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손이와 사라진 구미호 저학년 읽기대장
김성효 지음, 홍지혜 그림 / 한솔수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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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손이와 떠나는 모험

천년손이와 사라진 구미호/김성효 글/홍지혜 그림/한솔수북

한솔수북에서 나온 김성효 작가의 [천년손이와 사라진 구미호]는 우리나라 옛이야기에 나오는 신비한 꽃(피돌릴 꽃, 말 많음 꽃, 귀밝은 꽃)이 피는 선계의 신선인 천년손이가 살장군과 용궁의 왕자인 자래와 함께 인간 세상에서 사라진 구미호를 구하는 이야기이다. 구미호인 임예은은 인간 세상의 나쁜 기운이 몸 속 깊이 스며들어 병이 들었고, 백삼 도령은 월령초를 구하러 인간계에 왔다가 아픈 임예은을 보살피면서 선계로 돌아가지 못한 신선이다. 천년손이가 찾아오자 병이 깊은 임예은을 구하기 위해 백삼 도령은 만년삼으로 변해 임예은을 구한다.

"살다 보면 소중한 것을 지키귀 위해 나를 희생해야 할 때도 있단다. 나는 괜찮아"(92쪽)

사람을 홀리고 변신을 잘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구미호를 머릿속에 그리고 이야기를 보면서 구미호가 언제 , 어떤 느낌으로 나오는 걸까 하면서 이야기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구미호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어른이라 내가 가진 배경지식에 갇혀 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년손이가 어떻게 인간계로 가게 되었는지, 자래와 천년손이의 만남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해서 1편인 [천년손이와 사인검의 비밀]까지 찾아봐야겠다.

아이는 [ 천년손이와 구미호] 가 자기가 같이 찾아다니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면서 선계의 이야기, 천년손이가 임예은의 동생 유진이를 만나는 장면이 좀 더 길었으면 좋았을 거라며 이야기가 좀 짧아 아쉽다고 했다. 천년손이가 하는 모험을 아이는 더 즐기고 싶어 했다. 요즘은 모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으니 책을 통해서 모험을 하면서 통쾌하기도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재미있었나 보다.

한솔수북에서 나온 책답게 저학년 어린이가 읽으면 재미있게 읽겠구나 싶다. 옛이야기에 나오는 구미호, 견우직녀 이야기, 천계의 신비한 꽃 이야기도 함께 나누면 좋겠다. 선계의 보물인 소원구슬이 사라졌다는 걸 안 신선들이 천년손이를 다시 부르는 걸 보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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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조지 오웰 서문 2편 수록 에디터스 컬렉션 1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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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사회는 이상일 뿐인가?

[동물농장]/조지 오웰/김승옥 옮김/문예출판사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은 적이 있지만, 이번에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문예출판사에서 김승옥의 번역으로 나와 다시 만났다. [동물농장] 표지의 분홍색 돼지 그림과 글씨가 강하게 끌어당기는 느낌이 있다.

[동물농장]은 사람인 존슨 씨의 매너 농장에서 키우는 동물들이 훌륭한 수퇘지인 메이저 영감이 꾼 꿈 이야기와 잉글랜드의 동물들 노래를 듣는다.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워진 모든 동물이 평화롭게 평등하게 사는 이야기를 들은 농장동물들은 그런 삶을 꿈꾸며 준비한다. 다른 동물보다 조금 더 영리한 돼지 나폴레옹와 스노볼을 주축으로 준비하던 어느 날 존슨 씨를 쫓아내고 농장을 동물들이 차지한다. 처음엔 메이저 영감이 말한 꿈의 삶을 사는 듯했다. 하지만 나폴레옹과 스노볼의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농장경영은 더 이상 동물들을 위한 삶이 아닌 가진 자, 좀 더 영리하게 자기 이익을 위하는 돼지들 중심의 세상이 되고, 다른 동물들은 돼지의 삶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 하지만 동물들은 자기의 의견을 말하려해도 돼지들의 억압과 과거 사람이 경영하던 생활로 돌아가고 싶냐는 위협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현재 삶을 산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전체주의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는 이 책을 보면 전에도 그랬지만 마음 한편이 무겁고 답답하다. 세계대전과 6.25 같은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아니고 역사로서 전쟁을 익혀서 경험한 사람이라 내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전부일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함께 나누고 결정하며 함께 잘 살기라는 목적으로 시작했던 일이 이루어지고 나면 변질되는 걸 막을 수는 없는지 되묻게 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179쪽)

지금 우리 사회도 처음엔 좋은 의도로 함께 시작했던 일도 어느 정도 이익을 보게 되면 더 이익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의 욕심이 처음 의도를 덮고 자기 욕심을 채우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이익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자기만 생각하는 모습을 본다.

" 여러분이 하급 동물들을 상대해야 한다면, 우리에게는 하층계급이 있습니다."(182쪽)

자기가 우월하다 인식하면서 힘을 과시하고 힘없는 이를 누르고 무시하는 사람이 잘 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 함께 사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함께 잘 사는 방법은 꿈이기만 할까? 자기 이익만을 위해 사는 사람이 처음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힘없고 모른다고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어 있는 삶을 살면서 잘못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마음을 낼 수 있다면 우리 삶을 더욱 따뜻하게 함께 사는 사회가 되리라고 본다. 세대가 바뀌어도 지금을 사는 우리의 모습이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하는 삶을 보인다면 다음 세대의 삶은 더욱 밝을 거라 생각한다.

 맹목과 광신에 빠지지 않으려고 항상 경계하고 노력하는 것,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추구하는 것, 힘이 들어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것, 이것이 우리가 자유로운 사회에서 인간적인 존엄성을 인정받으며 긍지를 품고 살아가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다. 이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더 평등한' 누군가의 밑에서 그냥 '평등한' 동물로 살게 된다. (199쪽 옮긴이의 말 중에)

[동물농장] 표지를 다시 본다. 돼지들에 의해 억눌리는 삶. 동물농장이라는 글씨의 크기가 다르게 인쇄되어 있는 모습이 평등을 말하지만 평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지금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어있음이 내가 알아차리고 행동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다짐하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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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뻔했던 이야기 햇살어린이 77
이주영 지음, 김홍모 그림 / 현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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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통해 얻는 지혜

죽을 뻔했던 이야기/이주영 글/김홍모 그림/현북스 2021

 

이주영 작가의 [죽을 뻔했던 이야기]는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형식이다. 왜 이제 와서 자기가 죽을 뻔했던 이야기를 다시 하는 걸까? 이주영 작가는 30년의 교직생활을 하다 암이 걸렸다고 했다. 자기 삶을 돌아보고 죽음이 오는 순간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 살폈다. 작가는 죽음을 그냥 받아들이기보단 바짝 정신을 차리고 순간순간 당황하지 않고 재빨리 살아날 방법을 떠올려 움직였던 자신을 떠올리며 암에 대해서도 같은 자세를 취했다.

운도 필요하지만 그 운마저도 자기 능력과 노력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잘 대응해서 살아나고 말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힘이 났습니다.(들어가는 말)

작가의 경험이고 요즘은 경험하기 힘든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공감은 힘들다. 어른인 나도 시골 큰댁에 다녀보고 해서 그나마 일부 공감할 수 있었다. [죽을 뻔했던 이야기]는 공감을 이끌어내기보단 한 사람의 역사, 그 시대의 역사의 기록이다. 역사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느끼고 배우며 앞으로 나간다. 작가 이주영의 역사를 경험해 보고 내 상황에 비추어 깨달음을 얻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책이라 하겠다.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은 무엇일까? 작가 이주영은 [죽을 뻔했던 이야기]를 통해 보자.

첫째, 위기가 닥쳐도 정신을 차려 행동해야 한다. 두 번째 죽을 뻔한 이야기를 보면 물이 불은 물가를 가로질러 건넛마을로 가 감자를 캐서 삼꽃(삼굿)을 해 먹으려고 서리를 한다. 다시 오는 도중 물살이 세지고 몸이 밀리지만 물을 먹지 않으려고 하고, 위험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들었던 경험을 살려 간신히 죽음을 벗어난다.

둘째, 자기가 경험하지 않은 일이라고 해서 무시해선 안된다. 굴속에 들어갔다가 굴속에서 하얀 불빛을 보고 홀린듯한 경험을 한다. 함께 갔던 동무들은 비슷한 것을 보았다고 말하지만 어른들에게 말하자 잘못 본 것이라며 주의를 듣는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내 경험만큼 다른 사람의 경험도 소중하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살면서 가끔 그때 일이 떠올라요. 그때 본 굴속 생김새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라요. 그래서 나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듣거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듣거나, 신비한 세상 이야기를 들을 때 딱 잘라서 아니라고 말 못해요. 내 머리로 알 수 없거나 내가 겪지 않았다고 해서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나도 그 굴에서 또렷이 겪은 일인데도 다른 사람들은 믿지 않았으니까요(82쪽)

셋째, 죽음이 다가올 때 저항하기보단 가만히 힘을 빼며 흐름에 몸을 맡김이 필요하다. 죽음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 어떻게 오는지 정확히 알고 생각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내가 움직일수록 더 감는구나. 가만히 있으면 풀어지겠다.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자. 그래야 산다"(92쪽)

작가 이주영처럼 다양한 죽음을 마주한 경험은 없다. 내게 죽음이 덮쳐온 순간 죽음을 몸으로 받아들이며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인지, 아님 발버둥 쳐 벗어날 것인지 선택은 둘뿐이었다. 죽음이 내 곁에 머물며 나를 끌어당기는 동안 나도 많은 생각을 했다. 가만히 남을 보듯 잠시 떨어져 나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달라고 소리쳐야 한다. 크게 소리칠수록 나를 도와줄 사람을 만나게 된다. 외롭게 혼자 어려움을 다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함께 하는 이들에게, 가까운 이들에게 소리치길.

"살려주세요. 죽을 것 같아요.!"

죽음이라는 깊고 어두운 터널을 함께 견뎌낼 이를 만나 그 만남은 더욱 소중하고 가슴 깊이 남았다. 그리고 내 스스로에게 ' 살아남길 잘했어. 그때 죽으면 어쩔뻔했니?'하며 작은 행복도 더 크게 느끼며 살게 되는 선물도 받았다. 죽음의 어둠을 견디면 밝음이라는, 생명이라는 선물이 기다린다. 힘들지만, 죽을 만큼 힘들지만 견디며 살아보자고 말하고 싶다.

 

"당신은 존재 자체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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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뭐라고 말하지? : 말맛 글맛 퐁퐁! 의성어·의태어 우리말 표현력 사전 5
이선영 지음, 임광희 그림 / 한솔수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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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을 오물오물! 맛깔나게 

 

도대체 뭐라고 말하지? 말맛 글맛 퐁퐁! 의성어 의태어

이선영 글/임광희 그림/한솔수북 2021

    

 

아이들이 어릴 때 뽀로로를 보았다. 채널을 돌리다 보니 영어 버전 뽀로로를 하고 있어 아이에게 물어보니 보고 싶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뽀로로를 보면서 '이 느낌이 아닌데?' '여기서 아이가 재미있게 웃었는데' 하며 자꾸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이도 아이 재미없어 하면서 자리를 뜨고 가버렸다. 이미 우리말로 본 적이 있는 내용인데 왜 아이는 자리를 떴을까? 가만 앉아 영어 버전 뽀로로를 더 보면서 다른 점이 뭘까 생각해 보았다. "~!그거구나" 영어 버전 뽀로로는 우리말에 표현되는 의성어· 의태어의 표현이 충분하게 살아나지 않았다. 이미 우리말의 맛깔을 아는 아이는 당연히 설명과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내용이 재미없을 수밖에 없었다.

      

    

 

이선영 글 작가와 임광희 그림작가가 한솔수북을 통해 출판한[도대체 뭐라고 말하지? 말맛 글맛 퐁퐁! 의성어·의태어]는 우리말 중 의성어 의태어 표현을 사람, 감정, 사계절, 음식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작은 차례를 두어 상황에 맞게 쓰이는 예를 3가지씩 적어두었지만 책을 넘기면 넘길수록 엄청나게 많은 의성어·의태어가 튀어나온다.     

 

 

 

 

 

     

 

단자음을 쓸 때는 조금 가벼운 느낌이지만(자글자글, 주글주글) 쌍자음을 쓰면서 조금 더 강하고 무거운 느낌(짜글짜글, 쭈글쭈글)이 들기도 한다. 어떤 모음을 쓰냐에 따라 움직임을 나타내는 의태어는 귀엽고 가벼운 느낌(앙금앙금,상큼상큼), 조금 무거운 느낌(엉금엉금, 성큼성큼)이 들기도 했다. 기쁨과 슬픔을 나타내는 표현에는 의성어 표현(키드득, 까르르, 피식, 껄껄, 꺼이꺼이, 찔끔찔끔, 엉엉)과 의태어 표현도 있었지만, 두려움과 놀람, 화를 표현하는 표현에는 의태어 표현이 더 많구나 알게 되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인 <알면 알수록 재미난 우리말>은 내가 이 책을 차근차근 보면서 의외다 싶었던 단어가 정리되어 있다. 첫째는 '꼬치꼬치'. 꼬치꼬치 캐묻다는 표현은 들어보았지만 꼬치꼬치 말랐다는 표현은 처음 들었는데 느낌이 깊게 전해지긴 했다. 두 번째는 '데면데면'이다. 서로 만나 데면데면하다는 표현은 들어보았지만 데면데면 찾기 말고 잘 찾으렴(꼼꼼하지 않고 조심스럽지 않은 모양)은 생소했다. 세 번째는 '드레드레'. 대추가 드레드레 달렸구나(물건이 많이 매달려 있는 모양) 하는 표현이었는데 좀 낯설었다.

 

 

나름 많이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말 표현은 참 무궁무진하구나 싶었다. 아이도 보면서 말할 때 책에서 쓴 표현을 더 쓰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말의 표현은 들으면 들을수록 쓰고 싶어지는 표현이구나 싶기도 했다. 아이가 여기 나온 표현으로 빙고를 해보자고 해서 함께 했는데 놀이도 하고 빙고도 하고, 하면서 의성어·의태어를 써서 문장 만들기까지 추가하면서 놀았더니 더 내 속으로 깊이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아이와 함께 방학동안 책에 나온 표현을 써서 글을 써도 좋을 듯하다. 이번 방학은 아이와 우리말을 맛깔나게 풍성하게 채워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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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가 쓴 옛이야기 천천히 읽는 책 46
이주영 글, 신채호 원작 / 현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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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의 외침

신채호가 쓴 옛이야기/신채호 원작/이주영 글/현북스2021

독립운동에 힘을 보태면서 역사 연구에도 매진한 단재 신채호. 솔직히 단재의 기록은 교과서나 위인전을 통해 접했지 신채호의 저서를 직접 만나진 못했다. 교과서나 위인전에서 만난 신채호는 작가의 주관을 통해 신채호의 정신과 활동을 편집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신채호의 사상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신채호 본인이 쓴 글을 만나면 과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삶을 살았나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현북스의 [신채호가 쓴 옛이야기]를 통해 단재가 쓴 글을 직접 만나보고 단재 신채호가 왜 민족운동을 하고 독립운동에 참여하면서 교과서에 실린 신채호 마음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에는 5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신채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가늠해보면서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되묻게 된다.

첫째, 신채호는 힘이 아닌 지혜를 쓰길 바랐다. 힘으로 다른 사람을 제압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반감을 일으키고 지혜를 통해 얼마나 문제를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쇠망치에 코가 깨진 이야기>

둘째, 자기 지식을 과신하지 말고 자만에 빠지지 말기를 원한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많다고 자만하기 시작하면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만났을 때 다른 사람의 지식에 빠지게 된다. 그게 만약 양심에 맞는 일이 아니고 다른 사람을 홀리기 위한 것일 경우 더욱 쉽게 빠져든다. 셋째, 우리가 단군의 자손이며 나만 잘 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널리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짚어준다. 돈이 사람의 삶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는 요즘 사회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다른 사람이 나쁜 길로 가든 말든 나만 가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길을 가는 사람을 위해 힘을 쓰는 것을 보여준다. 일제 강점기 시대를 살면서도 우리 민족은 단군의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나만 잘 살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전하고 싶은 신채호였다. <다섯 장군과 꼬리 아홉 달린 여우 이야기>

넷째, 모두가 평등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나라를 구하는 사람은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몇몇 사람이 아니라, 나라를 이루는 국민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호호백발 스님이 들려준 이야기> 다섯째, 다른 사람의 노예로 사는 삶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살아야 함을 보여준다. 거꾸로 죽은 노스님의 이야기는 누가 뭐래도 내 갈 길을 내가 선택해서 간다는 모습을 보여준다. 노예의 삶이 아닌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겠다. <거꾸로 서서 죽은 스님 이야기>

신채호의 옛이야기를 보면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주문으로 외웠던 홍익인간, 사해동포이다. 지금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만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주면서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백신을 맞는 마음도 나 하나만 건강하고자 하는 마음은 아닐 것이다. 모두가 코로나로부터 건강하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위기 속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자기의 이익만 생각하는 마음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도 돌볼 줄 아는 우리가 되길 더욱 바라게 된다.

작가 이주영은 신채호의 글이 워낙 오래된 글이다 보니 작가는 입말을 살려 적고 이야기를 보태기도 하였다고 한다. 신채호의 글을 직접 만나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풀어쓴 이야기라 쉽게 읽을 수 있고, 공감하기도 쉬웠다. 작가는 신채호를 선생님이 아닌 선배님이라 부른다. 신채호가 쓴 [꿈하늘]에서 신채호가 선배님이라 부르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슨 까닭일까? 신채호의 다른 책 [꿈하늘]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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