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구판절판


마나미의 죽음은 보호자인 제 감독불찰이 원인입니다. 학교에서 이런 문제를 일으켜 여러분 마음에 적잖은 충격을 준 점,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 후로 이미 한 달 이상이 지났건만, 새벽녘이면 언제나 이불 속에서 손을 뻗어 마나미를 찾곤 합니다. 마나미는 잘 때 항상 몸 어딘가를 제게 꼭 붙이곤 했습니다. 짓궂게 몸을 떼면 눈을 감은 채로 손을 더듬어 저를 찾았고, 손을 꼬옥 잡아주면 다시 고른 숨소리를 내곤 했습니다. 눈을 뜰 때마다 이제 아무리 손을 뻗어도 그 보드라운 뺨이나 솜털 같은 머리카락을 만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교장 선생님께 사직의사를 밝히니 그 사고가 원인이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아까도 기타하라 양이 같은 질문을 했지요.
-90쪽

분명 제가 사직을 결심한 것은 마나미의 죽음이 원인입니다. 하지만 만약 마나미의 죽음이 정말 사고였다면, 슬픔을 달래기 위해서도, 그리고 제가 저지른 죄를 반성하기 위해서도 교사직을 계속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사직하는가?
마나미는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 우리 반 학생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입니다. -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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