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계절
최승훈 지음 / 이야기꽃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를 그림책에서 찾았습니다.

<엄마의 계절>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표지에 열무 다듬는 우리 엄마가 앉아 있는 게 아니겠어요.

모두가 좋아하는 우리 엄마, 나비도 좋아서 엄마 곁을 맴돌고, 고양이 나비도 엄마 곁이 제일 편합니다.

그런 우리 엄마의 계절에는, 세상에서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해 주는 엄마의 계절에는 어떤 이야기가 흐를까요?



여기는 엄마가 계신 곳, 고향.

차로 몇 시간 또는 기차로 몇 시간 걸리는 거리에 있지만

이곳에 도착하는 순간 오는 동안의 피로가 모두 사라지는 기분이 들지요.

엄마의 품 같은 자연의 품, 고향은 늘 포근하고 정겹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까치 한 마리.

엄마는 늘 까치를 반가워 합니다.

엄마는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책을 펼치는 누군가를 반갑게 기다리는 작가님의 마음도 느껴지는 것 같네요.



봄이 찾아왔습니다.

졸졸졸 냇물이 간질거리며 냉랭한 추위를 누그러뜨리고 다독이는 시간.

자식들 찾아온다는 따스한 소식 들려오는 봄이라 엄마는 더 반가울 것 같아요.

그 반가운 마음, 보고픈 마음 담아 음식 넘치게 장만하는 엄마.

자식들에게는 다 주고도 더 줄 것이 없어 안타까워하는 엄마지요.



그렇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자식들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엄마는 타박하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기다리지요.

엄마의 또 다른 이름이 기다림이구나 생각하게 되더군요.

<엄마의 계절> 속에서 저 모습 그대로 앉아 기다리고 있을 엄마를 떠올리고,

그 엄마의 기다림이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외로움이 쌓인 시간의 더께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소리없이 내리는 눈처럼 연락없이 찾아온 반가운 손님들로

엄마의 겨울은 더없이 따듯합니다.

춥기만 한 겨울이라 생각했는데 따듯한 엄마 품이 가장 빛나는 시간이 되는 계절임을 깨닫게 되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렇게 네 개의 자연의 계절과 닮은 엄마의 계절이 흐릅니다.

생명이 시작되는 봄, 쑥쑥 싱그럽게 자라나는 여름, 실한 열매들을 맺는 가을, 수고했다고 쉬라고 다독이는 겨울.

그 모든 계절을 통과하면서 엄마는 생명을 심고, 기르고, 돌보고, 기다리더군요.

저 역시 엄마의 아이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사랑을 받던 존재에서 이제 누군가를 사랑하는 존재로 거듭나는 과정을 거치고 있지요.

그래서 더욱 엄마의 계절을 지나온 그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웠습니다.

그림책 <엄마의 계절>에는 온통 기다림과 그리움이 가득합니다.

엄마라는 살리고 키워내고 기다리는 사람의 계절이 오롯이 담겨 마치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본 기분입니다.

사실 이 그림책은 그냥 우리 엄마를 그대로 그려놓은 그림책이었다고 말하는 게 맞을 거예요.

<엄마의 계절>을 보는 모두가 그 기다림과 그리움에 응답하게 되길 바라봅니다.

우리 모두는 엄마의 계절을 통과하며 자라난 생명들이니까 말이지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 어디 있어요? 곰곰그림책
브누아 브로야르 지음, 비올렌 르루아 그림, 박정연 옮김 / 곰곰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그림책은 제목 때문에, 어떤 그림책은 표지 때문에 펼쳐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데요.

<아빠, 어디 있어요?>는 그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되는 그림책입니다.

아빠와 아이의 저런 포옹, 품고 안기는 두 존재가 느끼는 감정이 그림 밖으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네요.

서로가 서로를 안았을 때의 어떤 따스한 충만감.

그것은 사랑이기도 하고, 행복이기도 하고 또 그 어떤 것일 수도 있을 거예요.

'아빠, 어디 있어요?'란 제목은 늘 자다가 일어난 저희 아이가 하는 말입니다.

유난히 이른 출근 때문에 아이는 매일 같이 아빠와 아침 인사를 나눌 수도 밤새 꾼 꿈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없지요.

그래서 늘 속상한 마음으로, 아빠를 원하는 간절함을 담아 저에게 건네는 아침 인사예요.

엄마인 나로는 안 되겠니라는 심정으로 저녁에 아빠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해 주지만 눈물이 고인 눈으로 저를 보는 아이를 보면 그저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이 그림책의 제목 역시 평범한 질문으로 다가오지 않더군요.

그저 표지 그림과 제목만으로 벌써 제 마음 속에 훅 들어와 버린 그림책 <아빠, 어디 있어요?>

아빠를 찾는 아이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펼쳐 보겠습니다.



나무꾼 아빠 뤼크와 자크는 서로가 전부인 가족입니다.

아빠는 자크가 일어나기 전에 나무를 베러 가서 해 질 무렵 일하느라 얻은 상처와 돌아오지요.

하루는 아빠가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고 자크는 아빠를 마중 나가기로 해요.

행여 길을 잃을까 아빠는 자크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숲에 혼자 가지 못하게 했는데도 말이죠.



안타깝게도 엇갈린 아빠와 아들.

자크는 숲에서 길을 잃고 두려움과 상상이 만들어낸 불안의 미로 속을 헤맵니다.

아빠 역시 아이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정말 미친듯이 컴컴한 숲을 내달리지요.

서로를 부르는 간절한 외침이 그림책 밖까지 뚫고 들려오는 것 같네요.



둘은 서로를 찾을 수 있을까요?

불안이라는 포식자 검은 어둠이 작고 여린 흰 토끼 같은 아이를 잡아 먹을까 봐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아빠와 아이가 정확히 데칼코마니처럼 찍힌 이 장면이 제 눈에는 서로가 가진 불안의 감정이 닮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더군요.

서로가 서로를 찾고, 서로의 불안이 서로를 부릅니다.

그런데 문득 다음 장으로 넘기려고 보니 이 두 존재가, 두 개의 불안이 다시 포개지네요.

그래서 표지의 포옹과 더불어 이 장면의 겹쳐짐이 제게는 가장 인상적으로 남는군요.

아이는 여전히 다음 장에서 혼자만의 모험을 계속해 나가면서 두려움을 스스로 극복해 나가요.

우리는 이 그림책의 결말을 이미 시작부터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빠와 아이가 각자 떨어져 각각의 세계에서 내면의 감정들과 부딪혀 가며 나아가는 과정을

응원하며 지켜보게 돼요.

때로 아이가 되어, 때로 아빠가 되어 이 모든 감정과 감각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을 덮고 표지의 아빠와 아이처럼 제 아이를 품에 꼬옥 안고 물었어요.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

아이는 망설임 없이 대답합니다.

"응, 알아!"

저는 더이상 묻지 않고 더욱 더 꼭 안아줍니다.

아이의 그 거침없고 단호한 대답에, 한 톨의 의심도 없는 그 진실된 믿음에 그저 감사하게 되지요.

내 사랑의 실체를, 사랑 그 자체를 한 존재가 알아줍니다.

한밤의 어두운 숲을 통과하는 동안 아빠와 자크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서로가 서로를 찾게 될 거라는 믿음이었겠죠.

그 신뢰와 믿음 속에서 성장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위기의 순간에 힘이 되어 줄 것 같네요.

그림책 <아빠, 어디 있어요?>를 보고 나니 아이도 저도 마음이 한 뼘 자라 서로를 더 넉넉하게 품고 기다려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엄마가 나오는 그림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빠가 나오는 그림책이 적은데 그런 점이 또 참 반가운 그림책이기도 해서 오늘 밤은 아빠가 들려주는 <아빠, 어디 있어요?>를 아이와 함께 들어야겠네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덩어리
박슬 지음 / 우를루프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뭔가 잘못 먹어서 얹힌 날은 속이 부대끼느라 몸에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속도 그렇지만 마음이 얹힌 날은 더 심각하지요.

마음에 뭔가 들어차서 싱숭생숭하고 힘든 날 보고 싶은 그림책 <덩어리>

도대체 이 덩어리의 정체는 뭔지 한번 펼쳐 봐야겠습니다.



마음 한 가운데에 멍이 든 것 마냥 심장만한 크기의 푸르스름한 덩어리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처음에 이것은 그냥 작은 덩어리에 불과했지요.

그래도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목에 걸린 가시마냥 마음에 걸리는 이 덩어리.

그저 빨리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이 제일 먼저 들 것 같습니다.



결국 이것을 없애보려고 애를 씁니다.

떼어도 보고, 잘라도 보고.

하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었지요.

애를 쓸수록 떨어지기는 커녕 덩어리는 자꾸자꾸 몸을 불려갑니다.

이러다가 덩어리가 내 전부를 다 삼켜버릴 것만 같네요.

과연 나는 덩어리와 무사히 안녕을 고할 수 있을까요? 덩어리가 나를 정복해버려 괴물이 될까요?

아니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그림책 <덩어리>는 박슬 작가님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려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그림책을 보는 누군가도 이 이야기가 작가님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어요.

사실 모두가 마음에 덩어리를 품고 살아가니까 말이지요.

그것은 참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의 사정만큼이나요.

그리고 또 공통된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요.

덩어리는 내 안에서 태어난 또 다른 나라는 이름이 바로 그것이겠죠.

그림책 <덩어리>에서는 덩어리를 버리거나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사실 앞서 본 것처럼 마음대로 없앨 수 없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듯이 말이에요.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함께 잘 지내는 것이겠지요.

그러기 위해 덩어리를 외면하고 회피하지 않고 마주보는 일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그렇게 하나 하나 덩어리와 화해하고 하나가 되는 과정을 그린 그림책 <덩어리>

덩어리라는 내면의 존재를 통해 우리는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이네요.

겉싸개를 벗기고 표지를 보니 처음엔 보기 싫은 멍 같던 덩어리가 이제는 파란 한 송이 꽃 같아 보이는군요.

그저 모두가 마음 속에 덩어리와 싸우는 대신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어여쁜 꽃들을 피워내길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밤에는 어떤 꿈을 꿀까? 바람그림책 116
구도 노리코 지음, 엄혜숙 옮김 / 천개의바람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의 끝 그리고 밤이 시작되는 곳.

잠자리.

아마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잠자리 그림책이 잠자리의 백미일 거예요.

그날 밤이 시작되는 모든 분위기를 결정해줄 테니까 말입니다.

저는 유난히 눈물 많도 겁도 많은 첫째를 위해 잠자리 그림책은 밝은 분위기로 골라요.

아이들이 꿈나라에서 노는 동안 노랗고 밝은 달빛 같은 그림책이 은은하게 밝혀주길 바라면서요.

그래도 유난히 두려운 감정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날에는 꿈나라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면서 어떤 꿈나라에서 만날지 소곤소곤 이야기하면서 잠을 청하곤 하지요.

특히 기차를 좋아하는 1호는 칙칙폭폭 줄줄이 기차 꿈나라에서, 솜사탕처럼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2호는 달콤폭신 솜사탕 꿈나라에서 만나자고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한답니다.

그런 우리들을 보는 것 같은 사랑스럽고 살짝 설레기까지 하는 그림책 <오늘 밤에는 어떤 꿈을 꿀까?>

함께 슬쩍 들여다 볼까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미소지으며 꿀잠을 자는 분홍 돼지 친구가 있는 표지를 넘기면

이렇게 반짝이는 별들이 가득 수놓은 밤하늘을 만나게 됩니다.

겉싸개 왼쪽 하단에는 올망졸망 모여 별자리 그림책과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있어요.

책을 시작하면서 지금이 바로 잠을 자는 밤이라는 상황을 보여주는 거죠.

참, 그림에 등장하는 물건은 하나도 놓치지 말고 눈여겨 봐 두세요.

숨은 그림 찾기처럼 책 곳곳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거든요.



거실에서 제각각 혹은 함께 놀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들 꿀꿀 돼지 친구 다섯 마리 다 찾으셨나요?

한 장의 그림 속에 엇비슷해 보이지만 한 친구 한 친구의 특징이나 개성 같은 어떤 고유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엎드려 기차를 갖고 혼자 노는 아이를 보니 저희 1호를 닮은 것 같아 눈길이 더 갑니다.

그나저나 이 아이들 등장과 동시에 엄마 돼지, 아빠 돼지가 잘 시간이라고 하네요.



잠옷으로 갈아 입고, 양치하고, 마지막으로 화장실까지!

아니, 이렇게 완벽하게 착착 진행돼도 되는 건가요?

이대로 자러 간다니 이 집 엄마, 아빠가 부러워집니다. ^^

(저희 집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전개인지라.... 이 닦는 데만 최소 삼십 분... ;;;)



애착 인형이랑 좋아하는 그림책 들고 줄지어 방으로 들어가는 꼬꼬마 돼지들.

기대를 저버리 않고 예의바르게 인사도 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아이가 많은 집답게(?) 아이들 물건이 여기저기 가득가득하지요.

저희 아이들은 밤하늘 별처럼 눈을 반짝이며 쫑알쫑알 뭐가 있네 이야기하느라 바쁩니다.

(잠은 하나도 안 오는 얼굴인데... 이거 이래도 되나 싶어 살짝 의문이... ^^;;)



모두 자기 잠자리에 누워 잠잘 준비 완료!

이대로 눈감고 바로 꿈나라로 가는 걸까요? 그럴리가요. ^^

아이들은 차례대로 돌아가며 자신이 꿈꾸고 싶은 꿈나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창 밖에 휘영청 밝은 달님도 열린 창 틈 사이로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에 귀를 쫑긋!







원숭이 인형을 안고 있는 아이는 정글로 모두를 초대하지요.

자, 그런데 돼지 아가가 네 마리 뿐인 것 같지요? 이야기를 꺼낸 친구가 잘 안 보이실 거예요.

정글 안쪽 폭포 근처 나무에 매달린 줄을 타잔처럼 타고 있답니다.

애착인형인 원숭이를 등에 매달고 말이지요. ^^

금방 찾으셨나요? 눈 밝은 분이라면 또 바로 알아차리셨을 것 같은데요.

돼지가 두드리는 북과 오랑우탄이 흔드는 딸랑이, 원숭이가 연주하는 캐스터네츠.

맞습니다. 아이들 방 앞에 있던 장난감 정리대에 있던 악기들이에요.

옷걸이에 걸려 있던 유치원 모자랑 가방을 맨 두 꼬마 돼지가 타고 있는 배는

창틀 위에 있던 장난감 모형배이고요.

이게 다가 아니에요.

처음에 말씀 드린 대로 여기 저기에 숨은 그림처럼 찾을 수 있는 것들이 가득이지요.

글은 하나도 없는데 아이들과 이 한 장을 넘기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답니다.

이제 겨우 꿈나라 한 군데를 다녀왔는데 말이에요.

그렇게 꼬마 돼지들은 돌아가며 차례차례 자기만의 꿈나라 이야기를 나누지요.

다함께 동화 속 성, 남극, 괴물이 사는 바다 그리고 수영장까지 다녀와요.

그러고 났더니 어느새 환한 아침이 되어 버렸어요.

라고 하면 그냥 평범한 다른 잠자리 그림책과 다를 바가 없었을 것 같은데요.

여기서 한 번의 전복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전 더 즐거웠어요.

그것이 무엇인지는 그림책을 통해 직접 만나보시라고 입 꾹 다물겠습니다. ^^



이 그림은 뒷면지인데요.

제가 처음 겉싸개에서 꼬마 돼지들이 보던 별자리 그림책을 굳이 언급했던 이유입니다.

그 별자리 그림책의 별자리들이 이렇게나 달콤한 마무리를 선물하네요.

이 별자리들도 그냥 만든 게 아니라는 것쯤은 이제 여러분도 눈치채셨겠죠? ^^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깨알같이 연결되는 이 서사.

꼬마 돼지들은 모두 진짜 꿈나라로 떠나고 엄마와 아빠는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군요.

육아 동지로 이 꿀맛 같은 시간이 부디 오래가기를 바라게 됩니다.

정말 몇 문장 안 되는 그림책의 반의 반도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참 말을 많이 했네요.

<오늘 밤에는 어떤 꿈을 꿀까?>는 그런 책인 거죠.

글은 정말 최소한의 이야기만 하고 그림이 모든 걸 소곤소곤 들려주는 그림책이면서

그림에 집중하게 만들고 아이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도록 정말 잘 그린 그림책이에요.

꼬마 돼지들처럼 동글동글하고 포근포근한 그림들은 친근감을 불러 일으키고 사랑스럽습니다.

무엇보다 꿈과 현실이 맞닿아 있는 아이들의 세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그 깊은 속내에 감탄했고요.

크든지 작든지 주변의 현실을 꿈이라는 세상에서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챙겨주는 그 다정함이 따듯했어요.

저는 집중력이 공부할 때만 필요한 줄 알았는데 이 그림책을 보면서 깨달았어요.

집중력은 바로 그 다정한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다 주는 열쇠라는 것을요.

아이들이 얼마나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는지 놀라게 되실 거예요.

잠자리라는 현실과 꿈이 포개어져서 만들어낸 주름 사이에 누워

다정한 순간들을 수도 없이 마음껏 열어 보시기 바랍니다.

보면 볼수록 매력 넘치고 밝은 에너지로 마음을 풀어주는 잠자리 그림책 <오늘 밤에는 어떤 꿈을 꿀까?>

꿀꿀 꼬마 돼지 친구들이 들려주는 꿈같은 꿈나라 이야기를 아이들과 보다 보면

어느새 꿀잠에 빠져 들게 되실 거예요. 꿀꿀꿀~*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필립 C. 스테드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 휴대폰으로 알림이 옵니다.

오늘의 코로나 확진자 수를 알려주는 알림.

한 자리였던 때가 분명 있었는데 세 자리 숫자가 연일 뜨고 있는 요즘이네요.

아픈 이들도 늘어만 나는 것 같고, 코로나 상황에 지쳐가는 모두와 함께 보고픈 그림책이 생겼어요.

바로 그림책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입니다.


주인공 아모스 할아버지는 동물원에서 일해요.

매일 아침 자명종 시계 소리에 맞춰 일찍 일어나 말끔하게 다려 놓은 작업복을 입고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정각 6시에 도착하는 5번 버스를 타고 동물원에 갑니다.

언뜻 보기에 평범하고 성실한 할아버지 같은데요.

매일 빠지지 않고 하는 일이 있어요.

아무리 할 일이 많아도 늘 짬을 내어 친구들을 보러 가는 일이지요.


할아버지는 코끼리와는 체스를 두고, 거북이랑은 달리기 경주를 하고,

펭귄과는 말없이 앉아 있고, 코뿔소에게는 손수건을 빌려주고, 부엉이한테는 이야기책을 읽어 줘요.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갖고 천천히 체스 말을 옮기는 코끼리를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주고,

거북이의 완주를 응원하며 매번 거북이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몹시 수줍음 타는 펭귄 곁에 말없이 앉아 함께 있어 주고,

늘 콧물을 흘리는 코뿔소에게는 더러워하는 기색 전혀 없이 손수건을 빌려주고,

깜깜한 밤을 무서워하는 부엉이에게 용기를 주는 그림책을 읽어 줍니다.

부산스럽지 않게 스며들듯이 고요한 방식으로 전하는 할아버지의 다정함.

그것은 몇 시간이나 며칠 만에 생기거나 만들어진 것이 아닌

매일 매일의 세심한 바라봄과 알아주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다정함일 거예요.

다정함의 시작은 알아주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상대의 기분을, 감정을, 필요를 알아주는 일, 말이나 몸짓으로 표현되지 않는 미묘한 것들을 알아주는 일.

동물 친구들과 함께 한 하루 하루 잠깐의 시간들 속에서 할아버지의 다정함은 쌓이고 쌓여 깊어지고 넓어졌겠죠.


그런 다정한 아모스 할아버지가 어느 날 동물원에 오지 않습니다.

기다리던 친구들은 안 되겠다 싶어 동물원을 박차고 나오지요.

자, 동물 친구들은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요?

부디 여러분도 할아버지의 마음과 친구들의 마음이 만나는 자리에 함께 하셨으면 좋겠네요. ^^

문득 이심전심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사실 가족과 함께 일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이 그림책을 부부가 공동작업했다는 게 대단해 보여요.

글의 정서와 그림의 정서가 이렇게나 잘 통하는 그림책이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두 사람의 마음이 잘 통했다는 말이겠죠. 이 그림책의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처럼 말이에요.


할아버지 병문안을 마치고 동물원으로 돌아오는 친구들의 뒷모습이 따뜻한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다정함을 할아버지에게 채워주고 다시 돌아오는 친구들의 우정이 기특해서

모두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주고 싶어지네요.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그 엄청난 영향력을 보고 있지만

동시에 저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서로를 다독이는 다정한 마음의 영향력을 더 신뢰합니다.

참 아이러니하게 우리는 서로 아픈 날 서로의 다정함을 더 많이 꺼내보이는 것 같네요.

당신의 다정함이 오늘도 차곡차곡 쌓이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