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 2023 어린이도서연구회추천도서, 2022 가온빛 추천그림책 모두를 위한 그림책 52
아민 그레더 지음, 황연재 옮김 / 책빛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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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투명함, 빛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반짝임.

인류가 처음 이 투명하고 빛나는 돌을 발견하고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어쨌든 우리는 그 아름다움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변치 않을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하며 그 증표로 주고받는 보석으로만 알고 있는 당신이라면 꼭 이 책을 봐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바로 그 다이아몬드에 숨어 있는 어떤 진실을 그림책 <다이아몬드>가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입니다.



외출 준비를 하는 엄마가 꺼낸 작지만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를 궁금해 하는 캐롤라이나.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를 묻습니다.

유모인 아미나의 나라 아프리카에서 채굴되어 온다는데 어째서 아미나는 부자가 아닌걸까요?

아이의 당연한 의문이 어른들을 당혹케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깊고 깊은 땅 속에 잠들어 있는 이 보석은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손에 도착하는 걸까요?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이 목숨을 걸고 땅을 팝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위험한 일이겠지요.

그들이 파는 구멍이 때로는 그들의 무덤이 되어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바로 이 돈 되는 산업은 사람의 생명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조차 피해자로 만듭니다.



이 다이아몬드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한두 사람이 아니겠지요.

무장 민병대와 상비군들 사이에 다이아몬드를 차지하려고 무시무시한 싸움을 벌이고, 결국 희생당하는 이들은 가난하고 힘이 없어 노동을 착취 당하고 생명을 빼앗기는 국민들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데요.



정치 권력을 유지하고, 경제적인 부를 위해 벌이는 전쟁의 자금줄로 무기와 교환되기도 하는데요.

계속해서 피를 부르는 다이아몬드 자체가 땅 속에 묻힌 시한폭탄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땅 속에서 나와 빛을 본 다이아몬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피와 눈물을 묻힌 채 돌고 돌아 세공사의 손을 거쳐 거액의 돈을 지불하는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게 되지요.



이렇게 해서 땅 속에서 잠자던 다이아몬드가 우리에게 도착하게 됩니다.

정말 꿈이라면, 그저 나쁜 꿈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역설적이게도 이것은 꿈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입니다.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엄청난 이 비극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요.

꿈에서 이 모든 걸 본 캐롤라이나의 눈물 한 방울이, 엄마의 귀에 걸린 다이아몬드보다 더 빛나 보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충격적인 내용을 시종일관 담담하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구축한 작가님의 화법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핏기 하나 없어 보이는 인물들의 모습이 제게는 따스한 생명력과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유령처럼 보였는데요.

그래서였는지 정말 캐롤라이나의 악몽을 함께 꾼 기분이었어요.

사용된 재료인 목탄 역시 다이아몬드처럼 탄소로 이루어진 것임에도 흑과 백이라는 대칭적인 의미 그리고 매겨진 가치 역시 극과 극에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마저도 모두 고려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군가의 눈물과 고통, 피와 죽음이라는 댓가를 치르고 사람들의 손에 놓이게 되는 다이아몬드.

'변치 않는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니요.

그런 것을 몸에 전시하고 다니는 우리가 믿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이 돌덩이에 부여한 가치가 누군가의 생명과 맞바꿀 수 있는 것일까요?

캐롤라이나가 꿈에서 깬 것처럼 악몽 같은 이 현실이 끝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진정한 가치를 고민하게 만드는 그림책 <다이아몬드>는 진짜 다이아몬드 이상의 가치를 지닌 그림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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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숨 쉴 때 웅진 세계그림책 222
다이애나 파리드 지음, 빌리 렌클 그림, 김여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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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코와 입을 통해 반짝이는 별이 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들어오는 것 같기도 한 이 아름다운 푸른 빛의 표지와 시적인 제목이 주는 인력에 끌리듯이 펼쳐 본 그림책 <네가 숨 쉴 때>

표지의 그림과 제목을 보고 잠깐 멈췄던 제 호흡이 그림책 한 장 한 장을 따라가며 돌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한 장 한 장마다 감동에 잠깐 멈춘 그 빛나는 순간들에 대한 기록을 나눌까 해요.



흐르고 흔들고, 건네주고 다시 돌아오고, 가득 채우고 일렁이는 것.

모든 것을 둘러싼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공기.

그 공기가 생명의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것은 숨결이 됩니다.



들이쉰 숨결은 가슴속 거꾸로 자라는 나무를 채우는데요.

맞습니다.

거꾸로 뿌리 내린 나무는 바로 인간의 폐.

한때 별이었던 원자가 가지인 기관지를 따라 포도송이 같이 알알이 맺힌 폐포까지 가닿으면 하늘 한 조각을 가슴에 품게 된다는군요.

그 과정을 보고 있자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가슴에 손을 얹게 되네요.

하늘에 손을 얹는 기분이라니요.

상상해 본 적 없는 순간을 한 호흡 한 호흡 느껴봅니다.



우리가 들이마시고 내쉬는 공기가 숨이 되고 다시 공기가 되는 과정을 거치며 살아 있음을, 세상과 호흡으로 교류하고 하나되는 우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살아 있다는 사실이, 숨 쉬는 순간 순간이 이토록 빛나는 일임을 아름다운 언어와 그림으로 보여주는 반짝이는 그림책 <네가 숨 쉴 때>

한 장 한 장 넘기며 숨결 하나 하나를 되새기며 생명의 신비로움과 우주의 아름다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기분이었기에 저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도 떠오르더군요.

이 작은 그림책 안에 빛나는 숨결이 별가루처럼 일렁이며 우리 주변을,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음을 모두가 꼭 발견하고 확인했으면 좋겠다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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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 : 숲 Dear 그림책
조원희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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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룩불룩한 근육을 뽐내고 있는 아저씨의 팔뚝 위에 앉은 새들.

전혀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처럼 아니 도리어 앉기 좋은 가지처럼 생각하는 것만 같아 궁금한 마음이 듭니다.

사실 전 만든 몸에 대해 그 노력은 대단하다 생각하지만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에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는데요.

어쩌면 이 근육 아저씨의 근육은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림책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 숲> 표지에 아직 등장하지 않은 뚱보 아줌마도 빨리 만나보고 싶네요.



숲에 사는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

크고 무섭게 생긴 외모와는 다른 반전 매력을 가진 두 사람.

우락부락 근육 아저씨의 취미는 새들 무등 태워주기와 다친 새 치료와 재활입니다.



숲이라는 공간에서 이런 외모를 가진 인간을 떠올리면 사냥꾼의 이미지가 연상되는데요.

먹이사슬의 최상위자나 파괴자가 아닌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이웃으로 존재하는 인간이라니 겉만 보고 살짝 거리감을 뒀던 게 후회되는군요.

이제는 아저씨의 근육이 자랑을 위한 게 아니라 누군가의 완충대나 치료와 회복을 위한 선의 가득한 따뜻하고 포근한 침대처럼 보입니다.



자, 이번엔 뚱보 아줌마를 만나볼까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몸집.

그 느릿느릿하고 둔탁한 움직임에서 답답함과 짜증을 느끼거나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움과 푸근한 느낌을 받습니다.

역시나 너무 작아 잘 보이지도 않는 숲 속의 작은 존재들의 움직임을 포착한 세심함과 방해하지 않으려는 배려가 빚어낸 아름답고 다정하면서도 사려깊고 따스한 몸짓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온통 모든 신경과 마음을 작은 것들에게 쏟아부었으니 어찌 잠이 찾아오지 않을 수 있을까요?

가장 낮은 자세로, 가장 편안한 호흡으로 달고 깊은 잠을 맛보는 아줌마입니다.

한편 자연 속 숲의 생명들은 받은 호의와 친절을 절대 그냥 내버려두지 않네요.

서로를 생각함이 어떻게 선순환하는지를 보고 있자니 이것이 자연이구나 싶고, 그 마음이 어찌나 애틋하던지요.

그렇게 자연 속에서 자연의 호흡과 하나가 되어 오르락 내리락하는 아줌마의 숨결에 어느새 긴장이 풀리고 눈이 스르르 감기는 기분입니다.

빠르고 자극적이고 시끄러운 일상을 잠시 벗어나 진짜 쉬는 기분을 느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요.

포근한 아저씨의 근육과 부드러운 아줌마의 살결에 기대어 함께 여유와 자유를 만끽하며 쉬고 싶어집니다.



사이좋게 나란히 손을 잡고 숲으로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제 마음은 그저 편안하고 평화로울 수 밖에 없는데요.

태초의 아담과 이브같기도 하고, 신화 속 남신과 여신처럼 보이다가도 그저 자연 속에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어떤 원형으로의 존재들처럼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냥 이대로 저 숲으로, 저 평화 속으로, 저 평안 속으로 걸어들어가 안기고 싶어졌지요.

하나 더 저를 끌어당기는 것은 이 둘을 따라 들어간 곳에서 호수를 만나고, 그 호수라는 공간에 꿈처럼 고여있는 두번째 이야기였습니다.

저처럼 자신도 모르게 이 두사람의 뒤를 따라 천천히 숲으로 들어오고 있는 누군가를 만나면 제가 먼저 손을 내밀고 싶네요.

이곳에서는 아무 말 없이 그래도 괜찮을 테고, 충분할 테니까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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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 실뭉치 보리 어린이 그림책 12
김효정 지음 / 보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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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해 보이는 초록빛 잎사귀 아래에 도로롱 매달린 누군가의 초록집과 보들보들한 실뭉치 하나가 놓인 표지를 보고 있자니 무슨 이야기를 돌돌돌 감아놓았는지 궁금해집니다.

이 보들보들한 실뭉치를 돌돌돌 풀어가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요?

그림책 <보들보들 실뭉치>를 따라 이야기를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도로롱 도로롱.

작은 도롱이벌레 한 마리가 단잠을 자고 있네요.

자기 몸에 딱 맞는 집에서 편안히 자는 모습이 평화롭고 귀엽네요.



그런데 어라!

꼼지락거리며 일어나다가 그만 집을 바스락하고 부숴버리고 말지요.

도롱이벌레는 속상해하고만 있지 않아요.

새로운 집을 짓기 위한 재료를 찾으러 떠납니다.



그러다 발견한 보들보들한 실뭉치 하나.

털실의 보드라움에 반해 새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싱싱한 잎사귀를 넉넉하게 담아두고, 잠자기 전 뒤척이기에 충분하고, 오늘처럼 집을 부수지 않도록 이것저것 고려해 짓다 보니 만드는 시간도 크기도 상당해졌지요.



그런데 가만 보니 커도 너무 큰 게 아닌가 걱정이 되는데요.

과연 도롱이는 보들보들 털실로 지은 집에서 전처럼 잘 잘 수 있게 될까요?

자기 주변의 재료로 집을 만들고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는 주머니나방 애벌레.

도롱이의 정체를 저는 이 그림책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요.

이제 산책하다 만나면 더 반갑게 바라볼 것 같습니다.

이 친구는 어떤 재료로 만든 집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지내고 있는지 또 어떤 꿈을 꾸고 있는 걸까란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잠을 자고 꿈을 꾸는 자기만의 공간을 스스로 만들고 부수어져도 다시 털고 일어나 새집을 짓는 씩씩한 도롱이.

내부에서 일어난 성장의 결과로 구축해놓은 내 공간이 부수어질수도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제게는 마음을 쿵하게 했는데요.

내가 나를 침범할 수도 있다는 게 당연하고도 신기했거든요.

어쩌면 지금까지 부수어졌다는 결과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있었구나 싶어 눈이 떠지는 기분이었어요.

다음을 위한 시작과 출발을 위해서는 파괴의 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줘서, 성장과 변화를 마주하는 도롱이의 자연스러운 꿋꿋함이 기특하고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합리성이나 편의성을 따져가며 점점 더 커져가는 도롱이의 집을 보면서 우리들이 사는 집의 모습을 떠올렸는데요.

한숨이 포옥 나오면서 자기 몸에 딱 맞는 집을 마침내 찾아낸 도롱이가 부러워지더군요.

욕심도 허세도 낭비도 군더더기도 없이 딱 맞아 떨어지는 편안한 자기만의 공간에서 도롱도롱 꿈을 꾸며 성장할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저도 이제부터 '꿈은 크게'보다 '꿈은 나한테 딱 맞게'로 꾸려고요.

그러다 부숴지면 툭 털고 일어나 이 모든 게 당연하다는 듯이 나한테 딱 맞는 새집을 지을 거예요.

마지막 작가의 글을 보고나니 이 책이 작가님이 잠 못들던 밤에 매달려 감았다 풀었다 했던 보들보들한 이야기뭉치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도롱이가 남겨둔 보들보들 실뭉치가 다음 친구에게로 전해졌듯이 작가님이 전해주는 이 보들보들 실뭉치 같은 그림책이 누군가에게로 전해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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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밀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5
이시즈 치히로 지음, 기쿠치 치키 그림, 황진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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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나만 아는 유일한 이야기.

모두가 갖고 있는 자신만의 비밀.

그 유일하고 내밀한 비밀을 이제 공개하려고 합니다.

그림책 <나의 비밀>에서 말이에요.



귀여운 아이를 따라 책 속으로 들어오면 노란 새 세 마리가 우리를 맞이하는데요.

붓으로 쓱싹쓱싹 경계 따위는 마치 없는 것처럼 그려낸 자유로운 움직임과 색들이 가진 이름 그대로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네요.

자, 노란 새들의 환영인사에 살짝 들뜬 마음으로 아이의 비밀을 들으러 가볼까요?



아마도 대부분 잘하는 것은 자랑하고 싶고 못하는 것은 숨기고 싶기 마련일 텐데요.

아이의 비밀 역시 아이가 잘 못하는 철봉에서 시작됩니다.

철봉에 매달려 울상인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제가 다 안타까운데요.

아마도 어릴 때 제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그 다음 비밀을 듣는 순간 엄마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담장 위에서 고양이처럼 잘 걸을 수 있다는 아이의 비밀.



그렇게 아이는 잘 못하는 것과 자신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하나씩 들려줍니다.

고백에 가까운 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비밀을 듣고 있자니 나도 그런데, 나도야 나도, 나도 이런 비밀 있는데하고 생각하게 되지요.

어느 순간 잘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들이 더 많이 떠오르고, 잘 못하는 게 무슨 큰일인가 싶어지는군요.

시간이 흐르면 잘 못하는 것들 중에 잘하는 것들로 바뀌는 것도 있고, 또 잘하던 것들 중에 잘 못하게 되는 것들도 있으니까요.

그저 이 모든 비밀이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한 존재가 품은 비밀.

하나의 가능성이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세상이라는 비밀을 향해서요.

그렇게 삶의 비밀을 알아가며 아이는 성장해 가겠지요.

이 작은 책이 담고 있는 비밀은 어쩌면 이렇게도 클까요?

이토록 감동스러운 비밀을 어떻게 이리도 생명력이 넘치게 펼칠 수 있는 걸까요?

그 비밀은 아마도 이 책이 그림책이기에, 바로 아이가 주인공이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초록빛 풀숲을 헤치고 빼꼼 얼굴을 내민 아이 그 자체가 마치 비밀같아 보입니다.

내 안의 아이라는 비밀.

어른이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마음 속에 꽁꽁 숨겨둔 그 비밀이 이렇게 빼꼼 얼굴을 내미는 순간 모두의 눈이 별처럼 반짝거리죠.

아이에게 다가가 있잖아 비밀이 있는데 알려줄까라며 <나의 비밀>을 펼치자 아이의 눈이 별처럼 반짝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나만의 비밀을 공유했지요.

어느새 잘 못하는 것보다 잘할 수 있는 것들 이야기하는 데에 열을 올리는 아이들.

내가 잘하는 게 이렇게 많구나라는 새로운 발견의 기쁨에 발그레해지는 두 뺨.

나라는 존재의 비밀이 주는 실망과 기쁨은 나를 더욱 나이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문득 이 글을 보는 당신과도 함께 '나의 비밀'을 나누고 싶어지는데요.

당신의 '나의 비밀'은 무엇인가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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