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일기장
알바 데 세스페데스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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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렇게 리얼하다고!
한 사람의 생각을 제대로 읽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그 사람의 일기를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종종 유명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통해 그 사람의 일기를 접한다. 한 사람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생각을 했고 결정을 했는지 직접적이고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교훈을 얻고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나도 일기를 꾸준히 써 온 편인데 과거 내가 쓴 일기를 보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많이 변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소설은 일기 형식으로 쓰여져 독자에게 타인의 일기를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 소설의 시대 배경은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얼마 지난 시점이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이니까 꽤 오래 전을 배경으로 쓰여졌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여성의 위치는 지금과는 분명 달랐을 것이다. 주로 여성들은 집에서 가정을 돌보는 위치였다. 이는 유교 문화가 강한 동아시아 국가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었다. 그 속에서 여성은 알게 모르게 억압 받았을 것이다. 자신이 그러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한 채 말이다. 이 책은 한 가정의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역할이 국한된 여성이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일기란 한 사람의 내면을 정말 깊이 있게 다룬다. 그러하기에 이 소설은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아주 자세하고 내밀하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이 어떻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달아 가는지 서서히 나타낸다.

참 흥미로운 책이다. 또 내 마음을 울리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나는 남성이다. 여성이 아니기에 100% 여성의 마음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내 어머니와 친척, 사촌 여동생, 그리고 아내의 마음까지 어렴풋이 살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에서 묘사된 것에서처럼 그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이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70년 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다루고 있지만 오늘날 한국과 아시아 권의 여성들의 정서와 이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이는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었다는 오늘날도 여성은 여전히 약자이며 희생 당하는 입장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 정직하게 물어보게 된다. 내가 남성으로서 받는 역차별이 심한가? 한국의 여성의 권리는 많이 신장되었는가? 솔직히 요즘 MZ 세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30, 40대인 내 세대는 완전히 바뀐 것 같지는 않다. 그러하기에 이 책을 읽는 내가 울컥했다. 이 책을 읽으면 주인공은 일기를 쓰는 행위가 뭔가 사치인 것처럼 여기고 죄스러워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에전의 어머님들은 그런 작은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려웠던 것이다. 이 책을 꼭 페미니스트적인 관점으로 보지만은 않았으면 한다. 주인공을 꼭 여성이 아니라 오늘날 상대적인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로 치환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명작은 시대를 초월해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러하다. 정말 잘 쓰여진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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