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 삶이 흔들릴 때마다 꼭 한 번 듣고 싶었던 말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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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하면서 늘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프로젝트는 언젠가는 끝나지만 제때에 끝내기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이 말은 삶에도 적용이 되는데, 아무리 철저한 계획을 세워도 그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차이가 있다면 프로젝트는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끝이 나지만, 인생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계획을 세워 인생을 통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왜 삶에 대한 계획은 매번 허탕만 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 보면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하는 것 자체가 오류가 아닐까싶다. 오류를 오류로 보지 못하는 우리의 근시안적이 사고가 더 큰 오류를 생산해 내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봐야 한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닐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계획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다. 그럼 우린 금방 지칠 것이고 매일, 매시간 계획을 세우느라 밤을 뜬눈으로 보내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런 미련을 버리라고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삶은 여전히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겠지만, 그때마다 생에 대해 질문하고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 자신만의 길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산다는 건 후회와 실수와 상처가 수없이 쌓이는 일이다. 처음엔 내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잘난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이가, 나보다 더 운이 좋은 누군가가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현실. 하지만 언제까지 슬픔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다. 언제까지 잃어버린 것을 쫓고 이룰 수 없는 꿈을 꿀 수는 없다. 그렇기에 중요하다. 삶의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슬픔 앞에서,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없었던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은 어긋나버린 인생과 후회의 시간을 잘 애도하며 생을 버텨낼 때, 인생은 한 편의 예술처럼 삶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일깨워준다는 생의 진실을 나직이 들려준다.

인생을 살면서, 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수도 없이 했다. 푸념어린 이 말에는 진심이 담겨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삶은, 우리를 더 혼탁한 구렁텅이로 몰고 가기 때문에, 자다가 일어나면 매번 같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친구의 진심어린 말이 필요한데, 이 책의 내용을 곱씹어 보면 그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일깨워주는 삶의 동반자를 만나게 되는 기쁨이 이 책에 있기 때문이다.

삶은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늘 변수가 존재한다. 우린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 어긋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런 겸손함이 우리를 편안하게 해 준다.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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