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온다 - 늑대를 사랑한 남자의 야생일기, 2020 우수환경도서 선정도서
최현명 지음 / 양철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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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에서 늑대를 만난 건 어릴 적 읽었던 <시튼 동물기>였다. 늑대 로보의 이야기를 읽고 늑대를 더 좋아하게 됐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숙제로 읽었던 <울지 않는 늑대>를 너무 재밌게 읽었다. 한국에도 늑대에 대한 책이 나왔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샀던 책, 몇 년이 지난 지금에야 펼쳐서 다 읽었다.

처음부터 늑대를 찾아서 자세히 관찰하는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늑대를 찾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의사소통이 어긋나서 늑대굴을 찾아놓고도 촬영할 수 없게되기도 하고, 흔적을 찾아 헤매도 늑대를 구경도 못해보기도 하고, 설상가상으로 길을 잃기도 하고...

늑대를 찾아 헤매는 과정이 세세했다. 그러던 중에 목격한 새와 동물들의 이름이 반가웠다. 어쩌다보니 떠안게된 새끼 늑대 두 마리의 이야기도 재밌으면서도 가슴이 조마조마할 때가 많았다. 특히 먹을 것을 매번 구해야 할 때...

다큐멘터리는 정말 긴 고생 속에서 건진 영상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 책에서도 다큐멘터리의 환상을 보고 늑대를 찾아 떠났던 이야기가 나왔다. 꿈꾸던 풍경이 눈앞에 나타난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것도. 늑대를 현실로 마주한 느낌이었다. <울지 않는 늑대>를 읽었을 때의 나도 늑대를 환상으로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현실로 존재하는 늑대는 점점 더 보기 힘들어진다. 한국에서 늑대를 보존하려던 시도도 그 과정을 보니 안타까웠다. 그 과정에서 세상을 일찍 떠난 늑대들이 안타깝다. 인간이 또 실수를 딛고 나아가기를.

그렇게도 늑대와 여우를 보려고 애썼지만, 어떻게든 녀석들의 사진을 찍으려고 발버둥을 첬지만, 그 사진들이 다 무슨 의미일까. 사진 속의 동물들은, 사진이 담고 있는 것들은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 아무 생명이 없다. 그것들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내가 녀석들을 찾아 헤매는 그 시간 속에, 그 체험 속에 녹아 있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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