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접한 건 7~8년 전인 고등학교에 다닐 때였다. 1,2학년 때 소설에 빠져서(주로 판타지였지만...) 공부는 뒷전으로 하고 열심히 책을 읽어대던 시기였다. 베스트셀러라하여 이 책을 구매해놓고서 책장에 고이 모셔두었을 때 친구가 읽고 싶다고 하여 빌려주었는데 돌려받지 못한 책으로 나에겐 사연이 있는 책이다. 항상 친구에게 돌려받지 못한 책으로 기억에 남아 있어서 그런지 안 읽어도 읽은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다. 우연히 다시 접할 기회가 생겨서 읽게 되었는데 7~8년 전에 읽었다면 이게 왜 베스트셀러인거야 하고 불평하며 완독하지 못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신비롭고 흥미는 당기지만 조금은 어려운 책이었다. 양치기 산티아고가 늙은 왕을 만나 피라미드의 보물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그린 이야기로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무언가 다시 곱씹어 생각해봐야하는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려운 이야기이다.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해 우주의 언어를 이해하면서 감추어진 표지를 따라가야 하는 산티아고의 여행 이야기. 읽는 내내 자아의 신화,우주의 언어, 표지는 도대체 무엇인지.. 곱씹어 보아도 얽힌 실타래처럼 헷갈리기만 하고 속시원하게 풀리지는 않는 심오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현실에 만족하고 안주하기보다는 보물을 찾아 여행을 나서는 산티아고의 결단력과 용기가 부러웠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떠날 줄 아는 그의 용기. 실제로 보물이 없을수도 있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 여행인데 지금까지의 일상을 버리고 결단을 내리고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해 떠난 산티아고가 너무 무러웠다. 나도 모든 걸 버리고 다시 한번 나의 인생을 새로 시작해보고싶단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를 읽고 난 후 두려움을 버리고 불확실하지만 설레이는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어졌다. 나중에 나이를 좀 더 먹고나서 안정된 생활에 만족하고 있을 때나 나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 궁금할 때나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을 때 다시 한번 정독하면서 저자의 숨은 뜻을 찾아 느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