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잠에서꺠다 #정병호 #일제강제노동희생자 #동아시아공동체 #서평단요즘 전세계는 갈등과 분열이 만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벌써 몇 년째 전쟁을 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어떤가? 또 트럼프의 미국은? 일본과 중국의 갈등은 또 어떤가?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다. 대한민국도 곳곳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내부에서도 그렇고 북한과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언제쯤 이러한 분열과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을는지 기약이 없는 것 같다.그런데 새해 마지막 즈음에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책의 표지와 앞에 써 있는 글만 보면 단순히 일제 강제노동으로 희생되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주요 내용이지만 이 책은 보다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1997년 희생자 유골발굴 현장에서의 일화다. 한국, 일본, 그리고 재일 교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유골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친목과 갈등을 반복하면서 점차 공동체를 이뤄가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피해자의 입장, 피의자의 입장이 다르고 마음이 다르다. 그런 생각의 차이가 유골 발굴이라는 현장에서 어떻게 부딪치고 화해하는지가 상세히 나타난다. 우리가 바라는 공동체, 하나됨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많이 퇴색되었지만 동아시아공동체라는 구호가 크게 대두될 때가 있었다.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에 있는 나라들간의 정치, 경제 협력 공동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지금은 시들해진 감이 없지 않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그것을 꿈꿔 본다.115구의 유골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과 모습도 정말 감동적이었다. 그것을 위해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후손으로서 이러한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도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이 책을 통해 정말 중요한 것들을 다시 상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이 책을 읽고 정병호 교수님에 대해 찾아보았다. 정병호 교수님인 2024년에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의 글을 통해 그가 옳은 것을 위해 얼마나 열정적으로 사셨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 마음이 아팠다. 살아계셨다면 한 번쯤 뵐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2025년을 이 책으로 마무리하고 2026년을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