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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플하게 말한다
이동우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우린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소설 모비딕에 보면 이런 표현이 나온다. “바람은 비명을 지르고……, 시커먼 하늘과 격노한 바다……”가 요나를 집어삼키려는 장면. 이를 빗대어 표현하면 흘러넘칠 정도로 많은 정보로 인해 정리되지 않은, 마구 뒤엉켜있는 머릿속 풍경과 닮아 있다. 이와 같이 앞뒤를 가지지 못하는 상황에서―정보의 홍수와 파도와 비바람과 우레 등― 우린 어떻게 하면 정보를 지식으로, 지식을 지혜로 바꿀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심플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정리된 사람이다. 경험으로든 책을 통해서든 체화된 지식은 막힘이 없이 술술 나오게 됨을 우린 쉽게 볼 수 있다. 반대로 억지로 외우거나 자신의 지식이 아닌 것을 흉내를 낼 때, 어떠한가, 얼굴이 홍당무처럼 변해서 당혹감에 어쩔 줄 모르거나, 말을 더듬는 웃지 못 할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금방 탄로가 나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을 알면서도 우린 바보짓을 이어갈까. 거기엔 핵심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럼, 그 핵심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가. 이 책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핵심만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술이라, 말만 들어도 심플해진다. 먼저, 말하기 전에 정보를 취합하고, 맥락 속에서 핵심을 찾고, 듣는 사람이 단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가 완성된다고 한다. 그리고 상대의 시간을 아껴주는 것이 말하기 기술의 핵심이다, 라고 못을 박는다. 배려가 몸에 밴 행동이다. 그러면서 말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고 한다.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일도 그들이 말하면 심플해지고, 전체적인 맥락부터 잡아주기에 중요한 정보와 중요하지 않은 정보가 깔끔히 구분된다, 핵심만 정확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단번에 이해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기존 자기계발서나 말하기 책의 구성을 180도 뒤집는다. ‘10가지 말하기 법칙’이라는 결론을 1장에서 먼저 정리한 후, 왜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 2장과 3장에서 설명한다.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통해 요약정리와 맥락 파악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그러고는 단순한 삶과 글쓰기의 중요성을 4장과 5장에서 강조하며 단순하게 말하는 습관의 근원을 찾는다. 가장 구체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 점점 넓고 깊은 이야기를 해나가는 이 책의 특징 덕에 독자는 가장 실용적인 솔루션부터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한 인생철학까지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생도 심플하게 살기를 권한다. 실제로 그는 매일 똑같은 아침을 먹고, 같은 옷을 입고, 하나의 펜으로만 글을 쓸 정도로 단순한 삶을 지향한다. 그런 단순한 삶 속에서 성공과 행복의 비밀을 발견한 것이다.
심플(Simple), 단순한 삶. 이를 위해서는 깔끔하고 명쾌한 정리의 기술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머릿속이 해일과 풍랑으로 혼잡해서는 더 이상 답이 나오지 않는다. 반드시 말하기 전에 정리하는 습관부터 들여야겠다. 습관화되면 사소한 일에서부터 중대차한 일까지, 특히 제안을 하거나 보고를 할 때, 정리의 기술은 빛을 발휘하게 될 테니까. 그리고 이 책의 조언을 한 번 따라해 보자. 그의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