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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흩어진 날들
강한나 지음 / 큰나무 / 2010년 5월
평점 :
'빈티지 감성 여행에세이, 일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그냥 제목만 보면 여행에세이라고는 생각 못할 정도로 너무나 감성적인 제목이어서 표지만 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그런데 들춰보니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일본 여행에세이여서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인 강한나. 작가 강한나. 둘 다 모르기에 아무런 편견없이 그냥 무작정 읽었는데 작가의 글이 나의 마음을 계속 자극하는 것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작가가 일본의 오래된 옛것들을 찾아 걷고 또 걸으며 느꼈던 모든 것들.
그리고 그녀의 지나간 아픈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이 거의 50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 속에 빼곡히 담겨있었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 솔직히 너무나 두꺼운 책을 보고 겁이 났는데 단순히 여행의 정보만 들어있는 책이 아닌 작가의 감성이 가득 담긴 책이어서 그런지 나중에는 책의 두께가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빠져들었다.
너무 마음에 드는 글들도 많았고, 그리고 작가의 지나간 사랑에 대한 기억들을 읽으며 나의 지나간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오사카, 고베, 나라, 주고쿠지방, 나가사키, 교토, 도쿄의 낡은 것들을 홀로 찾아다니는 여행.
일본의 화려함보다는 소박하고 옛것이 많은 교토의 모습을 좋아하기에 작가의 빈티지 테마여행이 나에게는 잘 맞았다.
2개의 책이 적절하게 하나의 책 속에 녹아드는 느낌이 드는 이 책... 여성이라면 그리고 정보만 가득한 여행에세이가 아닌 감성적인 글들이 가득한 여행에세이를 원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동요되지 않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의 가짓수를 늘려나가는 게 삶. 크게 동요되는, 거대한 재미 덩어리 1,2개 얻어내면 만족스러운 게 바로 여행." p.149
" 그러고 보면 우린 참 쉽게 잊고 산다. 사랑이 원래 슬픈 것이라는 걸... 나를 버리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가슴에 품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아픈 일인지 우리는 자꾸 망각한다. 그래서 다른 사랑 모두 행복한데, 내 사랑만 눈물범벅이라고 불평불만이다. 잊지 말라. 사랑은 본디 슬프다는 걸. 행복만큼 비례해 찾아온다는걸." p.207
" 미래만 바라보며 살지 마라. 앞으로 펼쳐질 네 앞날이 온통 무지갯빛 초원일지라도, 지금 이 시간이 너에게 더 귀한 선물이다. 지금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마음껏 사랑하고 또 마음껏 멈춰 서라. 더딘 속도로 간다고 네 삶이 덜 아름다운 건 아니니..."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