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소소한 일상을 다룬 것처럼 느껴진다. 전반부를 읽을 때는 그러한 독자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는 것 같다. 그런데 중반부가 지나가고 끝까지 읽고 책을 덮었을 때 밀려오는 감정과 생각들이 이 책의 제목으로 인해 더욱 극대화되는 것 같다.이 책은 참 매력적이다. 덤덤하게 일상을 그려낸다. 그런데 그 속에 특별함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하는 것 같다. 우리 가까이에 뉴스에서나 볼 법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그리고 거기에 반응하는 것은 특별한 소수만의 몫이 아니라고, 뭔가 선동적이거나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독자에게 깊숙이 다가온다.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클레어 키건만의 문체가 있는 것 같다. 참 매력적이다.스포가 될까 여기에 내용을 상세히 쓰기가 조심스러워진다. 이 책의 내용을 미리 알고 읽어도 좋지만 모르고 보면 더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한 즐거움과 충격 아닌 충격을 누군가에게서 뺏고 싶지 않다. 집중해서 읽으면 1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분량이다. 책은 참 가볍다. 그런데 이 소설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클레어 키건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나도 그의 소설 세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된 것 같다. 이 책에 대해 궁금해진 분이 있다면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