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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스토리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11
잉고 슐체 지음, 노선정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민음사 모던클래식의 11번째 작품인 심플스토리. 민음사의 모던클래식은 80년대 이후 세계문학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브랜드로 각국의 검증받은 문학작품들, 앞으로 고전이 될 문학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앞으로 고전이 될 가능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선정해놓았다고 하기에 눈길이 갔고 너무나 깔끔한 표지에 이끌려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알텐부르크라는 작은 옛 동독 도시의 이야기로, 통일 후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변화와 일상을 담아냈다. 비록 소설이지만 동독 출신인 저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각 장마다 다른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눈에 띄는 주인공은 없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서로 얽히고 섥혀 매우 복잡해진다. 한 장에서 주인공처럼 이야기를 이끌어 오다가 다른 장에선 주변인물로 잠깐 등장하고 마는 등 여러 개의 단편들로 구성된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읽어나갔다. 인물들의 이름또한 길거나 생소해서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지 못해 인물들의 관계를 찾아내기가 유난히 더 힘들었다.
그리고 각 장마다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시점이 일인칭일때도 있고 삼인칭일때도 있었으며, 문체 또한 다양하게 나왔다. 친구가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느낄 때도 있었고, 그냥 글을 읽는 것처럼 느낄 때도 있었다. 원문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번역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통일 후 옛 동독의 사소한 변화에 대해서 느껴보고 싶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너무나 일상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변화된 모습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건 첫 창에서 나오는 내용으로 통일 된 후에도 서독의 시민권이 없어서 여행을 갈때 불법으로 서독 시민권을 만들어 가는 모습에서 통일 전에 동독 사람들이 서독과는 다른 삶을 살아왔다는 걸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많이 접해보지 못한 독일 문학이라 그런지 한 번 읽은 것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서 다시 한번 읽어서 저자가 이 글의 내면에서 말하고자 했던 바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