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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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은 행복이 아니라 의미에 달려 있다, 라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우린 행복을 쫒는다. 일을 하면서도 노동의 대가가 행복이라 여기며 산다. 하지만 깊이 생각하기를 꺼린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술 한 잔 들어가야지 본론으로 들어가서 불평불만을 토로하게 된다. 많은 얘기들이 오가지만 결론은 뻔하다. 애먼 허공만 아플 따름이다. 허공에다 삿대질을 했으니 말이다. 책을 읽으며 수렴된 결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행복은 What으로서 우리의 목적이면서 개념적인 단어이고, 의미는 How를 뜻하면서 과정을 중요시하고 실천항목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삶의 의미는 무얼 뜻할까. 지금하고 있는 일의 가치, 가족의 일원으로서 가치, 나의 존재 가치 등 우린 다양한 곳에 삶의 의미를 두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는 물거품처럼 잘 잡히지 않는다. 아까운 시간만 낭비할 때가 많아진다. 무엇보다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질문을 골똘히 생각하면 머리가 질근질근 아파서 두통을 호소하므로, 기피현상을 낳기 일쑤다.

 

이런 어려운 질문을 쉽게 풀이한 책이 있는데, 바로 철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책이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다른 철학책이나 심리학책이거니 했는데, 한 페이지 두 페이지, 페이지 수가 늘어나면서 이 책이 지진 힘과 가치, 그리고 책을 쓰며 흘린 땀의 노력을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빨리 읽느라 놓친 부분을 다시 읽겠노라고 다짐하기까지 했으니.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책은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이라는 주제로,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거나 어려운 철학과 심리학 단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그 중에서 와 닿은 부분을 소개하자면, ‘1.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 우리에게 있는가에서는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하고 기대하고 읽었는데, 우리는 왜 선해져야 하는가, 행복과 덕의 상관관계 등을 말하며 향후 다음 장에 나올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4.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서는 자기와 관계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특히, 타인이 우리를 만든다, 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할 때 비로소 우리 자신과 관계하는 법을 배운다, 라는 부분이 많은 공감을 자아냈다. ‘5강 불확실한 세상에서 신뢰를 쌓는 방법에서는 한나 아렌트의 예를 들면서, 안정성은 세상에 주어진 조건이 아니기에, 그것을 만드는 일이 바로 우리 손에 달여 있다. 우리는 보다 진실하게 말하고 믿을 만하게 행동하려고 애씀으로써, 이 우연적이고 유동적인 세상을 안정시킬 수 있다. 그러려면 삶에서 일찍이 떨어진 채 삶을 대상화하지 말고, 그 내부의 구체적 현실에서부터 삶의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는 말에 별표를 그렸고 밑줄을 마구 그었다. 아주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9. 어떤 순간에도 희생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는가에서는 카뮈의 예를 들었고, 자유를 도구화시켜서는 안 된다. 자유는 그냥 좋은 것이다. 그게 개인의 행복을 증진하거나 국가 경제에 득이 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라고 말했는데,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머리를 끄덕였다. 마지막 ‘10. 내 삶의 노예가 되지 않는 방법에서는 몽테뉴의 죽음을 설파했는데, 죽음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지 않고 그 의미도 인식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삶이 짧고 유한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중요하지 않은 일로 시간을 낭비할지 모른다, 며 죽음의 의미를 강조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의미 없는, 가치 없는 일에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며 살아갈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자포자기 상태로 있을 수는 없기에 용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이 책이 민초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으면 한다. 용기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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