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당정치 정치연구총서 9
이정진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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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치고 한국의 정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거대 양당이 서로 싸우는 모습이 반복되어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정치 얘기는 가족과 친한 친구 사이에도 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영역이 정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막상 정당이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이 되는지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은 정당에 가입한 당원들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모든 정당의 당원들의 숫자를 합치면 어림잡아 10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전 국민의 20%가 당원인 것이다. 정당의 역사가 오래된 다른 국가들의 경우를 살펴보면 각 당의 당원의 수가 많아도 70만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한국은 정당에 가입이 쉽고 회비도 1000원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가입했지만 이후에 활동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정당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무척 힘들다고 한다. 이것은 1960년대 군부 독재 때 사람들의 정치 활동을 최대한 막고자 만든 정당법 때문이다. 아직도 군부 독재의 잔재가 남아 있는 법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정당을 만들고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이 자유로운 편이다. 그래서 지역과 사회적 위치에 관계 없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지구당 부활 논란이다. 지구당은 정당을 구성하는 단위로 지역에서의 정당 활동의 거점이었다. 지구당은 지역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당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는 등 긍정적인 면이 많았으나 지나친 운영비 발생과 정경유착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2004년에 폐지되었다. 그런데 이로 인해 지역민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통로가 사라지게 되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지구당과 같은 기구가 운영되고 있어 지역민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리 길지 않은 분량으로 쉽게 정당 정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사례를 도표 등으로 쉽게 제시하여 가독성을 높였다.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지구당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보다 나은 정치 참여의 길을 고민하게 만든다. 한국의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가? 불평에서 그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고 작은 영역이라도 참여한다면 한국의 정치가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을까 한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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