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그들의 5가지 사랑이야기가 여기 펼쳐진다. 평범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들에게서 피어나는 사랑은 어떤 빛깔을 보일까? 사랑이 주된 이야기라고해서 달콤하기만한 이야기가 펼쳐질꺼라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 신예작가 나카타 에이이치는 사랑이야기에 미스터리를 버무려 아무런 정보 없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자그마한 충격을 안겨준다. 본격적인 미스터리/추리 소설이 아니기에 책 속의 예상치 못한 흐름과 반전은 잠깐의 실소와 함께 작가의 글솜씨에 탄복하게 된다. [교환 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글로 진행되는 이 단편은 교환 일기를 주고 받는 사이인 하루카와 게이타 사이에 마리라는 여성이 끼어들면서 둘의 관계가 틀어지고 교환 일기는 중단된다. 이 일기장은 다양한 사연들과 함께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결국 야스시라는 한 남성의 손에 이 교환 일기장이 들어가게 되고, 하루카에게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던 이 일기장이 그녀에게 다시 넘어가게 되면서 독자는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항상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지 않던 하루카가 야스시의 글에 호기심을 느끼면서 노력이라는 걸 하게끔 만들어준다. 역시 사랑이란 사람을 변화시키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걸까? [기치조지의 아사히나군] 커피숍에서 싸우던 커플을 말리는 도중 코피를 쏟게 된 아사히나를 도와주는 마야. 이렇게 운명적으로 첫 만남을 갖고 헌혈하는 곳에서 또 재회하자 둘은 서로 메일을 보내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유부녀인 마야와 프리터인 아사히나. 둘은 마야의 딸과 함께 산책을 즐기는 불륜이 아닌 친구와 같은 관계이지만 서로에게 점차 끌린다. 그리고 이 둘의 우연한 만남 속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 다섯 편 중에서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반전을 가진 작품이다. [낙서를 둘러싼 모험] 같은 반인 동급생 모리는 분필가루와 낙서가 가득한 자신의 책상을 보고 불량학생들이 자신을 괴롭히기위해 저지른 일이라 생각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된다. 이를 보고 분하게 여긴 치하루는 모리의 복수를 위해 밤에 몰래 학교에 가던 중 동급생 신노스케를 만나 같이 반 전체의 책상에 낙서를 한다. 대학생이 된 치하루는 어느 날 낙서를 했던 마카를 우연히 발견하고 신노스케를 찾아가 낙서사건의 진실을 듣게 된다. 사소한 것 하나로도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작품이다. [삼각형은 허물지 않고 돈다] 쓰토무와 렌타로 이 두 남학생이 오사나이라는 한 여학생을 좋아하는 삼각관계 이야기다. 하지만 렌타로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쓰토무와 오사나이를 이어준다. 드라마나 연애소설에 자주 등장할 만한 풋풋한 청춘의 사랑이야기지만 결말이 그들이 선택하기에는 좀 의외의 선택이라 조금 특이한 사랑이야기로 느껴졌다. [시끄러운 배] 배에서 쉴새없이 울려대는 소리에 콤플렉스를 안고 있는 다카야마와 그녀의 배에서 나는 소리가 신기하다고 좋아하는 가스가이. 조금은 엉뚱한 가스가이가 다카야마의 꼬르륵 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받았을 음악적인 자극들. 실제로 그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 다섯 이야기 중 너무나 짤막한 분량에 조금 아쉬웠던 단편이다. 다섯 가지 이야기 모두 내세울만한 인상적인 부분은 없지만 이상하게 책 속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책을 펼쳐들고나면 쉴새없이 읽고있는 자신에게 놀라게 된다. 신예작가 나카타 에이이치 그가 다음엔 어떤 이야기로 독자를 만나러올지 너무나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