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지음 / 교유서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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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는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을 일컫는다.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인간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참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요즘에는 혼밥, 혼술도 많고 인스턴트 식품도 많아서 그 의미가 조금 퇴색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함께 밥을 먹는 것이 금지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에서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

이 책은 한국의 위대한 작가 황석영님의 에세이로 식사, 밥에 대한 글을 모은 것이다. 황석영님은 한국의 현대사를 압축했다고 할 정도로 파란만장한 삶을 사신 분이다. 우선 그의 고향은 만주이며 그의 어머니는 이북이 고향이다. 그리고 해병대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였으며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글을 써서 도망쳐다니기도 했다. 80년대 말에는 문익환 목사님 등과 함께 북한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해외에 망명 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정치범으로 감옥에 수감되기도 하였다.

이 책은 그의 다양한 인생 속에서 먹었던 음식과 방문했던 식당과 장소,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총 5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군대, 구치소, 감옥, 북한,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먹었던 음식과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작가님의 글은 정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생동감이 느껴진다. 글을 읽으면 음식과 그 재료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그리고 음식과 함께 나타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먹었던 음식, 먼저 세상을 떠나간 친구들과 먹었던 음식, 어머니가 해 주시던 음식 등 고향, 그리움에 대한 정서가 글 속에 강하게 묻어 있다. 그래서 글을 읽는 독자도 과거를 회상하게 만들고 그리운 사람을 떠오르게 만든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예전 기억이 떠올라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또 감옥, 구치소, 북한 등 색다른 경험도 소개된다. 특히 예전 김일성과의 에피소드는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라 특히 인상적이었다. 또 감옥에서의 일도 새롭게 다가왔다. 독일과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묘사도 정말 맛깔나게 묘사되어 인상적이었다.

정말 흥미로운 책이다. 요즘에 음식이나 여행에 대한 방송도 많고 책들도 많다. 하지만 그 어떤 콘텐츠 못지않게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 작가님에게는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책 속에 우리의 정서가 있다. 사람이 있다.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그만한 가치가 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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