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운 책 2012 - 지난 한 해 우리가 놓친 숨은 명저 50권 아까운 책 시리즈 2
정혜윤.김갑수.강양구 외 지음 / 부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한 해 도서 시장에 출간되는 책이 4만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의 한 해 독서량을 생각하면, 정말 아찔한 숫자다. 그렇다고 그걸 낭비라고 말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책들이 독자를 찾지 못하고, 그냥 묻히는 게 오히려 안타까울 뿐이다. 많은 매체에서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하고, 평을 덧붙이지만 그 역시 읽히지 않고 묻히기가 십상이다. 사람들의 독서량이 폭발적으로 늘지 않는 이상, 이런 안타까움은 반복될 수밖에 운명인 것일까. 그렇다고 발만 동동거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럴수록 사람들의 독서욕(그런 게 있다면)을 자극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책들이 필요하다. 부키에서 나온 『아까운 책 2012』는 2011년 한 해 동안 출간된 책들 중에서 베스트셀러 톱 100에 들지는 못했지만, 놓치기에 아까운 책 50권을 뽑은 것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접 책을 고르고, 서평을 썼다.


우선 알아둬야 할 것은, 이 책이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의 후속편이라는 것이다. ‘지난 10년’을 다루는 것과, ‘1년’을 다루는 것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 책이 반가운 것은 단행본으로서는 취하기 힘든 1년이라는 짧은 호흡으로 정기간행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비록 한 해 전이라고 하더라도, 관점에 따라선 여전히 따끈따끈한 새 책에 다름없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직접 고른 책들이라 믿음이 가고, 어느 한 분야에 쏠림이 없고 균형이 잘 잡혔다. 책 편식이 심한 이들에게도 좋은 처방이 될 것 같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소장은 책의 가치를 생각해 보는 로버트 단턴의 『책의 미래』를 추천하고, 라디오 PD인 정혜윤은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들여다보는 『로지 코믹스』를 한국의 대표 SF소설가인 듀나는 대중적인 프랑스 추리소설인 『매그레 시리즈』를 추천한다. 이외에도 우리가 잘 몰랐던, 또는 알지만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 지면을 꽉 채우고 있다. 숨은 걸작들을 세상에 내놓겠다는 저자들의 ‘작정한’ 글쓰기 덕분에, 페이지를 넘길수록 ‘읽어아 할 책의 목록’은 점점 더 길어진다.


한 해 출간되는 4만여 권이라는 숫자에 비하면 『아까운 책 2012』이 소개하는 50권의 숫자 역시 초라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50권의 책이 독자들 품을 찾는다면, 이 책은 소임을 다한 게 아닐까. 이 기획이 이제 막 시작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부키 출판사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올 한 해의 ‘아까운 책’ 추천을 받고 있다. 『아까운 책 2013』에 또 어떤 책들이 소개될까,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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