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질문 - 내 안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서
다큐멘터리 〈Noble Asks〉 제작팀 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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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남한테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다. 그래야 자유와 평화를 얻는다.

 

살면서 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걱정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게 왜 이리 힘든지. 현재를 비롯한 불투명한 미래를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프다. 한숨은 몸에 착 둘러붙은 채 떨어질 줄 모르고 피안의 공포에 사로잡혀 끝도 없는 망망대해에 나 혼자 둥둥 떠 있는 기분이 든다. 과거는 그렇다 치더라도 현재는, 아니 미래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다. 생각자체도 하기 싫은 날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닥쳐올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정신을 온통 쏟다보면 나는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것이 과연 뭘까,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아무리 생각을 골똘히 해봐도 좀체 나아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지낼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지금은 자포자기한 상태로 될 때로 되라지, 하는 마음이 지배적이다.

 

내 삶에 벌어지는 모든 일을 이제야 두려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위에 말은 내게 크게 와 닿았다. 큰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책을 펼쳐들었다. 마음의 안정이 차츰 되면서 편안해지자, 문제는 타인에게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말이 정말 큰 깨달음을 주었다. 살면서 두려움과 고통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우리는 죽을 때까지 이 질문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숨을 쉬는 동안 이해타산에 의해 잔머리는 휘몰아치며 지혜를 발휘해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처님 손바닥이고 오리려 그 결과로 낭패를 보지 않으면 다행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대체 자신이 무엇 때문에 힘든지 진짜 원인을 알아채는 것, 거기서부터 깨달음은 시작한다, 라고 말한다. 원래 문제해결은 간단한 데 있다. 복잡하게 생각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다. 이것도 잔머리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그냥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을. 목이 마르면 물을 먹으면 된다.

 

우리 삶의 가장 큰 고통은 나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 육체적 고통은 누구도 피할 수 없지만, 문제는 육체적 고통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가 그 고통에 집착해 또 다른 고통을 계속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나와 세계의 본질을 명료하게 바라보지 못할 때 비롯되는 집착과 번뇌는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이 되어 나에게로 돌아온다. 이런 고통의 연쇄에서 벗어나려면 나와 이 세상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이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심오한 듯 보이지만 사실 어렵지 않다.

 

내 감정을 다스리고 내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법으로 이 책은 참선명상을 추천한다. 매일 내 몸과 마음을 살피는 일, 먹고 자고 생활하며 내 일상을 가꾸는 일, 순간순간 어떤 태도로 살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과 깨달음들이다. 우리는 늘 특별하고 색다른 곳에서 지혜를 구하지만, 결국 돌아가야 할 곳은 바로 일상이다. 수천 년을 이어온 인생의 지혜는 지금 내가 발 딛고 선 이 자리에서의 변화를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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