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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 어때요? 좋으면 그만이지
신소영 지음 / 놀 / 2019년 7월
평점 :
요즘 들어, 부쩍 일인 가정이 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경제적인 문제가 지배적일 것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키운다는 게 그만큼 만만치 않다는 의미도 되겠다. 한 명 키우는데 3억이 든다고 하니, 헛웃음만 나온다. 시간이 갈수록 사회구조는 변한다. 여기에 맞춰 정책도 바뀌어야 하는데, 그건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항상 뒷북을 치니 말이다. 뒷북도 한참 뒷북을 치다보니 많은 사회적인 문제들을 양산한다. 그 중에 하나가 비혼(비혼주의자, 독신주의자) 문제이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되겠냐고 하겠지만, 일인가정에 대한 사회적 안정망이 아직 갖추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의 큰 흐름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어 취약하고 열악하다는 소리다. 특히 여성에게는 더 하다.
남녀를 떠나 혼자 산다는 건 쓸쓸하고 외로운 일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여성으로서 화두를 던졌지만, 이에 못지않게 남성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 고독사가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고, 대부분의 대상자가 남자이기 때문이다. 혼자 살려면 주체성이 띄어나야 하는데, 그들은 그렇지 못했고 훈련도 미약했다. 혼자보다는 대가족을 이루고 사는 게 미덕이었기 때문에 이 흐름을 크게 보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는 정반대였다. 시간이 갈수록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누구에게 의지하거나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점점 고립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고 이는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의 저자는 비혼으로서 혼자 사는 일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을 위트 넘치는 필력으로 재미있게 썼다.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쓰다 보니 몰입이 쉽게 되고 심지어 재미있어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글맛이 있다고나 할까. 이 책은 크게 다섯 개의 큰 부분으로 나누었는데, ‘PART 1 나는 결혼 없이 산다’ 에서는 혼자 살아도 별일 없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저자는 했고, 독자도 그 말이 필요했다. 그래서 쉰을 앞둔 비혼 여성으로서 저자는, 비혼이라고 해서 늘 행복한 것도, 늘 불행한 것도 아니라는 확신을 담아 독자에게 말을 건넸다. ‘PART 2 나의 폐경을 충분히 애도하며’ 에서는 여성으로서 그리고 나이를 먹음으로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육체적인 현상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PART 3 보호자 없는 인생에서 진짜 필요한 것’ 에서는 혼자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특히 보호자 없는 인생에서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PART 4 짝이 없어도 충분하다’ 에서는 싱글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는다. 미친 척하고 탱고 클럽에 가거나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을 즐기는 일말이다. ‘PART 5 남은 삶을 근사하게 만드는 방법’ 에서는 누구에게나 삶은 무겁고, 마흔아홉 살 비혼인의 삶도 만만찮게 무겁다.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해서는 “뭐 어때?” 혹은 “아직 늦지 않았어.”라는 말로 마음을 소독해주어야 한다. 애인은 가끔 필요하지만 남편은 필요 없는 삶, 그렇다고 아무나 사귀고 싶진 않은 마음은 복잡하지만 저자는 이런 삶이 괜찮다고 말한다. 혼자 살아도 별일 없이 행복한 날이니까. 오늘도 그녀는 꿈꿔왔던 40대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다 할 큰일은 일어나지 않은 보통의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내고 있다.
이 책의 재치 있고 위트 넘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비혼주의도 괜찮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나를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얘기다. 하물며 저자는 용기 있게 도전했다. 그 점에 대해 무한반복, 박수를 보내고 싶다. 칭찬과 함께.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남자로서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경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