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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의 시대 - 개인과 사회를 움직이는 소속감의 심리학
마이클 본드 지음, 강동혁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1월
평점 :
요즘 팬덤이 대단하다. 팬덤은 나이와 국적을 초월한다. BTS를 보기 위해 전세계의 아미가 한국으로 몰려온다. 임영웅으로 대표되는 미스터 트롯의 열풍은 어르신과 어머님들도 팬덤의 세계로 인도하였다. 그리고 팬들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을 가지고 있다. 임영웅이 K-리그 경기에서 시축을 하자 그의 팬들이 몰려들어 만원 사례를 이룬 것과 임영웅의 말 한마디에 깔끔하게 정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광고주들도 그러한 팬덤을 형성한 인기 연예인들을 잡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한편으로 이 시대는 팬덤을 유도하는 사회이기도 하다. 네이버에서는 스포츠 팀별 오픈 채팅방을 운영하여 사람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팀의 채팅방에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네이버 웹툰에서는 웹툰 작가의 일상과 정보를 공유하는 항목이 따로 구성되어 있으며 웹툰의 댓글 기능 도 일종이 팬들이 작가와 소통하는 공간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팬덤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잘 살펴보고 있다. 우리가 그렇겠거니 예상하고 추측하는 것들에 대한 실제 연구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설득력 있게 논제를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하고 재미있는 예시로 설명하여 가독성도 좋다. 여기서 예시로 제시된 K-POP 팬덤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는데 한류의 위상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또 셜혹 홈즈, 해리포터와 같은 가상의 인물을 중심으로 팬덤이 생겨나기도 하며 제인 오스틴과 같이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을 따르는 팬덤의 모습도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도 NBA의 ‘데미안 릴라드’라는 농구선수를 좋아한다. 그 선수가 잘하면 기쁘고 그 선수로 인해 ‘포틀랜드 블레이저스’라는 NBA 팀도 응원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선수가 최근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서 마음이 조금 힘들어졌다.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날도 좋아하는데 아스날과 대척점에 있는 팀이 토트넘이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응원하지만 그 팀이 아스날보다 잘하는 것은 그다지 탐탁지 않다. 이것이 팬의 마음인 것일까?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게일 스티버의 팩심척도를 살펴보았는데 나는 레벨 5에서 레벨 6 사이 정도 되는 것 같다.
팬덤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존재한다. 팬덤 내에서 서로 유대감을 가지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자신의 팬덤에 속하지 못한 외부 대상에 대해서는 편견을 가지게 되고 때로는 공격성마저 띠게 된다. 또 차별하는 마음도 생긴다. 이러한 외부 집단에 대한 차별은 매우 쉽게 촉발된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지나치게 편향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나치게 팬덤의 대상을 숭배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팬덤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이 어떤 한 집단에 속한다는 소속감은 중요하다. 요즘 점점 더 개인주의가 팽배한다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어딘가에 소속도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인가 보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알고 싶어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람에 활력을 준다. 누군가에게 빠져들 기회가 생긴다면 올인하겠다는 저자의 말처럼 누군가의 팬으로 건강하게 빠져드시기를 권한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