의 유니버스라고 치면, 메타버스는 이를 초월해 전부 아우르는 상위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보기 전에 메트릭스 영화를 우연찮게 봤는데, 여기서도 가상세계와 현실을 오가는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해하고 있는― 좀 특이한 장면이 나온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볼 때가 있다, 현실이 꿈이고, 꿈이 현실이었으면 하는 생각 말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이와 같은 여러 개의 유니버스를 초월한 세계를 메타버스라고 보면 된다. 그렇게 되면 현실세계에 있다가 가상현실1, 가상현실2, 가상현실N의 세계로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고, 이 세상에 없는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이르게 된다. 지금 영화 속 얘기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건 꿈이 아니다.


메타버스 단어 자체는 신조어이다. 그건, 분명 그렇다. 하지만 이 책은 메타버스가 대중의 일상은 물론, 연결과 소통 방식 등에서 필연적이고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방위 ‘혁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나아가 메타버스가 불러올 미래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개인의 삶, 일, 관계 등 인문적 관심에서 살펴보면서 기술적 전망이나 투자 가치보다 근본적인 의미를 짚어냄으로써 개인과 사회가 메타버스 시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비해야 할지에 관한 통찰을 전하고자 한다. 메타버스에서의 사업 기회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인간이 지구라는 물리적 공간을 극복하는 역사적 진보의 순간이기 때문에, 대항해시대에 못지않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것도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말이다. 저자는 대항해시대에 상응할 만한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점에서 현시점을 ‘메타버스의 시대’라 명명한다.


저자는 메타버스를 결정짓는 7대 메가트렌드로 멀티 아바타 Multi-Avatar, 확장 경제 Extended Economy, 쌍방향 Two-way interaction, 익명성 Anonymity, 플레이 미션 Play mission, 유사현실 In similar life, 동시성 At the same time을 선정한다. 이 단어들의 앞 글자를 따면 ‘메타피아 Metapia’와 같다. 이는 메타버스와 유토피아를 합성한 말로, 메타버스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 즉 개인의 취향과 욕망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이상향을 제시함으로써 사용자들을 확보하려는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아울러 이 책은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위한 11가지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우선 메타버스의 핵심인 아바타를 위한 다양한 아이템은 그 자체로 생산과 판매, 소비의 대상이다. 메타버스의 다양한 공간 역시 판매나 임대, 광고 등을 통해 중요한 수익모델로 활용된다. 또한 기존 금융권에 대한 가상화폐의 도전이 계속되면서 안전성과 희소성을 동시에 갖춘 암호화폐인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부상하고 있다.


기술과 인간의 결합.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메타버스라면 메타피아, 아니 우리가 바라는 유토피아는 지척에 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세계가 코앞에 있다면, 영화 같은 세계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말이다. 이 책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어 패러다임을 확장해나갈 메타버스에 지금 당장 주목해야 할 이유를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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