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더럽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좋아하는 책을 읽고 나면 차라리 빈 종이에 필사나 정리를 하거나, 포스트잇에 생각이나 구절들을 채워 넣느라 책이 두꺼워지곤 한다. 휘리릭 넘기다가 턱턱 걸리는 그런 페이지들이 이 책엔 참 많았다.먼저 제인에어-광막한~~-자기결정 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읽기 전부터 예상 한 것 처럼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자기결정을 작년쯤 읽었었는데 그때 너무 좋아서 책을 공부하듯 읽었던 생각이 난다. 저자도 같은 책을 좋아하고, 그래서 인생의 큰 변화에 버팀목이 되어주었다는 내용이 공감도 되고, 어떤면에선 안심도 되었다.그외에도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고통 구경하는사회로 이어지는 글도.. 책을 다시 읽어보고 저자의 독서후기를 다시 찾아봐야겠다
삶을그렇게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하루를 다 보낸 후의 카뮈는 말합니다.나는 인간으로서의 일을 완수했다. 내가 종일토록 기쁨을맛보았다는 사실이 유별난 성취로 여겨지지는 않았지만,그것은 어떤 상황에서 우리로 하여금 행복을 하나의 의무로 삼도록 만드는 어떤 조건의 감격적인 완수라고 여겨졌다.아, 20대의 어느 날부터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저는 얼마나 오래 이 문장을 품고 있었나 모르겠습니다. 여행 중 문득불안이 찾아올 때,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문득 허무함이 찾아올 때, 저는 이 문장을 꺼내서 손에 쥐어봅니다. 조약돌처럼 가만가만 문장을 굴려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더라고요. 불안할 것도 없고, 허무할 것도 없다.오늘 행복했으면 그것으로 할 일은 다 한 거다. 감동적인 하루의 완수는 평범한 오늘 하루를 살아낸 것으로 충분하다. - P48
작가가 기록한 365일의 오후 3시는 놀랍게도 단 하루도 같은 장면이 없었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매일의 온도와 하늘에 뜬 구름의 모양, 무심코 흥얼거린 노래, 점심으로 먹은메뉴, 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의 내용, 심지어 그날의 기분까지.... 이 모든 게 매번 미세하게 다른데, 어떻게 우리의 하루가 늘 똑같다고만 말할 수 있겠어요.하지만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치이다 보면, 우리는그 차이를 너무나 쉽게 잊고 마는 것 같아요. ‘어제와 똑같은오늘이네‘, ‘내일도 별다를 것 없겠지‘라고 지레짐작하며 하루를 뭉뚱그려버리면서요. 어쩌면 작가는 이 귀여운 기록을 통해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우리 삶에 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답니다."답답한 집을 벗어나 나만의 작업실을 구하는 일,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물리적인 공간을 바꾸는 것보다 시급한 건 시간을 대하는 태도라는 걸 깨달았어요 - P50
멀리서 보면 같은 색인 나뭇잎도 가까이서 보면 저마다 다르잖아요. 쉼 없이 흘러가는 시간도 잠시 멈춰 바라보지 않으면 그저 똑같은 하루로 느낄 뿐이더라고요. 8시에 남긴 한 줄의 기록은 무심히 흘려보낼 뻔한 제 하루에 꽂아두는 작은 책갈피가 되어주었어요.J님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으면 해요. 복사해 붙여넣은•것처럼 느껴지던 하루 속에서, 구석구석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오늘‘을 발견하는 기쁨 말이에요. 우리의 하루는 단 한 번•도 복사본이었던 적이 없다는 사실이, J님의 일상을 조금 더아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P52
적당히 적응했고, 적당히 열정이 남아있는... 나와 비슷한 연차의 직장인. 자기 일에 대한 애정이 글에서 뚝뚝 묻어나서 한편으로는 부러웠고, 어떤 면에선 감사하고 그런 글이다. 쉽고 재미있어서 슥슥 읽을 수 있었다.나도 다시 적당한 열정으로 열심히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