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리
전소영 지음 / 달그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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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답답한 호흡기를 정화시켜줄 푸른 식물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가는 요즘.

육체적인 답답함과 더불어 마음의 답답함을 덜어내고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어줄 것 같은

산세베리아의 초록잎이 너무나도 싱그러워 보여 펼쳐본 그림책 <적당한 거리>

식물과 사람 사이에 위치한 제목 적.당.한.거.리가 만들어내는 적당한 거리.

가만보니 사람이 입고 있는 옷에도 산세베리아가 그려져 있다.

식물과 사람이 닮아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겠지.

식물과 식물, 식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 생각하며 책장을 넘겨본다.

유난히 싱그러워 보이는 당신의 화분들이 가진 비밀이 궁금하다.

당신의 대답은 모든 것이 적당해서.


식물들은 모두 제각각 다른 성격을 가졌단다.

물을 좋아하는 아이, 물이 적어도 잘 사는 아이,

일광욕을 좋아하는 식물,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

쓰다듬어 주면 향기를 내뿜으며 좋아하는 것 같은 친구들.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고 그에 맞는 손길을 주어야 한단다.

지나친 관심은 너무 많은 수분 때문에 뿌리가 무르고,

멀어진 마음은 뿌리를 마르게 한다.

가끔은 가지치기를 해 단단한 중심을 잡게 하고,

분갈이를 해 기지개를 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바람을 맞게 하고,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 옮겨 주고,

적당한 때에 거름을 주면서 그렇게 도와주는 일.

그렇게 서로를 알아간다.

안다는 것은 매일매일의 성장과 변화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

안다는 것은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것.

한 발자국 물러서 돌볼 때와 내버려 둬야 할 때를 알아가는 것.

적당한 햇빛, 적당한 흙, 적당한 물,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비단 이것은 식물과 나 사이는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환기시켜주는 그림책 <적당한 거리>

작가의 부드러운 수채화 그림이 마음 속으로 식물들의 푸른 생명력을 스며들게 하면서

마음에 생기를 돌게 해준다. 다양한 식물들에 이름표를 채워 준 친절함도 고맙다.

전에는 몰랐던 이런 저런 각도에서 바라보는 식물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고,

식물과 친구가 되어가고 알아가는 관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읽어낸 철학을

그야말로 적.당.한.만큼 전달해준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과 어떻게 친구가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맑은 생명력이 흐르는 그림과 글로 조곤조곤 전달해준다.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면서 알아가는 두 존재 사이의 적당한 거리가 중요한 이유가

싱그러운 초록빛 생명들이 뿜어내는 산소처럼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것만 같다.

보고 나니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는 기분.

몸과 마음이 답답하고 어수선할 때면 생각나고 찾게 되는 산소호흡기 같은 그림책 <적당한 거리>

반려식물을 들이는 일이 망설여지는 당신이라면 반려그림책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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