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 인생 후반의 시간을 잘 기획하고 잘 쓰는 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 유영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한국 나이로 53세가 되었다. 만으로는 51세이다. 아직 직장에 다니는 나로서는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다. 삼십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15년이라는 세월을 남자로서 가장으로서 직장인으로서 미래에 대한 염두로 절치부심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즈음에 이 책을 만났다. 가볍게 읽을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아니었다. 묵직한 울림이 명치끝에서 올라오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객관적이고 지적인 저자의 통찰에 연신 고개가 끄덕여졌고 나도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새로운 목표가 뭐냐고. 그건 바로 ‘55’라는 숫자였다. 막연하게 직장을 다니고 있었던 나로서는 희망이 필요했었는데, 이 숫자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여튼 나로서는 새벽시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책 중간에 ‘Life style’이라는 장이 나온다. 55세가 되면, 일은 후배에게 넘겨주어야 하며, 자녀들은 독립할 때이고, 인생의 한 개 사이클이 끝을 향해 가는 시기라는 말을 하면서 또한 경쟁은 줄고, 조바심도 줄 것이고, 자기생활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조근 조근 따뜻한 위로의 말로 등을 토닥여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다이어리를 펼치고 숫자로 이루어진 미래의 목표를 백지에 꾹꾹 눌러가며 써내려갔다. 그때 숫자의 위력이 나타났다. 문자보단 뭔가 뚜렷한 의지가 생겨난 것이다. 이런 확실한 목표가 생기다보니 앞으로의 직장생활도 거뜬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불끈 솟았고, 새로운 이정표에 들뜬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마음을 가라앉고 다시 누워봤지만 소용없었다. 잠 못 이룬 새벽의 보상에 흠뻑 취해 날을 꼬박 세운 것이다. (새벽 2시 반에 일어났으니 아침에 머리가 무거운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 때가 되면, 크게 보면 직장생활 30년을 넘기는 게 작은 목표였는데 그걸 초과달성할 수 있을 것이고, 아이들도 전부 대학졸업을 해서 각자의 길로 들어설 것이고, 무엇보다 코로나가 종식이 돼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운수대통의 숫자가 아닐까싶다.

이 책의 장점은 객관성에 있다고 본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가 읽은 많은 책이 나온다. 그 중엔 이미 읽은 책도 있을 것이고 아직 읽지 않은 책도 있을 것인데, 주관적인 자신의 생각을 다른 책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증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고, 독자들로 하여금 객관성에 준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점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런 것이 읽는 인간으로서 우리의 기쁨이 아니겠는가.

여러분도 이 책에서 새로운 목표, New Goal을 한 번 세워보기 바란다. 2021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난 이 시점에서 아직 목표를 세우지 못한 분들이라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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