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다녀온 여행이야기로 주로는 제주도에서 작가들끼리 공유공간에서 생활했던 경험을 담고있다. 에세이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작가는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을 즐길수 없는 사람이어서 반대로 된 제목이 재미있었다. 휴가때도 노트북은 꼭 챙겨가는 종류의 사람이랄까. 내가 무엇을 하고싶거든 그 분야에서 무언가를 이룬 다음에 요구해야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아직은 휴식하기 이른 때인가보다.
대대한 이야기도 소소한 일상으로 풀어내는 능력
별 생각 없이 가볍게 시작했다가 몇 문장에서는 밑줄도 치고, 몇 문장에선 눈시울도 붉혔다. 감정이입이 드문 사람에게는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그 중에서도 아픈 엄마의 손을 잡으며, 아주 가끔, 그 긴 시간동안 손에 꼽을만큼 적지만 엄마가 흐리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누구도 탓할 수 없이 가끔은 그런 일들이 생기니까. 그러고나서 곧바로 후회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종양내과를 경험했을때, 보호자의 말이 떠오른다. 레지던트때라ㅜ경험이 많지 않아, 환자에게 충분한 진통제를 드리지 못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필요한 것 보다 항암을 길게 끌었던 환자였다. 그때 보호자가 (호스피스 계통 종사자여서 그 분야에 대해서는 나보다 박식하셨다.) 환자를 편안하게 하는 법을 더 배워야겠다고 말해주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 환자와 보호자가 생각난다. 책을 읽었던 날에도 환자를 한 명 보냈었는데, 보호자에게 어떤 말을 했어야 했을까 되돌아보게 되었다. 다음 외래때는 환자 말을 더 잘 들어줄 수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