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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수업 이야기 - 20년 차 한국어 교원이 바라본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이창용 지음 / 프시케의숲 / 2021년 10월
평점 :
나는 한국어 강사다. 한국어 쪽에서 일한지 10년이 넘었다. 지금 대학에서 가르친 지는 7년이 되었다. 처음부터 한국어 강사를 꿈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살게 되었다. 이렇게 일하면서 좋은 일도 힘든 일도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대체로 만족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유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 있는 일이다.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 나라를 안다는 말이 있다. 여러 유학생들을 통해 다양한 세계를 알아가면서 얻는 기쁨이 있다. 물론 그 사람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한 학기가 끝나면 늘 감사가 남았던 것 같다.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자부심도 있다. 요즘은 한류가 대세이고 그만큼 한국의 위상도 상승했다. 그러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게 무척 뿌듯하다. 한국어는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어렵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다. 한국어를 가르치려면 그만큼 교사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그 시간이 참 즐겁다.
그러나 마음 한편이 답답하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가슴이 더 답답해진다. 이 책은 그동안 외면해 왔던 한국어 교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마주하게 만든다. 특히 마지막 4부 ‘한국어 교원을 위하여’가 심하게 가슴을 때린다. 내가 좋아서 선택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그래도 여기서 푸념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지금도 계속해서 공부하며 외국에 나가서 가르치는 길을 모색하기도 한다. 불만은 없다. 아직은 감사하는 마음이 훨씬 크다.
좋은 선배를 만난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내가 이 길을 올 때 롤모델이 되어 준 선배 형님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형님이 생각났다. 이 책의 저자를 만나 본 적은 없지만 또 한 명의 좋은 선배를 만난 것 같다. 그가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겪었던 많은 이야기들에 깊이 공감이 간다. 그리고 가르치는 데 유용한 방법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함께 웃고 울었던 것 같다. 한국어 강사라면 꼭 한번 읽어 봤으면 안다.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한국어 강사가 아니라도 꼭 한번 읽어 보았으면 한다. 한국어 강사가 어떻게 살아가는 지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알게 된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