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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98년작인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가 이제서야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미미여사의 초기작이어서 그런지... 모방범의 느낌은 찾아볼 수 없었고, 나의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그냥 유쾌한 한편의 소설이었다.
만약 이 책을 먼저 접했다면 작가를 향한 기대치가 낮아 그럭저럭 만족하며 재밌게 볼 수 있었겠지만... 모방범으로 먼저 접해서 미미여사의 이름만으로도 나의 기대치는 정점에 있었기때문에 이 책은 유치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어느 한 가정에 5억엔이라는 어마어마한 유산이 상속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초등학교 아이의 입장에서 풀어놓은 것으로 초반에 5억엔이 이 가정에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일상의 모습은 너무나 현실감있게 잘 그려냈지만.. 초등학생의 탐정콤비가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거라 그런지 숨막히는 긴장감도 없고 그냥 아이들의 장난같은 느낌이 들었다.
짧은 글이기에 장편의 탄탄한 느낌을 주기는 어려웠겠지만, 추리해나가는 것도 왠지 모르게 시시하고 어설픈 느낌이 들었다.
거대한 돈이 들어오면서 이웃들의 욕망에 가득찬 모습들이 나타나고 5억엔을 상속받은 가족은 언론과 사람들을 피하게 된다. 언론의 무서움, 사람의 욕망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불안에 떠는 모습과 이 사건으로 인해 가려져 있던 남편의 불륜이 드러나게 되는 등... 짐짓 무거울 수도 있는 내용을 잘 버무려 심각하지 않게 만들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초등학생의 추리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