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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여행책 - 휴가없이 떠나는 어느 완벽한 세계일주에 관하여
박준 지음 / 엘도라도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항상 여행을 떠나고싶어하는 욕망을 갖고있는 나에게 <책여행책> 이란 제목을 갖고 있는 이 책을 너무나 읽고싶었다.
예상과는 다른 양장의 묵직한 책을 받자마자 펼쳐보니
"461,918km를 날아 28개의 도시를 여행하기 위해 집을 떠날 필요는 없었다. 단지 안락의자와 8,894pages의 책만 있다면…"
문구가 떡하니 보인다.
돈과 시간에 쪼들려 여행은 대부분 다른 이들의 여행에세이를 통해 대리만족하며 떠나고싶은 욕구를 잠재웠는데 이 글을 보는 순간 이 책이 나의 여행에 대한 욕구를 충분히 넘치도록 채워줄거라 생각했다.
이 책은 책여행과 여행책 두 파트로 나뉘어있다.
책으로 떠난 여행이야기와 저자의 여행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런데 첫번째 파트인 책여행부분이 저자의 여행이야기인것처럼 아리송하게 적혀있다. 이게 현실이야기인지 가상이야기인지 구별하기가 참 어려웠다. 처음엔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구별해보려했지만 책 읽으며 괜히 이런 일로 스트레스받기는 싫어서 그냥 읽었다. 읽다 보니 사실여부에 상관없이 그냥 여행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책에서 그려지는 세상이 직접 나의 눈으로 보는 것 이상으로 아름답고 재미나게 펼쳐지니 여행책을 읽는 것도 여행 못지않게 좋다는 걸 느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에 대한 욕구가 한층 거세졌다. 책으로만 만족하기에는 아직 나이도 젊으니 직접 나의 눈으로 나의 가슴으로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해졌으니 말이다.
앞의 책여행 부분보다 역시 여행책 부분이 더 재미있었다. 저자의 여행이야기가 사진없이 글로만 써져 있는데도 꽤 재미나게 읽었다. 원래 여행에세이를 선택할 때 글보단 사진에 좀 더 치중해서 고르는 편이었는데 이번 책은 사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루하지않게 재미나게 읽었다. 저자의 글마다 그 이야기와 관련된 책의 문구들이 나온다. 그 문구들만으로도 언급된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들도 많고, 책에 나오는 곳과 저자가 직접 찾아가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며 느꼈던 느낌들이 나와 사람마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생각과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으로 여행 욕구를 잠재워보려던 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그 욕구가 더욱 거세져서 책을 덮고난 후 어디로 여행을 떠날까 고민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역시 여행은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직접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 가장 좋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