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투쇼 PD이면서 <카시오페아 공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이재익 작가의 다섯번째 장편소설이다. 그의 전 작품들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작가에 대한 평이 좋아서 이재익 작가의 첫 책을 이 책으로 선택해보았다. <압구정 소년들> 이라는 제목으로 받은 첫 느낌은 돈 많은 상류 계급사회의 이야기겠지...였다. 부모 잘만나서 고생이란 것도 모르고 자기만 생각하며 권력과 부만 앞세우는 드라마에 뻔질나게 등장하는 상류층의 뻔한 이야기가 가득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제목으로 떠올랐던 이미지들과는 다르게 유명 여배우의 죽음으로 인해 그의 친구들이 빈소에 모이면서 그녀의 죽음을 통해 추억을 회상하는 이야기의 방식으로 전개된다. 상류층이 거주하는 강남의 압구정을 배경으로 상류사회의 모습과 연예계의 이면의 모습들을 이야기해준다. 작품의 주인공인 현우주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기자라는 직업때문에 여배우 서연희의 죽음을 조사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첫사랑이기에 그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의문을 갖는다. 과거의 시절을 추억하며 그 때의 감정들을 떠올리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파헤칠수록 예상치못한 사실들이 드러나고 결국엔 숨겨져있던 진실에 다다르게 된다. 여배우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함께 성장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미스터리소설에 필수적인 반전이 등장하지만 예상할 수 있던 결과이기에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았다. 이야기의 흐름보다는 이야기 군데 군데 녹아있는 연예계의 비화라던가 이야기의 끝부분에서야 등장하는 서연희의 비밀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이 책에는 목차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여러 노래가 많이 나온다. 음악에는 완전 무지하기에 무슨 장르인지도 모르니 책 속에서 음악이야기가 나오면 그냥 글씨만 따라 읽을 수 밖에 없어 같이 공감할 수 없었기에 그 부분이 좀 아쉬웠다. 난 주로 가요와 일본노래를 듣기에 책에 나오는 노래들이 모두 다 생소했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이야기와 함께 언급되는 음악으로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으리라 본다. 작가의 학창시절의 이야기도 포함된 자전적 소설의 성격도 띠고 있기에 작가와 비슷한 나이대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