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로스쿨 -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로스쿨 라이브
박재훈 지음 / 들녘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2415428123


로스쿨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기

막 변호사가 된 저자가 로스쿨의 그림자를 세상에 공개했다. 전공 서적을 강매하는 교수, 험담과 따돌리기가 일상인 무리 등 로스쿨생이 어떤 문제에 직면하는지 고스란히 느낀다. 로스쿨도 일반 사회와 다를 바 없다는 걸 깨닫는다. 로스쿨 입학 이후가 주제이기 때문에 로스쿨 입시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LEET는 단순히 노력으로 점수가 오르는 시험이 아니라는, 제일 중요한 건 역시나 '학벌'이 중요하다는 귀띔만이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게, 로스쿨 합격 이후 자신이 겪을 이야기일 수 있다. 예비 로스쿨생이라면 읽어보자. 저자의 재치 있는 입담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을 만난다. 각자의 이상 속에서 현실과 마주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제3자의 시선으로 관찰하는 게 백미다. 검사와 판사를 꿈꾸면서 인터넷 강의를 불법 다운로드하는 로스쿨 학생, 변호사 쿼터 확대를 주장하던 변시생이 합격하고 변호사 쿼터 축소를 주장하는 선배, 강의 퀄리티는 동네 서당 수준도 못 되면서 고시촌 학원을 비판하는 교수, 시험에 합격하자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연인을 냉정하게 버리는 사람, 정의로운 척하지만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속물인 사람, 온갖 인간 군상을 만난다.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평화와 사랑이 가득한 세상은 아니다. 갈등과 차별이 만연하다. 하지만, 서문에서 저자의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사실 어느 학교를 나온 변호사가 되는가 보다 어떠한 변호사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6p

모름지기,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인회의 경찰을 생각한다 생각한다 시리즈
김인회 지음 / 준평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2335573309


왜 검찰과 경찰을 개혁해야 하는가?

꾸준히 이슈가 되고 있는 검찰 개혁과 경찰 개혁을 논한다. 검찰을 비롯한 수사 권력기관 개혁의 당위성과 지향점을 이야기한다.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게, 정치적으로 편향된 부분이 많다. 보수 정권의 경찰 실책은 상세하게 다루고, 진보 정권의 경찰 실책은 간략하게 다룬다. 보수 정권의 경찰 실책은 정권의 잘못이고, 진보 정권의 경찰 실책은 경찰의 잘못이다. 보수 정권의 경찰 개혁은 성과가 미미하다고 간략히 평가하고, 진보 정권의 경찰 개혁은 성과가 가시적이라고 상세히 평가한다.

경찰은 민주화 이후 꾸준히 개혁해왔다. 진보와 보수 정권을 가리지 않고, 조금씩 민주적으로 변화해왔다. 우리나라 시민 의식이 성장해갈 때 경찰도 같이 성숙해졌다. 경찰이 보수 정권의 개였다면, 촛불집회 때 보여준 시민 친화적인 경찰은 존재할 수 없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뿐이다.

정치적 편향성은 제쳐두고, 저자의 검찰·경찰 개혁론은 상당히 유의미하므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경찰 개혁은 검찰 개혁과 떨어질 수 없다

검찰 개혁에 맞물려 경찰도 개혁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현재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남용한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경찰에게 이전해, 검찰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했다. 하지만, 경찰도 정권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실제 역사에서도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했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권 이전은 경찰의 권력 비대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검찰 파쇼를 막자고 경찰 파쇼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검찰 개혁과 동시에 경찰 개혁도 진행해야 한다.

즉, 경찰도 분권화돼야 한다는 거다. 우리나라의 발전된 시민 의식에 걸맞은 경찰이 되려면, 경찰의 중앙 집권된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 현 국가 경찰제도는 경찰 권력의 비대화를 낳았고, 과잉 진압 등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따라서, 저자는 자치경찰제와 경찰위원회를 도입하여 경찰의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치경찰제는 지역 경찰과 국가 경찰의 역할을 분담하는 제도로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민주주의 지방 자치의 보충성 원리에 따라, 지역 경찰을 설립하고 시·도 단위 지역 자치구에서 독자적으로 수사와 치안을 맡도록 한다. 지역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일 때 국가 경찰이 움직인다. 각 지역의 경찰이 독립되어 경찰 파쇼화를 막을 수 있고, 시·도 단위 지역 자치구는 작은 사회의 부패 문제도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규모다.

경찰위원회는 경찰과 관련된 각종 문제를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경찰의 문민통제를 강화하는 게 설립 목적이다. 경찰 조직에 상응하여 국가 경찰위원회와 지역 경찰위원회로 나뉜다. 위원은 의회 추천과 대통령(지역의 경우, 도지사)의 지명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한다. 시민이 투표로 구성한 국회와 지방 의회가 위원을 구성하여, 경찰의 권력 남용을 방지한다.

검찰·개혁이 어디로 향할지 아무도 모른다.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 수도, 부작용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몸부림이라는 건 틀림없다. 더 많은 사람이 개혁에 관심을 기울이며 논의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드씽 - 경영의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2319746404

스타트업을 향한 조언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 중이면서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저자가 경영 노하우를 이야기한다. 어려운 경영학 이론을 인용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설명한다. 인재 영입과 해고, 인수합병, 사업 확장 등 스타트업을 경영하면서 겪을 여러 문제를 담았다. 심지어, 스트레스 관리법 등 개인적인 문제의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스타트업을 경영 중인 경영진이라면 참고할 게 많다. 또한, 실무적인 내용이 많아 어렵겠지만, 일반인도 저자의 고민과 결단 과정에서 배울 점이 많다.

훌륭한 경영진은 낙관과 비관 어디에도 빠지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 했다. 기업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었냐는 질문에 일반적인 경영자는 사업 감각 등 자기만족적인 답변을 한다. 반면, 최고 수준의 경영진은 모두 공통으로 "그만두지 않았을 뿐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어려운 문제는 혼자서 고민하면 안 된다. 동료, 직원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영진이 전체 정보의 10%만을 보유한 채 회사를 이끈다는 연구 결과가 있듯이, 자신이 모든 걸 떠안으면 안 된다. 한 명의 머리보다, 여럿이 함께 하는 게 더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미래의 더 큰 이익을 놓치지 말라고 조언한다. 때로는, 욕먹을 각오도 해야 한다. 모든 직원에게 똑같은 인센티브를 지급하면,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직원의 근로 의욕을 자극하지 않는다. 비난받을지라도, 성과를 만드는 특출난 소수의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몰아주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저자는 업무 환경이 인사 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임원을 영입할 때, 영입된 임원이 이전 회사에서 훌륭했다고 해서, 지금 회사도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끄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학벌과 자격증 등 외적으로 유능한 직원이 반드시 업무 능력도 뛰어난 건 아니다. 부족한 면이 많은 직원일지라도, 최고의 성과를 만들 수 있다. 단점보다 장점을 봐야 한다. 직원이 보유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에 배치하는 게 인사 관리의 시작과 끝이다.

메타 인지와 행동

책 전체를 관통하는 건 메타 인지와 행동이다. '메타 인지', 자신이 불완전하고, 자신이 모른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렇다면 무엇을 모른다고 생각해야 할까? 그건, 경영 일체다. 경영에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유념하고 있어야 한다. '행동', 자신이 직접 나서야 한다. 직원과 1:1 면담으로 소통해야 한다. 사내 업무 전반을 직접 점검해야 할 때도 있다. 책상 놀음하지 않고, 솔선수범하게 움직여야 한다. 메타 인지와 행동은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경영진의 필수 마음가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기어가 된 조선 유학자, 윤휴 - 왕과 사대부, 그리고 사관마저 지우려 했던 조선 최초의 자유로운 사상가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2312725259


사문난적 윤휴

실패한 북벌 개혁가 윤휴를 만난다. 백호 윤휴는 예송논쟁부터 경신환국까지 조선 중기를 휩쓸었던 소용돌이의 중심이었다. 윤휴가 활동하던 시대는 임진왜란에 이은 병자호란으로 조선 정부와 사대부를 향한 신뢰는 무너졌고, 온갖 병폐가 양성되던 때였다. 윤휴는 북벌과 예학, 두 가지를 주제로 정치 풍파의 중심핵이 된다. 격동 속, 윤휴의 꺾이지 않는 신념은 배울 점이 많으면서 동시에 많은 교훈이 된다.

윤휴와 북벌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을 몰아내고 정권을 잡은 서인이 내세웠던 이데올로기는 명을 향한 '사대', 그리고 명을 무너뜨린 원수 청을 향한 '복수'였다. 인조의 뒤를 이은 효종과 함께 '북벌'을 내세운다. 하지만, 이는 집권을 위한 표어였을 뿐, 실제로 북벌을 추진할 생각은 없었다. 서인과 윤휴의 갈등은 여기서 시작한다. 윤휴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했던 북벌을 실제로 추진하려 했다.

서인이 북벌을 이데올로기로만 내세웠던 건, 당시 조선은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경신대기근으로 온 나라가 굶주리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전쟁은 자살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윤휴는 북벌을 추진하기 위해 조선을 개혁하려고 했다. 서얼제도, 방군수포제 등 사회 병폐를 완화하여 조선 사회 시스템을 회복시킨 다음 전쟁을 수행하고자 했다. 하지만, 서얼제도와 방군수포제는 기득권인 양반의 강한 반발에 부딪힌다. 같은 당파에도 비판받을 정도였다. 결국, 그의 개혁은 환국 정치를 거치면서 실패로 돌아간다.

현대의 시점에서 봐도 북벌 추진은 무리수다. 설령, 성공한다고 해도 공민왕의 요동 정벌처럼 일시적인 성공에 그쳤을 확률이 높다. 일단, 조선의 상황이 말이 아니었다. 여러 폐단을 바로잡고, 비효율적인 제도를 개혁한다고 해도 조선이 청나라와 대척할 수 있을 정도의 국력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한 세대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청나라를 자극했다가 몽골과 고려 관계처럼 완전한 속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었다. 광해군이 괜히 중립 외교를 수행하려고 한 게 아니다. 윤휴의 북벌론도 이데올로기다.

저자는 상당히 '서인'에 적대적으로 서술하면서, 그들과 대척점에 서있던 '남인'과 윤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조선왕조실록은 승리자의 입장인 서인의 관점에서 쓰였고, 서인은 상당히 부패한 집단으로 봤다. 그들과 맞선 윤휴는 자주적이고 합리적인 개혁가로 조명했다. 하지만, 서인도 긍정적이 부분이 많다. 또한, 송시열이 신분제를 옹호하는 주자학을 고집했고, 윤휴는 이를 개혁하려 한 개혁가로 다룬다. 실상은 송시열도 주자학의 한계를 인정했고, 그리 교조적인 사람도 아니었다. 반대로, 윤휴는 대표적인 민생 개혁인 대동법에 반대했다.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짙은 책이라, 조심해야 한다. 저자는 흑과 백을 명확히 구분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현대 진보와 보수처럼 서인과 남인의 대립도 입체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절반의 한국사 - 고대에서 현대까지 북쪽의 역사
여호규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2311506940


북녘의 역사

분단의 현실로 우리나라에 생소한 북녘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한다. 해서와 관서, 그리고 관북 지방, 더 나아가 만주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을 만난다. 각 장의 저자가 다르며, 북녘 역사 칼럼 모음집이다. 고조선 중심지 이동설, 동북 9성 위치 등 확정되지 않은 가설을 사실인 양 설명하지 않는다. 북녘의 역사를 객관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의의를 찾는다. 다만, 현대사에서 다소 편향된 관점이 보이기도 한다.

고조선부터 발해, 그리고 여진과 북한까지 전 시대를 관통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고조선과 드넓은 만주를 호령했던 고구려와 발해, 그리고 그들을 계승한 고려 왕조, 윤관의 동북 9성 개척까지는 어느 시중의 역사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일반인에게 소외된 북한의 역사까지 다룬다는 점에서 가치 있다. 남북 분단 이후 북한에 어떤 정치 풍파가 있었는지, 동양의 예루살렘이라 불리던 평양이 어떻게 독재의 온상이 됐는지, 평양의 핵심 세력이던 우익이 남한에 미친 영향 등을 배운다.

북한의 역사 파트에서는 '북한 독재'의 역사보다는 분단 이전 평양이 어떻게 보수 우익의 중심 도시가 됐고, 평양에서 세력을 키우던 보수 우익이 분단 이후 어떻게 반공주의를 이용해 남한에 정착했는지 집중 조명한다. 반면, 좌익은 독재와 학살보다 분단 이전 좌익의 항일 운동에 초점 맞추고 있다. 비중은 우익이 많지만, 평가는 좌익에게 편향된 느낌 받아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