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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오근영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To. 우연히 내 글을 읽게 된 당신에게.
이 책에 대해 궁금해서 여기까지 오셨군요. 그래요, 알려드리죠.
음, 사실 전 이 책을 예전에 읽었어요.
지하철 탈 일 있을 때 꾸준히 들고 다녔어요.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들고 다녔어요.
책의 인물에게 빠져서 헤어나오질 못했거든요. (웃음)
그만큼 참 재밌고 흥미로운 소설이니 한 번쯤 읽어보셨음 해요.
'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이라는 제목만 봐서는 니시노라는 사람이 쭈욱 얘기하나보다-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10명의 주변 여자들이 니시노랑 함께 했을 때를 차곡차곡 담은 책이에요.
바꿔 말하자면, 10명의 여자 목소리를 책 안에서 들을 수 있어요.
우선 초중반까지는...놀라운 흡입력으로 책장을 넘기게끔 만들어요.
저 또한 10명의 여자들처럼, 니시노에게 호감을 가지고 이 사람을 알아가기 위해 책을 읽어나가게 되더라고요. 매력이 한 눈에 보이진 않지만, 뭐랄까. 시선을 뗄 수 없는 그러한 느낌이 있어요. 흥미로운 사람,이랄까.
아, 그러고보니 위에 참 재밌고 흥미로운 소설이라고 썼는데...
참 재밌고 흥미로운 사람이 등장하는 소설이라고 하는게 더 낫겠네요.
흠흠,
그러니까, 니시노는 능글맞고 능청스러우며 많은 것을 알고 보고 행동하며
여자가 어떻게 하면 자길 좋아하게 만드는 지 아는...
그런 사람이에요.
많은 여성들이 바라는 남성상이기도 하지만-
저 또한 원하는 걸 해주는 사람이 좋아요.
조금 더 상세히 쓰자면, 별 것도 아닌 걸 해주는 사람.
책 속에 있는 말을 빌려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그래요, 좋아요.
'내가 원하는 빈도로 전화걸기. 내가 원하는 시간에 전화걸기.
내가 원하는 응석 부리기 등...'
사소한 걸 소름끼치게 깔끔하게 해내는 니시노. 제가 어찌 책장을 도중에 덮을 수 있겠어요. 이렇게 설레이게 하는데!
아, 이 니시노라는 사람은 말 한마디에 여운이 서려있고 마음에 남게...
귓가에 맴돌게 하는 능력이 있어요.
고의가 아니더라도 (고의일지도 모르겠네요) 자신을 상대방에게 남겨요. 살포시.
이 책에서의 10명의 여자들에게는 각각 강아지/마리모/체온계/불똥꼴뚜기/매미 등
매개물을 남겼어요. 그래서 이러한 사소한 것들을 보면 언제든지 니시노로 추상화되게...
여성을 완벽하게 좌지우지하게 만들어서, 바람둥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요. 그러기엔 너무 순수하고 여린 마음을 지니고 있고
또 모자랄 것 없는 사람인 듯 하지만 궁금한 것, 부족한 것 모두 있는 사람이고.
한 편으로는 불쌍한 사람이기에 손을 쉽게 놓을 수 없는 이 사람.
흑과 백. 그리고 회색..투명색.
쉽게 니시노라는 사람에 대해 색으로 정의 내릴 수가 없네요.
이건 제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찾아주세요.
아아. 니시노가 여자를 그렇게 많이 만나는데 왜 사랑하냐고 묻는다면...
니시노는 10명의 여자를 만나도 사랑에 대해 목말라해요.
만나는 사람들에게 사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적으로 묻는 것을 책 속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거에요.
"내가 니시노를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면 되는거야"
라는 대답을 듣고 싶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이런 남자와 만나는 여자도 평범하진 않겠죠?
10명의 여자들도 각각 독특한 캐릭터들이어서 쉽게 그런 말을 뱉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네요.
그래서 불쌍한 사람.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이 사람. 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 이야기에요.
그 다음 이야기는...얘기 안할래요.
니시노의 연애 이야기를 살펴보고
11번째의 그녀로 그와 연애해보고 싶지 않아요?
난 어느새 니시노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글쎄요. 당신은 모르겠어요.
한 번, 읽어보고 저에게 알려주세요.
그럼 전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