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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바꿈 - 화족가의 비밀, 앨리스 노벨
마루키 분게 지음, 최나연 옮김, 카사이 아유미 그림 / 앨리스노블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왜 아마존 평점이 높은 지 알았습니다......아놩..정말. 마루키씨.
엄밀히 말하자면 이 소설은 TL이 아닙니다.아니 로설도 아녀요. 일반소설입니다. TL장르에 나왔지만 TL장르라고 할 수 없는 그런 소설요.
이런 소설을 TL이라고만 한다면 아까워요!
일단 소설 선택의 포인트는 서로 맺어지는 사랑따윈 없습니다. 공격적인 두 주인공들의 공방만이 있을 뿐입니다. 관능소설이긴 하나...씬이 유려하진 않습니다. 뭐라할까 일본쪽 관능피폐소설쪽에 가깝습니다. 뭐랄까 일반관능소설이라고 생각하고 보신다면 괜찮고 통상 Tl처럼 사랑이야기 이런걸 기대하신다면 패스하세요.
여주인공 아야코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원래는 당주로 만들기위해 남자로 키워진 화족집안의 세째딸로 말하자면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오스칼같은 존재입니다.
물론 오스칼이야 남장여자임을 다들 알고 있지만 아야코는 철저하게 남자라고 키워지죠. 그런 그녀는 자신이 여자임을 알고 있고 위장해야함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커갈수록 남자다워지는 동년배 소년들에 비해 여자일수 밖에 없는 자신의 몸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참에 나타난 남주인공 마사아키. 아야코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이상적인 남성성을 가지고 있는 마사아키가 못마땅합니다. 그녀는 그를 괴롭히게 되고 그런 와중 그에게 자신이 여자임을 들키게 되고.
마사아키는 여주를 추행합니다. 그런데! 이 남주가 사실은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겁니다. 과거 어떤 하녀의 아들이란 이야기죠. 그렇게 남주는 급기야 아야코가 될 예정이었던 당주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아야코는 갑자기 남자에서 본연의 여자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 그녀를 과거 괴롭힘당했던 것을 보복이나 하듯이 마사아키는 아야코를 철저하게 정복하려 하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말이죠...남주가 사이코 변태 똘아이새..입니다.
그래서 여주를 끊임없이 속박하고 안고 하죠...사실 ㄱㄱ이나 다름없는데 그게....뭐랄까 이 소설은 복잡미묘합니다.
사실 그 와중에 남자로 키워진 아야토가 여자 아야코로 강제로 되돌려지면서 잃은 것들을 그리면서
여주인공을 둘러싼 일본여자들의 삶이 어떠했는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소설이 일개 TL소설식으로 결말이 났다면 저는 무지 분노했을거 같아요.
보통 원서를 먼저 사보는데 제가 이 작가님 전작을 무지 불편하게 보았던 터라...이책도 덩달아 안산책이었는데
지금은 무지 후회되네요. 사 볼걸 하고 말이죠.
어쨋든 절규결말이긴 한데...그게 좀 뜬금없습니다. 그 한줄만요.
하이튼 남주가 사이코인데 여주를 사랑하는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거...사실 사랑이란 서로 사랑해야하는거죠. 혼자 사랑한다고 강요하고 주장한들 그것은 폭력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당시 남자인데다 사회주도권을 쥔 귀족인 남주는 그렇게 여주에게 사랑을 강요합니다.
이게 물론 일반적인 TL이었다면 애증이든 스톡홀름신드롬이든 그 사랑타령에 말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게끔 끝이 나겟지만
이 소설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자는 이 남자가 절대로 자신을 사랑하는게 아니라고 여기고 분석합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겉외양이 여자로 돌아왔어도 그 남자로 키워진 세월에 우수한 머리까지 더해서 이 상황을 지옥으로 여기게 된겁니다.
단지 그녀에게 지탱해주는 것은 남자로 키워지게 될때 부터 주입되었던 이 집안을 잘지키는거죠.
남자는 그걸 무기로 흔듭니다.......그럼에도 여주는 꺽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를 잘 다루어 이 집안을 지탱하게끔 조정하려고 여기죠...
여주 아야코는 사고방식이 완전 남자입니다.
아. 그렇다고 해서 정신적 성별이 남자란 이야기는 아닙니다.
교육탓에 그당시 남편에 순종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행복이던 일본인 여성들 같지 않다라는 말이죠.
그런 여자들하고는 생각하는 방식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여자로서의 자신이나 욕구를 부정하지 않고 이 ㄱㄱ을 당하는 것 같은 지옥같은 상황안에서도 쾌락을 찾아냅니다.
그게 사랑은 아닐지라도 그 상황을 즐기게 된거지요. 그래도 지옥은 지옥일 수 밖에 없지만서도
그녀는 모처럼 찾아온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면서까지 집안을 지키려합니다.
남주 마사아키도 어떻게 보면 안됐기는 합니다. 소설을 보면 철저하게 아야코의 사고대로 소설이 움직입니다.
그래서 절대로 이 남자가 자신을 사랑할 리 없다. 보복으로 날 안는 것이다. 괴롭히기 위해 날 범한다라지만
보면 충분히 반한 남자입니다. 나름 구애도 하고 독점욕 집착에 연이어 사랑합니다란 말을 입에 담고 있습니다....
그게 여주에게 와닿지 않아서 그렇지.결국 남자도 갈수록-원래 사이코스럽기도 했지만- 사이코가 되어갑니다.
남자의 사연은 한단락 처리 이렇게 되어 있는 셈인데 뭐랄까 자라면서 사이코패스가 충분히 될만한 소질을 보이고 있었던거 같습니다.
점점 여주에 대한 집착도가 커지고 모든 일이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가는거지요.
하이튼 그렇게 몰아세우지만 이 남자...연애를 하면 밀당은 제대로 했을거 같긴 합니다.
아야코에게 하는 것도 보면 아야코적으로 볼때 충분히 미칠듯한 상황인데 이남자 거기에 완급을 둬.
그러니까 아야코를 오래도록 즐기기위함인지 아니면 진짜 사랑인지 알수는 없으나
아야코가 미치지 않도록 안꺽이도록 조련할거 같습니다.
그의 사랑은 아야코가 자신에 반항하면서 발악하는 것을 쾌감으로 느끼고 있거든요.
안꺽이고 살아가는게 더 지옥일거 같지만서도요.
하이튼 그 당시 일본여자들의 삶이란 아야코에게 구혼하는 영국청년 에드와의 이야기에서 나옵니다.
여자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의무이자 행복이다 여자 개인의 행복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이죠.
하지만 영국에 유학까지 남자로서 다녀온 아야코가 이런 여자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미 남주 마사아키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남자로 살다가 한순간 여자가 되어 근대 일본 사회의 여성상대로 살아야만 한다면 그거 역시 지옥일거 같습니다.
이 책은 확실히 TL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TL이 아니라는 말이 정말 다행입니다.
이게 만약 통상 TL처럼 억지로 봉합하여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완전 실망하고 싫었을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