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구둣방 -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
아지오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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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존재 이유. 이건 대명제다. 누구든 창업을 하게 되면 이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든, 큰 기업을 경영하든.

자본주의의 목적은 생산성을 늘리는데 있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생산을 멈추지 않는 게 지상목표가 된 현대사회는, 생산성 증대라면 사람을 기계화시켜서라도 불구덩이 속으로 서슴지 않고 뛰어든다. 그럼 사람을 중시 여기는 인본주의 경영을 하는 기업은 생산성과는 멀 수밖에 없는 것이고, 기업의 존재 이유에는 늘 물음밖에 던질 수 없단 말인가.

이 책에 나오는 아지오라는 회사는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기업이다. 청각장애인들이 모여 일하고 시각장애인 대표가 경영하며 맞춤 수제화를 만드는 기업 아지오는 세상의 질서와 반대로 간다. 빠르고 싸게 대량 생산을 하지 않고, 고객의 발을 직접 만져가며, 한 땀 한 땀 지어 만든다. 불편한 사람들이 모여 가장 고객의 편안한 발을 위해 일하는 아지오의 구두를 찾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한 번 실패를 경험했지만 그대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다시 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번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기 힘든 세상이지만 한 번의 실패가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의 사례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무엇이 뼈아픈 고통을 겪고 나서도 다시 일어날 용기의 기반이 되는지 말하고 싶었다.”, “우리에게 성공이란 함께하는 것, 그리고 계속하는 것입니다.”

아지오는 존재 자체가 목적인 기업이다. 먼저 살아남아야 한다. 이런 기업의 지속성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수많은 구루들의 경영기법과 마케팅기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간절함이 아닐까싶다. 정상인들도 어려운 기업환경 속에서 장애인들이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며 소중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아지오라는 기업이 오래 살아남기를 바라는 이유는, 이 땅위에 경쟁만 판치는 자본주의의 속성만이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줄 때가 됐다는 것이다.

마음이 가는 기업, 아지오는 계속 살아남아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꼭 그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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