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계절
최승훈 지음 / 이야기꽃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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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그림책에서 찾았습니다.

<엄마의 계절>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표지에 열무 다듬는 우리 엄마가 앉아 있는 게 아니겠어요.

모두가 좋아하는 우리 엄마, 나비도 좋아서 엄마 곁을 맴돌고, 고양이 나비도 엄마 곁이 제일 편합니다.

그런 우리 엄마의 계절에는, 세상에서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해 주는 엄마의 계절에는 어떤 이야기가 흐를까요?



여기는 엄마가 계신 곳, 고향.

차로 몇 시간 또는 기차로 몇 시간 걸리는 거리에 있지만

이곳에 도착하는 순간 오는 동안의 피로가 모두 사라지는 기분이 들지요.

엄마의 품 같은 자연의 품, 고향은 늘 포근하고 정겹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까치 한 마리.

엄마는 늘 까치를 반가워 합니다.

엄마는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책을 펼치는 누군가를 반갑게 기다리는 작가님의 마음도 느껴지는 것 같네요.



봄이 찾아왔습니다.

졸졸졸 냇물이 간질거리며 냉랭한 추위를 누그러뜨리고 다독이는 시간.

자식들 찾아온다는 따스한 소식 들려오는 봄이라 엄마는 더 반가울 것 같아요.

그 반가운 마음, 보고픈 마음 담아 음식 넘치게 장만하는 엄마.

자식들에게는 다 주고도 더 줄 것이 없어 안타까워하는 엄마지요.



그렇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자식들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엄마는 타박하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기다리지요.

엄마의 또 다른 이름이 기다림이구나 생각하게 되더군요.

<엄마의 계절> 속에서 저 모습 그대로 앉아 기다리고 있을 엄마를 떠올리고,

그 엄마의 기다림이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외로움이 쌓인 시간의 더께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소리없이 내리는 눈처럼 연락없이 찾아온 반가운 손님들로

엄마의 겨울은 더없이 따듯합니다.

춥기만 한 겨울이라 생각했는데 따듯한 엄마 품이 가장 빛나는 시간이 되는 계절임을 깨닫게 되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렇게 네 개의 자연의 계절과 닮은 엄마의 계절이 흐릅니다.

생명이 시작되는 봄, 쑥쑥 싱그럽게 자라나는 여름, 실한 열매들을 맺는 가을, 수고했다고 쉬라고 다독이는 겨울.

그 모든 계절을 통과하면서 엄마는 생명을 심고, 기르고, 돌보고, 기다리더군요.

저 역시 엄마의 아이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사랑을 받던 존재에서 이제 누군가를 사랑하는 존재로 거듭나는 과정을 거치고 있지요.

그래서 더욱 엄마의 계절을 지나온 그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웠습니다.

그림책 <엄마의 계절>에는 온통 기다림과 그리움이 가득합니다.

엄마라는 살리고 키워내고 기다리는 사람의 계절이 오롯이 담겨 마치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본 기분입니다.

사실 이 그림책은 그냥 우리 엄마를 그대로 그려놓은 그림책이었다고 말하는 게 맞을 거예요.

<엄마의 계절>을 보는 모두가 그 기다림과 그리움에 응답하게 되길 바라봅니다.

우리 모두는 엄마의 계절을 통과하며 자라난 생명들이니까 말이지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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