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한 삶

적정한 삶
김경일 지음 / 진성북스 / 2021년 3월

어제까지가 기한인 공모전이 있었다. 그 공모전에서는 오직 한 가지 책만을 읽으라고 했다. 그 책이 바로 이 ‘적정한 삶’이다. 그런데 좀 바빴다. 책은 다 읽기는 했지만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논문을 쓰고, 과제를 하고, 그러다 보니 글을 쓸 힘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공모전에 응모하지 못했다. 그런데 공모전에 글을 쓰지 않기로 마음 먹자 해방감이 밀려왔다. 스스로를 옭아맸던 감정에서 벗어났다. 이 책이 언급한 부분이기도 하다. 불안, 불평에서 벗어나라. 지금 행복한지 돌아보라. 조금 못해도 된다는 말, 말이다.

이 책은 2021년에 쓰여졌다. 코로나19가 한창 뜨겁던 때이다. 처음 이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가 기억난다. 모든 것이 마비되었다. 수업도 하지 못했고 집에 갇혀지냈다. 마스크도 잘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래서 여기에서 언급된 것들이 공감된다. 비대면 시대, 팬데믹 이후의 공동체, 불안의 시대 등,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얽었더라면 더 와닿았을 것이다. 코로나19를 조금 벗어나고 또 바쁘게 살다 보니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들을 어느새 잊고 사는 것 같다.

이 책 곳곳에 좋은 생각들이 있다.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반성하게 하고 또 결심하게 한다. 모든 것을 동의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설득되는 것들이 많다. 감정의 선긋기, 일기 쓰기, 감사하기, 이미 아는 것들이지만 잘 실천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점검하게 된다. 처음 목적이었던 공모전은 결국 응모하지 못했지만 바쁜 와중에 조금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