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날 - 마음을 쓰고 세상을 만나다
경남 문해교실 67인 지음, 초록담쟁이 그림 / 책숲놀이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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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엔 디지털 매체에 대한 리터러시가 삶의 크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할머니 세대엔 문자, 한글에 대한 문해도가 삶의 크기를 좌우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해보면, 글자를 배우지 못해 아쉬움을 많이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장에서 물건도 잘 파시고 농사도 지으시고 동네 궂은 일도 뚝딱뚝딱 처리하시던 여장부 같은 씩씩한 할머니셨는데, 손주들에게 편지가 오거나 우편이 오면 글을 아는 동네 사람을 찾으셨던 것 같아요. 그 마음을 제가 모두 헤아릴 순 없지만 책을 통해 미루어 짐작해봅니다.

이 책에는 나이 들어 문해교실에서 글을 배우신 어르신 67분의 시가 담겨있는데요. 어르신들의 글에는 세월이 담겨 있어서 특히나 깊은 울림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락(즐거움)" 편의 몇몇 글에서는 마음이 너무나도 먹먹해져서 한참을 머물러 있었어요. 글 속에서 우리 할머니의 모습도 보이고, 어느새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부모님의 모습도 보입니다.

담백한 글들이 모여 있는 책입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너무 따뜻해져서, 올 겨울 난로가 될 것 같아요. 너무 예쁜 일러스트는 덤이고요♥

** 빨간콩 도트북 책숲놀이터(@redbean_book)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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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버나딘 에바리스토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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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줄곧 앰마로 그 시대를 살았더라면, 도미니크였더라면, 셜리였더라면.. 등으로 각 인물에 저를 대입해보게 되었습니다. 점차 다양한 인종이 많아지는 한국 사회에서 한국사람으로(메인스트림) 살아간다는 게 어떻게 보면 기득권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문장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일러두기에 나온 것처럼 운문 형태를 띄는 산문인데요,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읽어나갈수록 익숙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옮긴이의 말처럼 각 인물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오케스트라처럼 느껴졌어요.

+ 읽으면서 한국 버전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을 상상해보게 되었습니다.

엠마는 그 자리에서 뒤돌아서 나왔다.
도미니크의 경우에는 문을 쾅 닫고 나왔다

셜리는 이주민 2세대치고는 꽤 높이 올라갔다
두 딸은 이미 그보다 더 많이 나아갔다.

페미니즘의 지형을 바꿔놓는 여자들이 더 많아지고, 보통 여자들의 행동주의가 들불처럼 번지고, 수백만의 여자가 깨어나 완전한 권리를 지닌 인간으로서 우리 세계의 주인 자리를 찾는 가능성에 눈을 뜬다는 건 축하할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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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기억한다 -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
베셀 반 데어 콜크 지음, 제효영 옮김, 김현수 감수 / 을유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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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이유는 주변에 사고나 질병 등으로 아팠던 사람이 많아서, 그들에게 생긴 트라우마가 무엇이고, 어떻게 치유를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제 어린시절과 보호자로서 그들 곁에 있으며 받은 영향을 점점 더 곱씹어보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저의 가장 가까운 사람의 행동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신체와 감정, 사고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뇌손상 등으로 자신의 감각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self를 잃게 된다고 한다(7장). 그리고 어린시절의 학대, 혹은 방임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8장-10장)" 설명된 부분이 특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약물, 글쓰기,요가,연극 등)을 제시하는데,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동시에 아이들에 대한 부분(8장-10장)은 양육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이 책은 2016년에 초판이 발행되고, 올해 2판이 발행되었는데요, 2판에는 표지에 앙리마티스의 <이카루스> 그림이 들어가 있어요. 무엇을 말하고자 표지가 된걸까요? 트라우마와 이카루스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봅니다.

트라우마 외상에 대해 다루는 것은 단지 트라우마만 다루어 주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함께 견디고 안전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 대상, 환경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며, 환자가 살아남기 위하여 몰두한 노력을 경외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마음이 트라우마를 무시하려고 절박하게 애쓰면 애쓸수록 몸은 무언의 감정과 느낌들로 이루어진 과거 속에 더 단단히 갇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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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육아휴직을 결정했다 - 입사 동기 부부 기자의 평등육아 에세이
임아영.황경상 지음 / 북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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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 님의 전작인 "이런줄도 모르고 엄마가 됐다"는 책을 첫 아이 육아하면서 재밌게 읽어서 이번 책도 기대가 되었어요. 남편과 동일한 주제로 각자 쓰신 글을 묶어 책을 내셨는데, 두 분 다 기자이셔서인지 단어와 문장이 예뻐서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제목에서는 단순히 '남편의 육아휴직' 스토리가 나열될 것 같은데, 육아에 대한 사회구조적 모순이 예리하게 지적됩니다. (이 부분은 두 분이 입사동기여서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동일하게 입사했는데 벌어지는 차이가 눈에 확연히 보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이 책을 페미니즘 도서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선 아내분이 분노하는 지점(사회구조적 문제, 여성에게 전가하는 돌봄 등)에 저는 굉장히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평균적인 한국 남편에 비추어 보았을 때,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은 남편이 부럽기도 하였구요.

남편의 육아휴직을 고민하며 책을 읽었는데, 글을 보면서 남편의 시간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에게도 아빠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읽으면서 줄을 치지 않은 페이지가 없었습니다. 저에게도 육아에 대한 감정은 '양가적'인데요, 육아하는 동안 이 책이 저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특히, 둘째 육아중이신 분이 읽으신다면, 더욱 많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육아하며 드는 생각과 감정을 이렇게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작가님들이 부러웠습니다.

더불어, 사각거리는 종이질이 좋았어요. 다른 책에 비해 종이가 얇게 느껴졌는데요, 덕분에 넘기는 감이 너무 좋았습니다. 첫 장을 넘기며 감탄했어요. 그리고 표지 뿐 아니라 내지 제목 하단에 작게 그려져 있는 일러스트들이 정말 예뻤어요. 그림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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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때문에 고민입니다 -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마케팅 비법을 알고 싶은 당신에게
이승민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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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표지에 적혀 있는 "이 책은 단순한 마케팅 책이 아니다."라는 문구에 200프로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온라인 사업 하시는 분들은 책을 통해 본인의 마케팅 전략을 재검토하기 좋을 것 같구요, SNS 마케팅에 관심있는 개인들도 활용할 부분이 많아 보이는 책이었습니다.

우선, 이 책의 장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책 구성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 : 목차가 잘 짜여 있으며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잘 녹여둔 부제들이 인상적입니다.

2) 마케팅 노하우를 실전 사례와 적절히 버무려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서술해놓았다 : 읽으면서 이 개념을 이렇게 풀어낼 수 있단 말인가? 대단하다는 생각에 저자가 궁금해졌어요. 교원대 출신이라는 점에 마케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습니다. 마케팅 기본지식이 없더라도 사례를 통해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어요.

3) 독자/고객을 생각한다 : 마케팅 비용은 천차만별이잖아요? 하지만 비싼 금액이 높은 성과를 보장해주진 않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저비용으로 고효율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친절하게 느껴졌어요.

일주일새 2번을 읽었는데요, 읽을때마다 다른 부분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가까이 두고 여러번 읽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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