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머리 앤의 가족이 생각났다. 가족으로 태어나지 않았다해도 함께 보낸 짧은 여름이 이렇게 반짝인다면, 분명 가족이다.
말하지 않기에 힘이 있는 말이 있고, 소리내어 말하기에 힘이 있는 말이 있다.
짧고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사랑을 알게된 소녀는 앞으로도 사랑 속에서 살 수 있으리라 믿는다.

모든 것은 다른 무언가로 변한다. 예전과 비슷하지만 다른 무언가가 된다. - P33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차가 떠나고 나서 엄마가 말한다.
"아무 일도 아니에요." 내가 말한다.
"말해."
"아무 일도 없었어요."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가 묻고 있지만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만큼 충분히 배웠고, 충분히 자랐다. 입을 다물기 딱 좋은 기회다. - P96

(...)아저씨의 품에서 내려가서 나를 자상하게 보살펴 준 아주머니에게 절대로,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더욱 심오한 무언가 때문에 나는 아저씨의 품에 안긴 채 꼭 잡고 놓지 않는다.
"아빠." 내가 그에게 경고한다. 그를 부른다. "아빠."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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