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밀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5
이시즈 치히로 지음, 기쿠치 치키 그림, 황진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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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나만 아는 유일한 이야기.

모두가 갖고 있는 자신만의 비밀.

그 유일하고 내밀한 비밀을 이제 공개하려고 합니다.

그림책 <나의 비밀>에서 말이에요.



귀여운 아이를 따라 책 속으로 들어오면 노란 새 세 마리가 우리를 맞이하는데요.

붓으로 쓱싹쓱싹 경계 따위는 마치 없는 것처럼 그려낸 자유로운 움직임과 색들이 가진 이름 그대로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네요.

자, 노란 새들의 환영인사에 살짝 들뜬 마음으로 아이의 비밀을 들으러 가볼까요?



아마도 대부분 잘하는 것은 자랑하고 싶고 못하는 것은 숨기고 싶기 마련일 텐데요.

아이의 비밀 역시 아이가 잘 못하는 철봉에서 시작됩니다.

철봉에 매달려 울상인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제가 다 안타까운데요.

아마도 어릴 때 제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그 다음 비밀을 듣는 순간 엄마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담장 위에서 고양이처럼 잘 걸을 수 있다는 아이의 비밀.



그렇게 아이는 잘 못하는 것과 자신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하나씩 들려줍니다.

고백에 가까운 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비밀을 듣고 있자니 나도 그런데, 나도야 나도, 나도 이런 비밀 있는데하고 생각하게 되지요.

어느 순간 잘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들이 더 많이 떠오르고, 잘 못하는 게 무슨 큰일인가 싶어지는군요.

시간이 흐르면 잘 못하는 것들 중에 잘하는 것들로 바뀌는 것도 있고, 또 잘하던 것들 중에 잘 못하게 되는 것들도 있으니까요.

그저 이 모든 비밀이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한 존재가 품은 비밀.

하나의 가능성이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세상이라는 비밀을 향해서요.

그렇게 삶의 비밀을 알아가며 아이는 성장해 가겠지요.

이 작은 책이 담고 있는 비밀은 어쩌면 이렇게도 클까요?

이토록 감동스러운 비밀을 어떻게 이리도 생명력이 넘치게 펼칠 수 있는 걸까요?

그 비밀은 아마도 이 책이 그림책이기에, 바로 아이가 주인공이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초록빛 풀숲을 헤치고 빼꼼 얼굴을 내민 아이 그 자체가 마치 비밀같아 보입니다.

내 안의 아이라는 비밀.

어른이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마음 속에 꽁꽁 숨겨둔 그 비밀이 이렇게 빼꼼 얼굴을 내미는 순간 모두의 눈이 별처럼 반짝거리죠.

아이에게 다가가 있잖아 비밀이 있는데 알려줄까라며 <나의 비밀>을 펼치자 아이의 눈이 별처럼 반짝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나만의 비밀을 공유했지요.

어느새 잘 못하는 것보다 잘할 수 있는 것들 이야기하는 데에 열을 올리는 아이들.

내가 잘하는 게 이렇게 많구나라는 새로운 발견의 기쁨에 발그레해지는 두 뺨.

나라는 존재의 비밀이 주는 실망과 기쁨은 나를 더욱 나이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문득 이 글을 보는 당신과도 함께 '나의 비밀'을 나누고 싶어지는데요.

당신의 '나의 비밀'은 무엇인가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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