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매년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전국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생긴다. 고3이 있는 집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민이 수능 시험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수능은 월드컵이나 대선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그런데 이러한 수능 시험에 문제가 많다는 말은 매년 들려온다. 나름 개선한다고 하겠지만 비슷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이러한 수능 시험의 문제는 공교육의 붕괴로도 이어지며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의미를 이해하려 하지 말고, 맥락과 행간도 넘어가고, 단어의 형태만 보고 적당히 짜맞춰라”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다. 별로 좋은 의미는 아닌데 기억에 남는 이유는 오늘날 수능 시험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글이기 때문이다. 수능은 반교육적인 시험이라고 이 책에서 언급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아닐까 한다.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 그런데 학생들은 이러한 고통을 피하고자 ‘사고의 외주화’ 즉 문제 푸는 방식만 익히는 쉬운 길을 선택하고 싶어 한다. 패턴을 파악해서 문제를 푸는 기술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막상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과 부딪쳤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교육이 언제까지 이런 수동적인 사람만 길러낼 것인가?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다. 시험은 수험자를 판단하는 도구이기 이전에 수험자를 돕는 도구라는 말도 깊이 와닿는다. 지금의 수능은 시험의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있다. 언제까지 익숙함에 속아 이러한 시험 제도를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 책은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꼭 읽어야 한다. 그리고 예비 부모, 예비 부부도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수험생들도 알아야 할 것 같다. 그냥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한국의 교육이 바뀌려면 전국민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끝으로 한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 나는 한국어 강사다. 한국어 수업을 하고 시험 감독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잘 가르치고자 연구하고 노력한다. 그런데 무슨 시험이든 특정한 유형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토픽 문항의 유형을 분석하여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조금 찔리는 부분도 있었다. 본질적으로 학생의 한국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대해 더 집중해야 하지 않나 싶다.“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