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기술
딘 R. 쿤츠 지음, 양혜윤 옮김 / 세시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공포, 습격, 광란, 잠적, 사투. 총 part5로 이루어진 살인의 기술은
약 470페이지의 방대한 페이지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빨리 읽힌 책이다.

주인공은 꼬마 조이와 와인&다인이라는 식품점을 경영하고 있는 그의 엄마 크리스틴.

적당히 잘 살고 있는 그들에게 갑자기 괴노파가 찾아와서 악담을 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 된다.

괴노파의 정체는 황혼교단의 교주격인 그레이스. 꼬마 조이를 사탄이라 여기고 죽이려고 한다. 황혼교단의 시점, 그리고 조이와 크리스틴의 시점으로 한 번씩 바뀌어 가면서 내용이 전개 가 되기 때문에 동시간적인 묘사도 뛰어나고 영화 샷이 바뀌어가는 듯, 시각적 상상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데 도움을 준다.

마치 황혼교단이라는 집단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그들의 활동하는 모습, 교주에 대한 찬양. 그들의 생각들을 상당 부분 담아놓아서인지, 교단에 대한 놀라움과 두려움, 공포감을 심어주는 게 있어 한 몫한 것 같다. 조금 더 잔인하고 가차 없는 집단으로 충분히 묘사 가능했을 것 같은데, 최대한 사실적으로, 비현실적이지 않은 정도선으로 묘사해서 더 실제 존재하는 교단 같다.

스릴러 교과서라는 표지의 글 때문에 정말 많은 기대를 했지만 본격적으로 심장박동수를 흔들어놓아야 할 중간부분에서 조금 몰입도가 떨어지는 점은 많이 아쉽다. 또한 '아주 약간의 로맨스'. 스릴러의 날카로움에 지친 독자들을 위한 배려차원일 지는 모르겠으나 비유하자면, 음식 완성도 되기 전에 후추 몇 번 친 것 같은 황당한 느낌은 이 소설의 옥의 티. 하지만 맨 끝의 색다른 반전(이는 개개인이 생각하기 나름이지만)과 책의 시작부분에서의 다른 책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빠른 전개와 걸림돌 없이 읽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분명히 스릴러에 대해 환호하고,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필독서임은 분명하다.

이 책은 심리학과 연관 지어서도 굉장히 유용하게 응용될 듯 하다.
가령, 한 행동이나 동작에 따라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다'라는 것 하에 인물들의 내적갈등을 엿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같은 행동을 해도 자신이 호감을 갖고 정말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면 호의적으로 받아들이지만, 평소 행실이 좋지 않은 - 남을 속이기 일쑤이고 본받을 점이 하나도 없는 - 사람이라면 그에 대해 의심을 하며, 무엇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하는 이해타산적인 생각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의 생각에 대한 솔직한 그의 생각을 주인공을 통해 녹여서 풀어쓴 것도 같다.

만화 '몬스터'에서의 '닥터'와 '요한'이라는 두 주인공,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의 '배트맨'과 '조커'는 '선과 악,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에 관해 독자와 관객들에게 답이 없는 질문을 던지는데 이 소설에서의 마지막 시사점에서도 그와 비슷한 질문이 던져진다. 만약, 황혼교단이 행하려던 일들이 진정 정당했고 조이가 정말로 악마였다면 이 책이 시사하는 점은...한 권에서의 내용은 전혀 다른 관점에서 다시 읽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조이가 악마가 될 지, 악마가 되지 않을 지... 그건 정말 아무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영향력, 주위의 반응, 그의 생각...작고 큰 모든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살인의 기술. 책의 제목으로 중요한 바를 시사할 것 같지만 막상 '기술'을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굳이 무엇일까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내본다면, 아마 '심리'가 아닐까. '마음이 정신을 지배하고 육체를 지배한다'는 구절은 이 책을 보면 몇 번이고 연상될 것이다. 인간의 잔혹함, 냉정함, 열의, 광적인 마음, 사랑 등 마음의 다양한 변화는 일어나고, 그에 따라 내용도 전개된다.  이 이상의 생각, 판단은 이 책을 읽는 그 다음 독자의 몫이다. 

 
덧)
개인적으로 이 책이 아마 영화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어서 만들어지게 된다면, 색다른 영화로 남게 될 것 같다. '아이'의 시점, '엄마' (크리스틴)의 시점, '그레이스'의 시점 등으로 각각 나와도 정말 흥미로울 것 같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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