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보다 더 잔인한 운명이 있을까?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여 자녀를 낳은 오이디푸스의 이야기!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심리학 용어도 알 것이다. 그러나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자신의 눈을 찌르고 방랑하게 되었다는 것까지만 알고 그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실 나도 그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이 책은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가 25년 동안 신화를 연구한 끝에 완성한 책으로 어린이 문학상 피에르 파올로 베르제리오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오이디푸스와 그 이후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이번 책은 그리스로마신화 시리즈 12번째 책으로 인간의 독립이라는 키워드에 중점을 두고 펴내었다. 익숙한 이야기와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제시된다. 또 이야기 중간중간에 원로들의 노래가 시처럼 구성되어 제시되어 마치 원문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야기는 인류의 대표적인 고전답게 정말 술술 읽힌다. 오이디푸스에게 왜 이리도 가혹한 운명이 주어지는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그리고 그의 자손들도 하나같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인간의 운명이 그런 것일까? 흥할 때가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것 같다.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을 잘 반영한 것 같은데 사실 오늘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을 비롯하여 전 세계 곳곳에 벌어지는 각종 분쟁과 갈등을 보면 2000년도 전에 쓰여진 이 고전 속 세계가 오늘날도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이야기 속 인물들은 주어진 운명에 순응적이지는 않다. 처벌받을 줄 알면서도 죽은 오빠를 위해 울고 장사지내 준 안티고네의 이야기는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사랑을 위해 목숨마저 끊는 어떤 이의 이야기에서 정해진 운명이라지만 맞서는 인간의 모습도 보여진다. 오이디푸스와 그의 자녀들의 이야기를 성장과 독립의 관점으로 보면 그러한 점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이 위대한 고전은 계속되어 반복되어 인류의 문명을 꽃피워 왔고 그것은 오늘날도 동일한 것 같다. 앞으로도 이 책은 끊임없이 읽힐 것이고 읽혀야만 할 것 같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