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매싱 - 아이디어가 막힐 때 돌파하는 힘
정상수 글.그림 / 해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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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볼을 강하게 때려 넣는 타법. 스매싱(smashing)이라고도 한다. 본디, 손 또는 손에 든 물건으로 치거나 던져서 기물 따위를 깨부순다는 뜻이다. (출처 : 네이버사전) 아이디어가 막힐 때 돌파하는 힘, <스매싱>의 사전적 의미.

재미있게 술술 읽힐 줄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혹시나 또 아이디어가 어쩌고...뭘 또 구상하라고…. 이래야 생각을 잘하니 메모하고 남다른 생각을 해라 이런 얘기만 써놓은 책 한 권 추가요'라고 생각할 분들을 위해 전혀 아니라고 적기 위해 리뷰를 작성한다. <스매싱>에 대해 한 줄로 요약한다면 "재밌다. 그러니 읽어도 된다." 정도가 되겠다.

경영, 경제책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무언가 가르침이 많은 책이나, 지루함이 느껴지는 책은 점점 읽는 속도가 느려져서 요즘 리뷰쓸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그런데, <스매싱>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마케팅, 광고전공책의 빡빡함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 감히 들고 다닐 엄두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왔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실무자의 배려가 담긴 책이라니! 15초 안에 브라운관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광고의 아이디어를 짜는 사람이 비주얼이 상대적으로 적은 책에서, 자신의 책을 팔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덜 지루하게 사람들이 읽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쓴 책 같다. 책의 구성은 특별하지 않지만, 읽다 보면 적어도 지루하진 않다. 재미있달까. 적절하게 비유도 있고, 인용도 하고.



 

저자는 전오길비앤매너 코리아 (그 유명한!)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고, 현재는 교수이다. 아, 나도 대학생이 된다면 이분께 수업을 들어보고 싶다! 는 생각이 절로!! (청주대학생들 부럽다!) 머리말부터가 흥미로웠다. 잭 포스터가 지은 <아이디어 모드>에서 따온 책인데, 역시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저자답게, 바1/4장 분량에 아이디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적어놓았달까.

대학교에서 광고를 공부하면서 사실상 이론에 그치기 일쑤이거나,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벽에 부딪힌 경우가 여러 번 있었는데,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봤었더라면 창의적인 주관식 답안이나, 남다른 공모전 출품작을 냈을지도 모르겠다. 재미없는 아이디어는 내지 말라는 말로 시작해서, 아이디어는 이미 당신 안에 있다는 말이나, 갖다 붙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등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그리고 새로운 것보다 'back to basic'. 기본에 충실함을 잊지 말라는 그의 조언 또한 마음속에 와 닿는다.

요즘 들어 매일 생각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너무 바쁘다. 하지만, 남들이 하는 것에는 뭐 그리 참견을 많이 하는지, 또 왜 그리 트집을 잡고 이건 별로다, 이건 괜찮다 말하고 훅 사라지는 건지. 자신에게는 관대하면서 남들이 뭘하면 꼬투리부터 잡고 늘어지는 사람들이 많다. 나처럼 인정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역시나 남들이 뭐라고 하면 눈을 내리거나 말끝을 흐리곤 하는데,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가 소위 '대박'이 나기 위해서는, 저자는 절대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어차피 몇백 개의 안을 내도 1개만 잘돼도 인정받으니까. 가수도 그렇지 않나. 싱글 3개를 연속으로 내도 무시당하던 가수가 노래 하나 성공해서 지금은 유명한 가수가 되었고 광고 또한 우리가 모르는 수만 개의 안 중에서 성공한 A안이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고 로고송을 따라부르며 브랜드가 알려진다면, 광고를 만든 사람도, 광고의 힘을 입은 브랜드도 대성공을 더구는 것이다. 세상은 참 간단하고 쉬운 것 같지만, 남들이 모르는 '엄청난 창작의 고통'이 숨어있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저자와 마음이 통한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소통하는 것 같다. 내가 궁금해하는 부분을 미리 알려준다. 가령, '능수능란한 이야기꾼이 되기 위한 4가지 비법(p64)'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1. 단편소설을 꾸준히 읽는다 - 서머싯 몸, 은희경, 김영하, 원재길 같은 작가들의 짧은 이야기를 읽어보라.
2. 짧은 만화를 본다 - 2컷, 4컷으로 구성된 이야기..무엇이 미소 짓게 하는지 적어둬라.
3. 유머 모음집을 읽는다 - 영이 유머집, 리더스 다이제스트 등을 읽고 적어둬라.
4. 생활 속에서 엿들어라. - 지하철은 아이디어의 보고다. (이 부분 특히 마음에 든다! 유명 개그맨은 예전에 개그소재가 떠오르지 않으면 온종일 지하철에 앉아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디어를 낸다고 했다. 나도 실천해봐야지! 마음만 먹고는 막상 실천하지 않았는데…. 올해 계획에 추가해야겠다.)

비난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런 문구도 담았다. '비수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뭐, 답은 창의적인 사고를 하면 된다라고 적혀있다만 이것보다 더 마음에 드는 건, p144에 있는 답이 더 마음에 든다. '다른 사람에게 주눅 들지 마라'. "아이디어 능력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어차피 주관적이다. 계량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나 나나 다를 것이 없다, 아이디어 세계에서는."

사람들은 다르다에 대해 독창적이다는 말을 덧달기도 하지만, 이상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한다. 나를 고작 한 마디에 가둬놓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국외 유명 광고전에서 상을 휩쓴 이제석씨의 경우는, 인터뷰 당시 자기를 나타내는 사진을 한 장 부탁했더니 하의를 벗은 채 변기 위에 걸터앉아 털을 괸 사진을 보냈다고 한다. 사이코라고, 별나다고 할 순 있지만 자기 자신을 남들이 아무리 얘기한다고 해도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건 다름 닌 나 자신 아닌가. 내 아이디어도 내가 낼 수 있는 거고, 그 주장을 밀고 나가야 할 때는 어떠한 시선과 말투도 이겨낼 아는 당당함, 뻔뻔함도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저자는 광고회사에서 일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광고와 연관지었지만, 취업을 할 때 나를 나타낼 때, 혹은 엄마가게에서 햄버거를 팔아야 할 때, 친구 옷가게에서 봄맞이 이벤트를 만들어야 할 때 등 일상에 있어 필요할 때 다시금 책을 꺼내서 파라락 넘기고 참고할 수 있겠다. 참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그리고 500페이지가 넘는 전공책서적보다 더 자주 보게 될 거라는 확신이 있기에 실용적인 책이라고도 말하고 싶다.
아무쪼록 리뷰를 즐겁게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p.s 이 책 서점가서 구입하기 전에 고민되는 분들은 260p 읽어보시면 될 것 같다. 버스에서 읽다가 빵 터졌다.
이것이 creative구나!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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