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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ㅣ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메타버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결코 낯선 이름이 아니다. 사람이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우리는 온라인상에서 비대면으로 만난다. 그리고 메타버스는 그것을 더 실제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었다. 요즘 그 열풍이 조금 식었다고 해도 여전히 메타버스는 많이 활용되고 있다. 교육을 비롯하여 여러 산업 분야에서 메타버스는 활용된다.
이 소설은 메타버스가 주요한 소재로 사용된다. 메타버스를 매개로 하여 예전에 죽은 형의 흔적을 고등학생인 동생이 찾아간다는 것이 이 소설의 주요 스토리다. 사실 메타버스를 잘 알지 못했는데 이 소설을 통해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죽은 사람의 디지털 자료를 모아 가상으로 그를 복원한다는 이야기도 언급되는데 이것도 흥미로웠다. 이처럼 이 소설은 시대를 반영한다.
얼마 전, 소중한 지인을 천국으로 보냈다. 이른 나이의 죽음 이었기에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그런데 여전히 그의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은 존재한다. 지금은 새롭게 업로드되지 않는 그의 이야기들을 보며 눈물을 훔쳤다. 이러한 디지털 공간이 떠나간 사람을 계속해서 기억하게 만든다. 이것이 좋은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직은 좋다는 생각이 훨씬 많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다. 이 시대를 반영하는 소재, 그리고 개연성 있는 줄거리, 마지막 반전까지, 참 멋진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