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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꺼풀 ㅣ 창비만화도서관 10
데브 JJ 리 지음, 이주혜 옮김 / 창비 / 2024년 8월
평점 :
어떤 세상에서 철저하게 타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다른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전세계가 일일 생활권이 되고 유학이나 이주 노동이 빈번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타국으로 간다. 우리 주변에서도 많은 외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국인들도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로 떠난다. 미국을 비롯하여 전세계 곳곳에 한인 디아스포라가 있다.
그런데 낯선 환경에 놓인 그들의 삶이 어떨지 쉽사리 상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그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 남성의 경우 군 문제가 걸려 있다 보니 더 부정적인 시선에 노출되기도 한다. 어쩌면 그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어중간한 상태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낯선 환경에 놓인 한 사람의 성장 이야기다. 그의 부모는 그가 어린 시절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미국은 유토피아로 여겨지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주민들에게는 진입장벽이 결코 낮은 곳이 아니다. 특히 아시아인에게 그곳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차별이 존재한다. 이 책의 제목이 바로 그것을 직접적으로 상징한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누구일까? 손흥민, BTS, 봉준호 감독 등이 떠오를 것이다. 손흥민은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는 등 커다란 업적을 이루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축구 선수이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인종차별은 종종 일어난다. 특히 아시아인을 차별할 때 자주 하는 제스처가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눈을 비하하기 위해 손가락을 눈에 대어 눈을 찢는 듯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차별이며 강한 범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잘 바뀌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 미국이라는 낯선 환경에 놓은 주인공은 분명 정체성에 큰 혼란을 느꼈을 것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어머니의 교육, 은근한 차별을 경험해야만 하는 미국의 학교, 그 속에서 주인공은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이 책은 그러한 이야기를 멋진 그림체와 함께 담담하게 그려낸다. 만화는 글자가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책을 펴면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내내 놀랍다는 이 책의 추천사는 결코 거짓이 아니다. 쉽게 읽히지만 쉽지 않은 이야기! 나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