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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같지 않은 엄마
세라 터너 지음, 정지현 옮김 / 나무의철학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의 반은 표지와 제목에서 그 느낌이 결정된다.
제목부터 반했다.
사실 현재 19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으로서
내가 느끼고 있던 감정은 늘 미안함, 죄책감, 안타까움이 절반.
그 중에 행복감도 물론 있지만 말이다.
그 많은 아쉬운 감정 중엔 특히나 블로그 혹은 tv에서 보여지는 완벽하기만 한 엄마,아빠의 모습에 비해 모자라게 느껴지는 날 비교하며
느끼는 감정도 적잖다.
현재의 나는 육아를 위해 오롯이 내 일도 내려놓은 상태다.
외국인인것만 다르지 남편이며, 생각이며 많은 게 비슷한 저자 세라.
이 책은 우연한 기회로 먼저 읽게 되었는데 서평을 쓰려고 하니 참 감회가 새롭다.
나역시 뻔한 육아생활이 지쳐 우울감이 찾아올 무렵 동생의 권유로 블로그를 시작해
요즘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블로거이기에 더욱 반가웠다고나 할까.
늘 엄마는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내 아이에게 못 해주는 것 같아, 덜 해주는 것 같아 미안해진다.
엄마도 사람이기에 한번씩 욱! 할때가 있는데 꼭 그 감정을 드러내고 나선
자는 아이를 보며 눈물 짓고 "오늘 내가 왜 이랬지? 아직 아기인데..." 라며 후회하는 게 일.
기존 육아서들은 항상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그렇게 하면 안된다! 저렇게 하면 안된다!
이게 옳은 방식이다! 이게 제대로 된 부모의 모습이다! 라며 교과서마냥 가르치려 드는 책이 일쑤였다.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슬슬 짜증도 나고, 자괴감도 밀려오고
"아니 내가 육아서를 통해 배우고 좀 더 나은 엄마가 되려고 읽는건데 왜 이런 감정을 느껴야하지?" 하며
더욱 속상하게 만드는 책들.
그러나 이 책은 좀 다르다.
읽으면서도 "그래그래! 맞아맞아!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어. 나 아닌 저 먼 영국 여자분도 느끼는 감정이었다니." 하며 엄마를 공감하고 웃고 미소짓게 한다.
그렇다.
내가 낳고 싶어 낳았지만 그 사실만으로 다 감내해라! 고 하기엔 조금은 버거운
육아로 이미 지칠대로 지친 엄마들에겐
이런 책이 묘약이다.
개인적으로 빨간약같은 책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아기 낳은 친구들이 "낳으면 뱃속에 도로 집어넣고 싶어질걸?" 이라는 말을 했을땐 크게 실감나지 않았다.
아기 낳는 순간의 산고가 "기차가 내 배 위를 지나가는 것 같아" 라고 표현해 준 지인의 말이 크게 피부로 와닿진 않았는데 진통을 겪으면서 느꼈다.
"아, 딱 맞는 표현이네!"
육아란 공감이다.
저자처럼 아이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어쩌면 나도 지역교육을 들으러 갈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문센에서 옆자리 어머님과 대화를 나누는 정도지만.
그리곤 이 사람이 나와 성향이 맞는 육아맘인지 아닌지 경험치를 통해 알 수 있겠지.
책을 읽으며 공감이 안되는 구절이 없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성향이 맞는가보다, 가까이 살았으면 한번 찾아가서 얘기나누고플정도
나 역시 엄마가 되어서 나는 절대로 안 저래야지! 했던 일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다.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한 듯한 아기 엄마들을 볼때면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했던 게 사실이다.
혹시 돌아간다면 그 입을 때려주고 싶다.
방금도 머리는 부시시에 한껏 꾀죄죄한 트레이닝복 상태로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옆집 노부부분들을 만났다. 출산 전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평소야 직장에 다녀서 화장을 할 수 없이 했지만 주말에도 풀메이크업은 아니라도 살짝 비비정도는 바르고 집밖을 나섰던 나인데 이제는 부끄러움도 없나보다.
그리고 처음보는 이와도 스스럼 없이 말 트는 것도, 그리고 가끔씩 남편에게 아빠라고 부르는 것도.
뭐든 다 경험해보고 느껴보니 이해가 간다.
나 지금 지칠대로 지쳤어, 독박육아로 심신이 고단해!
남편은 내 마음을 몰라줘요. 라며 오늘 이 시간도 힘들어하는 엄마가 있다면
꼭! 읽어보기!
잠시간의 웃음과 공감대를 되찾을 수 있는 유쾌한 책이기에
어느새 나도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고 있다. 나는 절대로 저렇게 꾀죄죄하게 다니니 말아야지, 라고 말하는 아가씨가 있다면 일단! 우선은! 엄마가 되어보고 말해보라. 한 순간이라도 그러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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