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곳의 고양이 우리 그림책 30
이주혜 지음 / 국민서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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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어디에 있을까요?

행복을 찾아 우주까지 다녀온 고양이가 있다고 해서 만나보았습니다.

< 높은 곳의 고양이>



사건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노란 나비 한 마리를 쫓다가

높은 곳에 있는 즐거움을 알아버린 고양이.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갑니다.

행복감과 함께 불안감도 올라가지요.

행여 다른 고양이한테 자리를 빼앗길까 봐서요.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갔다 생각했지만 이내 더 높은 곳이 있다는 사실을 이내 알게 됩니다.

그래서 고양이는 하늘 위로 우주까지 날아갑니다.

가장 높은 달에 도착한 고양이는 이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한 고양이.




하지만 그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해요.

달의 원래 주인인 달토끼들이 고양이를 쫓아내

고양이는 한동안 우주 속에서 떠돌아다닙니다.

어디로 가야할 지 몰랐으니까요.

그리고 고양이는 이제 아무래도 좋으니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캄캄한 우주 속을 헤매는 고양이를 따라 책을 이리 저리 뱅글뱅글 돌려보다 보면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이대로 우주 미아가 되는가 싶지만 다행히 지구를 향해 떨어지는 별을 붙잡아 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쿵!" 커다란 소리와 함께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진 고양이.

높은 곳에 올라갔던 만큼 제자리로 돌아오는 충격은 엄청난 것이네요.

그렇지만 이제 고양이는 괜찮습니다.

진짜 행복이 있는 곳을 알았거든요.



고양이를 따라 행복을 찾으러 우리는 우주까지 따라갔다 돌아왔습니다.

처음에 고양이는 높은 곳이 주는 재미와 행복에 취해 자꾸 위로만 올라가려고 하지요.

저는 이 모습을 보며 <꽃들에게 희망을>이 떠오르더라구요.

결국 아무것도 없는 꼭대기 위의 허황된 진실을 알게 되기까지 애벌레들처럼

고양이도 캄캄하고 아무것도 없는 진공의 우주 속을 떠돌다 진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알게 되지요.

자기가 찾는 행복이 있는 곳, 자기가 있어야 할 곳, 그곳으로 돌아오기까지 고양이는 많은 곳을 거칩니다.

멀리 그리고 높이 갔던 만큼 되돌아온 충격의 여파도 크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해주네요.

또 떠나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사랑이 행복과 함께 있다는 사실도 마지막에 깨닫게 됩니다.

행복은 멀리에 있는 게 아니라 언제나 내 곁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고양이의 행복찾기 여정의 마지막에 다시 확인할 수 있어요.

아이들에게는 고양이를 따라 여행하며 즐거운 순간을

어른들에게는 무한경쟁 사회에서 내 곁의 행복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줄 그림책.

다양한 고양이들의 모습과 건물 그리고 탈 것들, 우주의 별들에 이르기까지

참 많은 볼 것들이 가득한 그림책이기도 하네요.

그리고 책을 360도로 돌려보는 재미난 방법까지 터득하게 됩니다.

의미와 재미를 골고루 갖춘 참 매력적인 그림책이네요.

행복해지고 싶은 누구나에게, 행복을 찾고 있는 모두에게 건네고픈 그림책 < 높은 곳의 고양이>

고양이가 들려주는 행복 찾아 삼만리~ 행복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우주여행은 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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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대신 욕망 - 욕망은 왜 평등해야 하는가
김원영 지음 / 푸른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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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장애인이다'

우선 나 자신에 대한 정의를 하나 내리고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정상'의 반대말은 '장애'가 아니라 '비정상'이다.

장애인이라는 말의 반대말은 정상이 아니라 비장애인이 맞다.

나는 정상이 아니라 그냥 비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나는 처음으로 알았다.

그리고 동시에 이 뜨거운 책 <희망 대신 욕망>은 나에게 큰 불덩이를 안겨주었다.

이 책은 골형성부전증이라는 병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김원영 변호사의 정상과 비정상의 세계를 넘는 장애인으로 살아온 인생을 증언하고 있다. 그는 엄마 등에 업혀 다니며 수많은 고통스러운 수술을 해야 했고, 학교에 다니지 못한 채 집과 병원에서 지낸 유년시절을 지나 점점 더 큰 세계를 꿈꾸며 재활학교를 다니며 검정고시를 치른다. 운좋게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거절당하던 고등학교에 간신히 입학해 교육을 받고 서울대로 진학해 장애인의 세상과 일반적인 20대의 세상에서 흔들리며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의 특별함을 발견한다. 이 책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세계에서 진동하며 여러 세계에 걸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이 사회에서의 장애인으로서의 삶을 증언하고 있다. 읽는 내내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불합리성과 불평등에 대해 그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지한 내가 부끄럽고 불만스러웠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김원영 변호사가 갖고 있는 여러 세계에 걸친 정체성에 기인할 수 밖에 없었다.

의무교육이란 대한민국에 사는 이라면 누구나 다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생각이 틀렸다. 내가 받은 공교육 기간 동안 나는 과연 장애를 가진 친구를 만난 적이 있나? 돌이켜보건대 그리고 그들이 나와 다른 존재이기에 그들이 다른 교육기관에서 교육받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을 것이다. 장애인 시설이나 병원 혹은 집에서 감금되다시피한 채 평생을 보내는 삶. 그런 삶을 사는 이들이 어엿이 내 주변에 있다는 사실을 어째서 몰랐을까? 그들을 격리하고 감금시킨 것은 다름 아닌 정상의 세계에 사는 비장애인들이다. 장애인들의 삶이란 다른 비장애인들의 삶과 많이 다르지 않은 그저 나와 상관없는 하지만 나와 많이 다르지 않는 타인의 삶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분명 그들은 존재하는데 나는 어째서 그들을 쉽게 접하지 못했던 것일까? 이런 의문조차 가져보지 못했다니.

나는 <희망 대신 욕망>을 통해 내가, 우리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 세상이 이들에게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아니 얼마나 매몰차게 우리라는 범주에서 제도권 밖에서 이들이 머물도록 강요했는지를 너무나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김원영 변호사는 말한다.

"장애인은 병원이나 수용시설에서 살아가야 할 '환자'가 아니라, 그 상태 자체가 하나의 존재를 구성하는 정체성이 된다. (158쪽)"

마침내 그들은 자유를 되찾기 위해 그들의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 '장애인'이라 '커밍아웃'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김원영 변호사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힘을 모아주고 하나씩 뭔가가 변화하는 과정을 읽어가며 어떤 가능성을 보았다. 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이 아직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우리 모두가 결부된 하나의 문제라는 사실에 이 변화가 얼마나 쉽지 않은 도전이 될지도 감지했다. 그럼에도 그래서 나 역시 욕망하기로 했다. 이 사회가 모두가 함께 지극히 평범하고 자유로운 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말이다.

나는 희망 대신 욕망하는 그들이 반갑다. 그리고 그들과 나를 위해 함께 분노하고 그들의 욕망을 지지할 것이다. 더 이상 그들이 장애를 극복해야 정상사회에 편입할 수 있고 우리의 배려를 받아야 하는 이들이 아니라 함께 이 사회를 구성하는 존재로 그들의 본래 정체성과 자유를 되찾기를 정말 간절히 욕망한다. 올해 아니 내 인생 가장 뜨거운 욕망을 표출하고 있는 책을 만났다. 이 뜨거움을 모두가 느끼기를 뜨겁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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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다 그림책이 참 좋아 56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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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의 주인공 동동이의 반려견 '구슬이'를 기억하시나요?

동동이와 8년을 함께 산 반려견 '구슬이', 동동이가 싫어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늙어서 자꾸 눕고 싶어 그러는 거니 오해하지 말라던 그 '구슬이'말이에요.

그렇습니다.

이 책 <나는 개다><알사탕>의 주인공 동동이의 반려견 구슬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입니다.



귀는 살짝 들리고, 눈곱이 낀 것 같이 촉촉하고 게슴츠레한 눈, 이리저리 자유롭게 난 수염

그리고 아줌마 자세로 앉아 있는 구슬이가 정면으로 우리를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는 것 같은 표지입니다.


표지 뒷면에는 화면 가득 구슬이의 털이 빽빽하게 채우고 있네요.

살짝 쓰다듬어 보고 싶습니다.

구슬이의 오르락내리락하는 숨쉬기 운동과 체온을 고스란히 느껴보고 싶네요.

그렇게 다음 장을 넘겨보면 턱 밑을 왼쪽 뒷발로 긁고 있는 구슬이가

사람들이 자신을 구슬이라 부른다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나는 개다>는 반려견 구슬이의 시선으로 보고, 구슬이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구슬이의 가족이야기입니다.

수년 전 슈퍼집 방울이네 넷째였던 구슬이는 엄마 젖을 떼고 밥을 먹기 시작하자 동동이네로 보내집니다.

아빠, 할머니 그리고 동동이와 구슬이는 그렇게 가족이 됩니다.

밤마다 자신의 형제자매일지 모르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면 열심히 대답해주다 '구슬이, 조용!'이라는 아부지의 (개가 보기엔 한참 부족한) 하울링을 듣는 구슬이, 가족 모두가 나가고 남겨진 채 길고 긴 기다림을 견디는 구슬이, 할머니와 산책나오자마자 질주하는 구슬이, 산책길에서 누구보다 바쁜 구슬이, 그러다 동동이를 발견하고 뛰어가는 구슬이, 넘어진 동동이를 보며 지켜 줘야겠다 마음 먹는 구슬이, 동동이와 장난 치고 그러다 사고 치는 구슬이, 결국 아부지의 화를 불러일으켜 베란다로 쫓겨간 구슬이, 작은 소리로 우는 구슬이, 그리고 그런 구슬이 옆에 누워 구슬이를 꼭 끌어안고 같이 잠드는 동동이....


구슬이는 동동이와 함께 장난치며 놀고, 한 공간에서 먹고 자는 한 마디로 한가족입니다. 그래서 넘어진 동동이를 보며 구슬이는 지켜주고 싶어하고, 동동이는 아부지에게 야단 맞고 베란다에 쫓겨난 구슬이 곁에서 함께 잠을 자는 거겠지요. 구슬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재미있고 유쾌하게 듣고 있다가 동동이가 한밤중에 문을 살며시 열고 이불을 들고 있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쿵하고 숨이 멈춰집니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 둘이 함께 잠든 모습에 두 생명을 둘러싼 이불만큼 따뜻한 감동으로 마음이 가득해집니다. 눈물이 날 것 같지요.

<나는 개다>는 개의 입장이 너무 잘 드러나 있어 작가님의 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찐~하게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어요. 하울링하는 이유라든지 길고 지루한 기다림의 끝에 산책나온 그 엄청난 기쁨과 동동이를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 넘어진 동동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구슬이의 다양한 표정과 여러 형태의 동작과 모습에서 잘 드러납니다. 개를 오랜 시간 옆에서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표현들이거든요.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화면구성도 다양합니다. 그리고 개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장면들은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기회를 주기도 하고 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지요.

활자를 그림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사진 속 정교한 소품들을 하나씩 꼼꼼히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리고 <알사탕>에서 <나는 개다>로 혹은 <나는 개다>에서 <알사탕>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와 힌트들을 찾아가며 두 권을 함께 보는 이야기의 연결과 확장이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해주네요.

<알사탕>에서 동동이가 먹었던 사탕 중에 구슬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해 준 사탕이 무슨 무늬였는지 기억나시나요? 기억이 안 난다면 얼른 한번 보고 오세요.

그리고 <나는 개다>의 그림책 겉장 바로 다음 장을 꽉 채우던 구슬이의 털과 마지막 장의 동동이의 잠옷의 점 무늬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모두 같은 색깔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어 어떻게 연결이 되어 있는지를, 동동이와 구슬이가 '가족'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해줍니다. 따듯한 그 느낌은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와 보송보송한 손길이 느껴지고 어떤 그리운 냄새까지도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네요.

맞습니다.

<나는 개다>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때론 웃음이 나고 때론 화도 나고 때론 슬프기도 하고 때론 따뜻한 가족.

<알사탕>을 보며 동동이에 대한 안쓰러웠던 마음이 <나는 개다>를 보면서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어요. 외로워보였던 동동이 곁에 구슬이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우리 곁에 있는 모든 생명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애틋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나는 개다> 우리 곁의 반려동물들한테 좀 더 잘합시다! 가족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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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2019-06-12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JunestaR님
저는 [매거진 Chaeg]의 에디터 이희조 라고 합니다.

저희 매거진은 ‘책’을 통해 사회와 문화, 예술 등의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2014년 10월에 창간해 지금까지 총 47호를 제작했습니다.
http://www.chae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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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staR님이 쓰신 <나는 개다> 리뷰를 보고 제안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 연락하게 됐습니다.
저희는 현재 7월호(48호)를 준비 중에 있는데요, 그중 <방 안의 코끼리>라는 코너는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책에 대해 사람들의 솔직한 리뷰를 싣는 코너입니다. (방 안의 코끼리는 ‘방 안에 들어온 코끼리처럼 존재가 자명하지만 많은 이가 굳이 언급하지 않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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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일반 문학, 비문학 위주로 다뤘다면 이번에는 그림책 서평도 한 번 다뤄보고자 한국 대표 그림책 작가인 백희나 작가의 신작 <나는 개다>를 이번호 책으로 선정하게 되었는데요, 이 기사에 JunestaR님께서 쓰신 리뷰를 조금 다듬어 실으실 생각이 없으신지요. 백희나 작가의 팬들만이 느낄 수 있는 세세한 감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상을 (감상 위주로) 분량에 맞게 다듬어 A4 1/2-2/3로 맞춰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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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는 700~1000자의 짧은 서평을 싣고 있고 일반 서평 이벤트로 진행하기 때문에 따로 원고료를 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합니다. 다만, 저희 책과 자체적으로 제작한 엽서 세트를 드리고 있습니다. 수락 여부 먼저 메일로 답변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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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의코끼리 예시: https://bit.ly/2Z2mNyL

heejo@chaeg.co.kr
이희조 드림
 
적당한 거리
전소영 지음 / 달그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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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답답한 호흡기를 정화시켜줄 푸른 식물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가는 요즘.

육체적인 답답함과 더불어 마음의 답답함을 덜어내고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어줄 것 같은

산세베리아의 초록잎이 너무나도 싱그러워 보여 펼쳐본 그림책 <적당한 거리>

식물과 사람 사이에 위치한 제목 적.당.한.거.리가 만들어내는 적당한 거리.

가만보니 사람이 입고 있는 옷에도 산세베리아가 그려져 있다.

식물과 사람이 닮아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겠지.

식물과 식물, 식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 생각하며 책장을 넘겨본다.

유난히 싱그러워 보이는 당신의 화분들이 가진 비밀이 궁금하다.

당신의 대답은 모든 것이 적당해서.


식물들은 모두 제각각 다른 성격을 가졌단다.

물을 좋아하는 아이, 물이 적어도 잘 사는 아이,

일광욕을 좋아하는 식물,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

쓰다듬어 주면 향기를 내뿜으며 좋아하는 것 같은 친구들.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고 그에 맞는 손길을 주어야 한단다.

지나친 관심은 너무 많은 수분 때문에 뿌리가 무르고,

멀어진 마음은 뿌리를 마르게 한다.

가끔은 가지치기를 해 단단한 중심을 잡게 하고,

분갈이를 해 기지개를 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바람을 맞게 하고,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 옮겨 주고,

적당한 때에 거름을 주면서 그렇게 도와주는 일.

그렇게 서로를 알아간다.

안다는 것은 매일매일의 성장과 변화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

안다는 것은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것.

한 발자국 물러서 돌볼 때와 내버려 둬야 할 때를 알아가는 것.

적당한 햇빛, 적당한 흙, 적당한 물,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비단 이것은 식물과 나 사이는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환기시켜주는 그림책 <적당한 거리>

작가의 부드러운 수채화 그림이 마음 속으로 식물들의 푸른 생명력을 스며들게 하면서

마음에 생기를 돌게 해준다. 다양한 식물들에 이름표를 채워 준 친절함도 고맙다.

전에는 몰랐던 이런 저런 각도에서 바라보는 식물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고,

식물과 친구가 되어가고 알아가는 관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읽어낸 철학을

그야말로 적.당.한.만큼 전달해준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과 어떻게 친구가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맑은 생명력이 흐르는 그림과 글로 조곤조곤 전달해준다.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면서 알아가는 두 존재 사이의 적당한 거리가 중요한 이유가

싱그러운 초록빛 생명들이 뿜어내는 산소처럼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것만 같다.

보고 나니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는 기분.

몸과 마음이 답답하고 어수선할 때면 생각나고 찾게 되는 산소호흡기 같은 그림책 <적당한 거리>

반려식물을 들이는 일이 망설여지는 당신이라면 반려그림책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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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갈래 길
라울 니에토 구리디 지음, 지연리 옮김 / 살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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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

두 사람이 각자의 길을 걷다 어느새 한 방향으로 가는 그림책의 표지가 인상적인 <두 갈래 길>

라울 니에토 구리디라는 낯선 작가의 그림책에 난 길을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파란 집이 보이고 그 집에서 시작되는 길이 있네요.

마지막 장에 어떤 그림이 있을지 생각하며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목이 나온 장을 지나 이 책의 주인공들을 만납니다.

왼쪽 장에 있는 분홍색 집 문이 열려 있고 그 앞으로 난 분홍길을 여자가 걷고 있습니다.

맞은 편 장에는 파란색 집 문이 열려 있고 그 앞으로 난 파란 길을 남자가 걷고 있네요.

"인생은 길과 같아"

그래요. 두 사람은 인생이라는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길 위에서 신기한 것을 만나기도 하고, 두려운 것을 만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잠시 멈춰 고민에 잠기도 합니다.

빨리 지나가버린 길도 있고, 너무 느리게 지나간 길도 있습니다.

밤처럼 캄캄한 때도, 뜻밖의 재미있는 일들도 만납니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뛰어넘습니다.

친구와 다투기도 하고, 온 길을 되돌아가기도 하고, 말없이 걸어야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 모든 길들은 결국 이 둘을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줍니다.

그 순간 인생은 찬란해집니다.

이 그림책은 우리 각자 한 사람이 걸어가는 길을

인생에 비유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따로 걷던 길이, 각자였던 인생이

어느 순간 겹쳐지고 한 방향으로 난 길을 걷기 시작하는 찬란한 순간,

아름답게 빛나는 인생의 의미를 그리고 있지요.

이 두 사람의 길을, 두 사람의 인생을 따라 걸으며

내가 걸어온 길, 내가 살아온 인생

그리고 내가 혹은 우리가 걷고 있는 길, 내가 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

마지막으로 내가 혹은 우리가 걸어갈 길, 내가 혹은 우리가 살아갈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비록 페이지는 몇 장 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길고도 긴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그림책이 가진 놀라운 힘이자 가능성이라는 생각도 함께 해보게 되네요.

책의 제목 곁에 써 있던 이야기를 끝으로 들려드리고 싶네요.

"지난 너의 모든 길이 아름다웠기를

지금 걷는 이 길과 앞으로 걷게 될 길이

모두 눈부시길 바라며."

_________에게.

저 빈 자리에 당신의 이름을 쓰고 싶네요.

참, 파란집에서 출발한 것 잊지 않으셨죠? 마지막의 마지막에 어떻게 되는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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